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욜로족 VS 코스파족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 우리 사회를 보는 다양한 시선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족’과 ‘코스파(COSPA: COST-PERFORMANCE)족’을 아시나요?
요즘 사회와 미디어, 심지어 소비 형태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말입니다. 과연 이런 현상은 왜 생겨났을까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정답을 찾기 위한 질문이라기보다는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고민이겠지요.
요즘 사회와 미디어, 심지어 소비 형태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말입니다. 과연 이런 현상은 왜 생겨났을까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정답을 찾기 위한 질문이라기보다는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고민이겠지요.
훌륭한 사람이 안 되어도 돼
최근 tv 의 한 오락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A가 했던 말이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그 프로그램은 사회자 B가 화려한 연예계를 훌쩍 떠나 시골로 내려가 사는 연예인A의 삶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다. 연예인 A는 요즘 말로 일명 욜로족(‘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첫 자를 딴 YOLO)의 삶을 선택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회자 B는 연예인A가 살아가는 동네 산책을 하며 우연히 시골 동네의 어린아이 한 명을 만난다. 프로그램의 사회자는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이 다음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라고 묻는다. 그리곤 의례적으로 “꼭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덕담을 건넨다. 화제가 된 문제의 발언은 사회자의 말을 들은 연예인 A의 이런 반응이었다. “애한테 무슨 말이야? 훌륭한 사람 안 돼도 돼. 아무거나 돼.” 사회자 B는 예상치 못했던 연예인 A의 발언에 무안해져서 얼굴이 붉어졌다. 꼭 방송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아무거나 되라고 말할 수 있는 방송용 멘트는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 연예인의 발언이 공중파를 타고 순식간에 세상에 퍼지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는 것에 있다. 사람들은 sns(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통쾌하다!
사회자의 위선을 꼬집었어.” “저게 진짜 현실인식이지!”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뭐가 되라고 강요야?” “뭐가 된다면 진짜 다행이다. 슬픈 미래를 미리 강요하지 마.”
연예인 A의 발언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한 욜로족의 명언이 된 셈이다. 이 명언(?)을 종합해보면 이제 아이들에게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말은 더 이상 교감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 연예인의 발언이 공중파를 타고 순식간에 세상에 퍼지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는 것에 있다. 사람들은 sns(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통쾌하다!
사회자의 위선을 꼬집었어.” “저게 진짜 현실인식이지!”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뭐가 되라고 강요야?” “뭐가 된다면 진짜 다행이다. 슬픈 미래를 미리 강요하지 마.”
연예인 A의 발언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한 욜로족의 명언이 된 셈이다. 이 명언(?)을 종합해보면 이제 아이들에게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말은 더 이상 교감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한 번뿐인 인생을 산다
위선과 통념에 가득 찬 어른은 비교와 경쟁의 생태계에서 고통받을 것을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하고, 욜로족 어른은 아프고 씁쓸하지만 세상의 진실을 전달하고 그곳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뚫고 지나갈 수밖에 없다고, 그러니 아이들에게 아무거나 되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더 이상 어른들이 그동안 가르치고 떠들어댄 문구나 그럴싸한 말가지고는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체감현실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 악습과 적폐에 싫증이 난 수많은 욜로족은 이제 훌륭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믿는다. 훌륭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그들은 전세금을 털어서 스쿨버스를 한대 구입한 후 개조해 가족과 함께 유럽을 횡단하고, 제로베이스로 돌아와 (월세라서 좋아!) 삶을 그 순간에서부터 재생하고 싶어 한다. 어떤 이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동네 서점을 열고, 뜻있는 이들끼리 ‘수영장이 있는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협동조합을 꾸리기도 한다. 내일 아침 갓 구워질 맛있는 프랑스산 크루아상을 먹기 위해 오늘 사표를 내고 비행기 표를 예매한 이도 있고, 퇴직 후 어릴 적부터 배우고 싶던 아이스하키를 배우기 위해 아이슬란드로 떠나기도 한다.
은퇴 후 발레를 배우는 노인의 꿈을 가진 웹툰도 반응이 뜨겁다. 그런 점에서 소설가 김애란이 자신의 소설 주인공의 입을 통해 “나는 자라서 결국 내가 되겠지”라고 말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최근 독자들의 반응을 불러 일으킨 에세이 제목 중 ‘뭐라도 되겠지(김중혁)’ ‘뭐가 되지 않더라도’(김동영) 등에서 드러나는 메시지는 더욱 집요하다. 무엇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삶의 소중한 순간 너무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살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제목들일 것이다. 독자들은 이 생각에 공감하고 반응한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하더라도 하루를 잘 보내면 된다고, 희망이 그리 친절하지 않은 세계에 대해서 더이상 타인의 시선에 일생을 빼앗기고 싶지는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포르투갈의 축구 감독인 조제 무리뉴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남들이 나를 미워하는 이유나 남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면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고.”
은퇴 후 발레를 배우는 노인의 꿈을 가진 웹툰도 반응이 뜨겁다. 그런 점에서 소설가 김애란이 자신의 소설 주인공의 입을 통해 “나는 자라서 결국 내가 되겠지”라고 말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최근 독자들의 반응을 불러 일으킨 에세이 제목 중 ‘뭐라도 되겠지(김중혁)’ ‘뭐가 되지 않더라도’(김동영) 등에서 드러나는 메시지는 더욱 집요하다. 무엇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삶의 소중한 순간 너무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살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제목들일 것이다. 독자들은 이 생각에 공감하고 반응한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하더라도 하루를 잘 보내면 된다고, 희망이 그리 친절하지 않은 세계에 대해서 더이상 타인의 시선에 일생을 빼앗기고 싶지는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포르투갈의 축구 감독인 조제 무리뉴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남들이 나를 미워하는 이유나 남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면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고.”
