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 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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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능성을 배우는 공간
그린직업전문학교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그린직업전문학교는 뜻밖의 사고로 직장을 잃은 산재근로자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성향에 맞는 직업 훈련을 제공해 새 일터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산재근로자들은 이곳에서 열심히 배우고 익히며 또 다른 삶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이희주 대리가 그린직업전문학교를 방문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글. 박정은 / 사진. 윤상영

제2의 인생을 지원하다
그린직업전문학교에서는 해마다 10여 명의 산재근로자가 직장 복귀의 꿈을 이룬다. 산재근로자들에게 직업 훈련과 재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근로복지공단 위탁교육훈련을 통해서다. 학교가 문을 연 2001년부터 훈련을 시작해 올해로 벌써 18년째다. 훈련 과목은 중장비 운전, 의류·봉제, 조경으로 나뉜다. 근로복지공단에 재활직업훈련을 신청한 산재근로자들은 공단과의 자세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알맞은 교과에 배정받고 있다.
“주로 여성들이 의류 훈련을 듣고, 남성들은 적성에 따라 조경이나 중장비 운전 훈련을 수강합니다. 아무래도 취업의 문이 넓은 중장비 운전 훈련의 선호도가 높은데, 현재 2명의 산재근로자를 포함한 18명의 수강생이 지게차와 굴삭기 운전을 배우고 있어요.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고, NCS 기반 실무교육을 듣는 훈련입니다.” 그린직업전문학교 최종락 교장의 설명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7시간씩 진행되는 중장비 운전 훈련. 지칠 만도 한 시간인데 수강생들은 한결같이 착실하다. 중장비 운전의 이론과 실기를 지도하는 그린직업전문학교 건설기계과 오의근 교수는 수강생 칭찬에 여념이 없다.
“산재근로자들의 경우에는 추운 날씨에 몸이 더 아플 텐데, 다른 학생들보다 열심히 해주니 고맙죠. 다들 각오가 남다릅니다. 수업 중에 질문도 활발히 하고, 공부도 정말 열심히 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큰 보람을 느끼죠.”
배움으로 되찾는 삶의 의미
산업재해로 척추를 다쳐 일을 그만둬야 했던 장수룡 수강생은 그린직업전문학교에서 조금씩 미래에 대한 기대를 키워가고 있다. 사고 이후 한동안 깊은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또 다른 앞날을 준비하며 웃음을 되찾았다고 말한다. “젊은 나이에 다치고 나서 세상에 혼자 남은 기분이 들었어요. 몸의 기둥인 허리를 다쳤으니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살아야 하나 혼란스러웠습니다.
다 포기하고 싶어지는 날도 많았죠. 그때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이희주 대리가 잘 안내해준 덕분에 그린직업전문학교에 오게 됐습니다. 재취업을 도와준다고 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아들 같은 어린 수강생들부터 또래 친구들, 연배가 지긋한 분들까지 모두 친해져서 즐겁게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한쪽 손을 다치고 얼마간 아무런 활동도 하지 못했다는 장상진 수강생도 훈련을 통해 정신적 활기를 얻었다고 말한다.
“사고 이후 아무것도 못 했어요. 한참을 실의에 빠져 지내다가 다른 직장에 취업했는데 끝내 다친 손이 잘 따라주지 않아서 그만둬야 했죠. 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날 속에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어요. 그러다가 근로복지공단의 추천으로 이곳에 들어와 몸을 움직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니 정신적으로 많이 건강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린직업전문학교에 두 수강생을 위탁한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이희주 대리는 “가끔 수강생들이 ‘덕분에 잘 배웠다. 고맙다’고 말해줄 때마다 정말 뿌듯합니다. 절망을 이겨내고 새 삶을 꾸려나가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린직업전문학교 031-797-5004

희망 수업은 계속된다
52일간의 중장비 운전 훈련 과정도 어느덧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수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두 수강생은 이미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실기시험에만 합격하면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한다. 오의근 교수는 수강생들에게 지지의 말을 전했다. “실기시험에 떨어지는 수강생이 있다면 합격할 때까지 도울 계획입니다. 훈련기간이 끝난뒤에도 지도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교육장으로 찾아와주세요. 어려운 부분을 잘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그린직업전문학교 최연진 직업상담사는 수료 후에도 이어지는 수강생들과 교수 간의 우정을 칭찬했다. 취업하고서도 꾸준히 모임을 갖고, 일자리가 생길 때마다 서로 공유하며 돕는다는 것. ‘사람’은 그린직업전문학교의 또 다른 선물인 셈이다. 2018년, 올해도 그린직업전문학교는 산재근로자들을 위한 훈련을 계속한다. 이번 해의 교훈은 ‘학불염 교불권(學不厭 敎不倦)’. ‘배우기를 싫어하지 아니하며,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공자 말씀이다. 올해도 그린직업전문학교는 시련을 딛고 새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의 목소리로 꽉 찰 예정이다.
Mini Interview
  • 더 많은 산재근로자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그린직업전문학교 건설기계과 오의근 교수
    수업을 진행하면서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배우는 산재근로자들을 보면 참 뿌듯해요. 앞으로도 근로복지공단에서 이렇게 좋은 학생들을 많이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이희주 대리
    보다 많은 산재근로자에게 직업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해에도 그린직업전문학교에서 잘 지도해주시리라 믿어요.
  • 배움으로 보답해야죠
    그린직업전문학교 장수룡 수강생
    학교와 근로복지공단에 보답하는 가장 빠른 길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꼭 국가기술자격증 실기시험에 합격해서 빠르게 사회로 돌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