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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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마을 병원의 기적
경기요양병원 환자 이야기
머나먼 나라에 글자 마을이 있었어요. 글자를 다듬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지요.
그곳에는 한글 공방도, 알파벳 공방도, 숫자 공방도 있었어요. 그중 한글 공방에서 일하는 청년은 매우 부지런해서 매일매일 쉬지 않고 자음과 모음을 예쁘게 다듬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청년이 쓰러지고 말았어요.

글. 편집실

“과로로 인한 뇌출혈이네요. 이 청년은 앞으로 일주일밖에 살 수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청년의 어머니는 절망하기는커녕 실력 있는 병원을 수소문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청년의 이야기를 들은 마을 사람들은 여럿이 모이기만 하면 수군댔어요.
“더 이상 희망은 없어.”, “살아 있는 게 기적이야.”, “깨어나도 식물인간이 되고 말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청년의 어머니는 신경 쓰지 않았어요. 오로지 ‘아들을 살리고 말겠다’는 생각뿐이었지요.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갔어요. 일주일밖에 살 수 없다던, 다른 병원에 가도 나을 희망이 없다던 의사의 말은 보기 좋게 빗나갔어요. 병원을 옮겨 계속 치료하고, 청년의 어머니가 정성스레 간호한 덕분이었어요. 하지만 얼마 못 가 더 큰 위기가 찾아왔어요. 청년의 아버지마저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거든요. 하지만 청년의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고 두 사람을 보살폈어요. 더 나은 시설, 더 뛰어난 의료진이 있다고 하면 병원을 옮기고, 옮기고, 또 옮겼어요. 그렇게 보낸 시간은 자그마치 6년, 청년이 갈 만한 병원은 더 이상 없었어요.
“숲속 마을에 병원이 하나 있대. 공기가 좋다더군. 멀긴 하지만 한번 가보는 게 어때?” 그 이야기를 들은 청년의 어머니는 숲속 마을을 찾아갔어요. 꽃나무가 늘어선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니 잘 정비된 요양병원이 나왔어요. 자연환경이 좋고 병실도 깨끗해서 청년의 어머니는 청년을 데리고 숲속 마을 요양병원에 터를 잡았어요.
그날부터 청년은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의 세심하고 정성스러운 보살핌을 받았어요. 하루 4시간씩 재활치료를 하고 운동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청년은 어머니를 보며 힘을 냈어요.
그러자 청년의 건강이 기적처럼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근력도 호흡기도 좋아져서, 그날 배운 운동을 어머니와 함께 복습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지 9년이 지났지만, 청년은 어머니와 매일매일 운동을 하며 오늘도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숲속 마을 요양병원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리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오솔길을 하얗게 수놓은 목련과 벚꽃을 바라보면서 말이에요.
편집자 주. ‘고마운 당신’에 실린 이야기는 공단 병원을 이용한 고객의 사례를 재구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