가성비 갑(甲) 인생에도 가성비가 있나?
반대편의 영역에서 어떤 아이들은 보다 현실 안에서 생존형 인간들이 되어가고 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cost-perfomance’족이 되어가는 것이다. 현실을 인식하는 태도에서 삶은 갈라설 수밖에 없다. 생존은 가성비족들에게 뜨거운 진실이다. 삶이 싸구려가 되는 것은 싫지만, 삶이 싸다면 바로 ‘직구’할 의사가 있다. 가성비족은 겨울 슬리퍼 하나를 사기 위해서도 온갖 인터넷 매물을 비교하며 최저가를 찾아다닌다, 최저가로 주문한 물건을 기다리는 설렘이 일상의 중요한 포인트다. 택배기사와는 늘 불통이지만 택배는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1년의 계획은 성공을 위해 적금과 보험금과 쿠폰과 포인트를 쌓는 데 주력한다. 행복도 성공의 법칙 위에서만 성립된다고 믿으며, 가성비의 대마왕 격인 비트코인의 형세를 파악하기 위해 붉은 개미가 되어 가상의 공간을 기어 다닌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지 못하면 가능한한 가성비가 좋은 선택으로 버티는 것이 최선의 삶이다. 삶의 매 순간들은 얼마나 할인받을 수 있느냐로 적용된다. 남이 쓰다 남은 삶이라도 가성비만 좋다면 가져다 사용하고 싶다. 일상이건 게임속에서건 생존을 위해서는 더 많은 포인트가 필요하다. 기간이 만료되어 그동안 모은 포인트가 날아가기라도 한다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누군가의 위로로는 마음이 녹지 않을 것이다. 매일 포인트를 채우기 위해 눈을 뜨고 감는다. 수많은 앱의 정보력으로 가성비가 좋은 삶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니 ‘회원가입’을 하고 있다
1년의 계획은 성공을 위해 적금과 보험금과 쿠폰과 포인트를 쌓는 데 주력한다. 행복도 성공의 법칙 위에서만 성립된다고 믿으며, 가성비의 대마왕 격인 비트코인의 형세를 파악하기 위해 붉은 개미가 되어 가상의 공간을 기어 다닌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지 못하면 가능한한 가성비가 좋은 선택으로 버티는 것이 최선의 삶이다. 삶의 매 순간들은 얼마나 할인받을 수 있느냐로 적용된다. 남이 쓰다 남은 삶이라도 가성비만 좋다면 가져다 사용하고 싶다. 일상이건 게임속에서건 생존을 위해서는 더 많은 포인트가 필요하다. 기간이 만료되어 그동안 모은 포인트가 날아가기라도 한다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누군가의 위로로는 마음이 녹지 않을 것이다. 매일 포인트를 채우기 위해 눈을 뜨고 감는다. 수많은 앱의 정보력으로 가성비가 좋은 삶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니 ‘회원가입’을 하고 있다
세상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실존이건 생존이건, 자신이 살아 있는 것을 느끼고 싶다는 선택의 지점에서 욜로족과 가성비족은 각자의 삶의 방식을 존중한다. 그들의 삶은 어디서부터 달라진 것이며 그들의 삶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떤 선택을 하든지 미래는 그들이 내뱉은 순간순간의 호흡이다.
<오래된 미래>라는 책이 있다. 라다크라는 지역을 방문하고 쓴 생태학 여행기다. 저자는 라다크라는 지역을 방문하며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의 평정심과 얼굴에 피어난 행복한 미소에 감동한다. 저자는 그들의 삶은 대지와 자연에 가까이 가려는 삶의 연속성에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산업화가 되어가면서 폐허가 되어가는 라다크를 보면서 공동체는 지속 가능한 것인가?를 묻는다. 내가 그 책을 보면서 교감했던 것은 우리의 미래는 더욱 개별적인 분할로 진행되리라는 불안한 예감이었다. 이제 공동체의 영역은 미래의 부분에서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세계는 모든 것이 이어져 있지만, 세계는 그만큼 단절되어 있다. 더이상 삶이 시시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선택한 순간들이 공동체의 온도를 모두 포기해선 안 될 것이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 아니라 우리의 나머지다
<오래된 미래>라는 책이 있다. 라다크라는 지역을 방문하고 쓴 생태학 여행기다. 저자는 라다크라는 지역을 방문하며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의 평정심과 얼굴에 피어난 행복한 미소에 감동한다. 저자는 그들의 삶은 대지와 자연에 가까이 가려는 삶의 연속성에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산업화가 되어가면서 폐허가 되어가는 라다크를 보면서 공동체는 지속 가능한 것인가?를 묻는다. 내가 그 책을 보면서 교감했던 것은 우리의 미래는 더욱 개별적인 분할로 진행되리라는 불안한 예감이었다. 이제 공동체의 영역은 미래의 부분에서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세계는 모든 것이 이어져 있지만, 세계는 그만큼 단절되어 있다. 더이상 삶이 시시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선택한 순간들이 공동체의 온도를 모두 포기해선 안 될 것이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 아니라 우리의 나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