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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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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산>, <춘희> 등 많은 근대 문학소설 속 주인공의 병으로 결핵이 등장했다. 결핵보다는 ‘폐병’으로 잘 알려진 이 질병은 체중 감소와 창백한 피부, 그리고 열이 날 때 생기는 홍조가 특징으로 다른 질병과 달리 보기 싫은 신체적 변화를 보이지 않았고 당시에 매우 흔한 질병이었기 때문에 문학 작품에 많이 나왔다.

그렇다면 과연 결핵은 최근에는 보기 드문 과거의 질병이 되었을까? 최근에도 가끔 결핵 집단 발생이 언론에 보도되어 사회적 관심을 받을 정도로 결핵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질병이다.

글. 이소영(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감염관리실장)

긴 역사를 가진 질병, 결핵
결핵은 기원전 7,000년 경 석기시대 화석에서 흔적이 발견되었을 정도로 긴 역사를 가진 질병이다.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결핵균은 1882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버트 고흐에 의해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결핵균은 주로 폐에서 폐결핵을 발생시키지만, 림프절, 척추, 장, 신장 등 우리 몸 어디에서나 병을 일으킬 수 있다. 폐 이외의 장기에서 병이 발생하는 경우 폐외결핵이라고 하는데 폐결핵과 달리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폐결핵의 경우에도 결핵균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그래서 결핵 환자가 사용하는 수건, 식기 등 생필품이나 음식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치료제는 결핵균이 발견된 후 60년이 경과한 1940년대가 되어서야 개발되어 환자에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결핵약을 올바르게 복용하면 결핵은 완치될 수 있다. 결핵약을 복용하고 약 2주 정도 지나면 대개 전염력이 사라지며 증상도 좋아지게 된다. 그러나 결핵균은 증식이 매우 느려서 일부 결핵균이 죽지 않고 다시 증식하여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기간은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린다. 환자의 상태나 발생 부위에 따라 18개월 이상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결핵에서 자유로운가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 비해 결핵 환자 수가 감소하고는 있지만 OECD 국가 중 결핵 환자의 발병률, 유병률, 사망률이 가장 높다. 세계보건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OECD 국가에서 결핵 발병률은 우리나라가 인구 10만 명당 80명, 사망률은 5.2명으로 가장 많은데 발병률 2위인 포르투갈이 2.5명, 사망률 2위인 칠레가 2.7명인 것과 비교해볼 때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실제로 결핵은 우리나라에서 최근에도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신생아실에 근무하는 의료인이 결핵에 감염되어 많은 신생아들이 검사와 치료를 받게 되어 고통을 받아야 했고, 중, 고등학교에서 결핵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하여 휴교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집단 발생이 일어날 경우 사회적, 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이 일어나기 때문에 결핵을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핵, 어떻게 예방해야 하나
결핵은 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결핵균이 섞인 미세한 침방울에 의해 전파되기 때문에 환자가 치료를 받기 전에 접촉한 사람들, 특히 가족이나 동거인과 같은 밀접 접촉자가 감염될 확률이 30% 정도로 매우 높다. 그러나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이 모두 결핵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감염된 사람 중 10% 정도에서만 결핵이 발병하게 된다.
그리고 결핵이 발병하는 경우 50% 정도는 결핵균에 감염된 후 1~2년 내에 발병하기 때문에 결핵 환자를 진단한 경우 환자의 가족이나 동거인이 결핵에 감염되었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결핵 전파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현재 결핵 환자의 접촉자는 보건소,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결핵균에 감염되었으나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잠복결핵으로 진단될 경우에는 치료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뚜렷한 원인 없이 2주 이상 기침,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지속적인 발열, 체중 감소가 있다면 우선 결핵을 의심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진단 후에는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여 치료를 받아야 하며 접촉자들에게도 검사를 받도록 권유해주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이와 같은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결핵을 퇴치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