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재정국의 주요 업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재·고용보험을 가입·부과·징수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근로복지공단을 업무상 재해 시 보상을 담당하는 기관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생소한 업무들이다. “우리 실국이 일반 노동자들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보험재정국 없는 근로복지공단은 앙꼬없는 찐빵만큼이나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가입·부과·징수하는 업무가 없다면 ‘노동자 보호’라는 말이 아예 성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험재정국을 총괄하고 있는 최창식 국장의 설명이다. 사회보험 미가입 사업장을 발굴하여 가입시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며 보험료를 부과하고 징수하는 것 역시 원활한 보상과 급여를 위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런 점에서 보험재정국의 업무는 노동자들의 보험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고용·산재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업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보험재정국의 가입·부과·징수 업무는 적용계획부, 보험가입부, 보험재정부 등 3개의 팀에 의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적용계획부는 산재보험법, 고용보험법, 보험료징수법 등과 관련된 제도 개선 업무와 함께 노동자와 유사한 지위에 있는 특수고용형태종사자, 중소기업사업주 등 사회적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고용·산재보험의 가입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이다.
보험가입부에서는 여러 가지 사유로 보험가입이 안 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보험가입을 유도함으로써 노동자들의 보험사각지대를 줄여나가고 있다. 보험재정부는 전국 25만여 개 건설업 사업장에 한해 보험료의 부과 및 징수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이다. 또한 전국 3,000여 개의 보험 사무대행기관(공인노무사, 세무사 등 자격 요건을 갖추고 중소사업장을 대상으로 고용산재보험 업무를 대행해주는 기관) 지원·교육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보험가입부의 미션이 모든 사업장을 고용산재보험에 가입시켜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함으로써 노동자를 보호하는 일이라면, 보험재정부의 미션은 보험료를 제대로 거둬들여 재정 건전성을 확보함으로써 노동자 보호의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이 두 가지는 보험재정국의 대표적인 미션이기도 하다.

노동자들은 다치면 산재보험의 보상을 받고, 실직하면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는다.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노동자가 일하는 사업장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을 경우 노동자들은 이런 당연한 혜택을 누리는 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사업장이 보험에 가입했느냐 안 했느냐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최창식 국장은 보험재정국의 존재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사회보험 미가입 사업장에 대해 가입업무를 강화하는 것은 단순히 보험료를 많이 징수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더 궁극적이고 중요한 목적은 재해를 입거나, 실직당한 노동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보험재정국의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노동자가 빠짐없이 보상과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형태근로자들의 경우 개인자영업자로 분류되어 재해위험에 대한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었는데 특별한 예외 조항을 두어 2008년부터 가입 대상으로 포함시킨 것도, 4개 직종에만 적용되던 것을 9개 직종으로 확대한 것도 보험재정국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성과들이다. 2018년부터는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으로 더욱 바빠지게 되었다. 10인 미만 사업장의 저임금 노동자의 경우 고용보험료를 최대 90%까지 지원받게 된데다 저임금 기준이 월 190만원 미만으로 올라 지원 대상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8년은 근로복지공단 23년 역사상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해입니다. 올해 공단의 인력 증원이 1,820명에 이르는데 이는 그만큼 새로운 업무가 늘어나고 기존의 업무가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험재정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최창식 국장은 변혁의 2018년, 보험재정국을 둘러싼 변화로 2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1월부터 시작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사업과의 연계이고 둘째는 7월부터 시작되는 산재보험 가입 대상 확대를 꼽았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사각지대 해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7월부터 산재보험 가입 대상이 상시 근로자 1인 미만 사업장, 2,000만원 미만(100㎡ 이하) 건설공사장까지 확대되면 취약 노동자 약 29만여 명이 추가로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려면 직원들의 역량 강화도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산재·고용보험에 대한 가입·부과·징수 업무는 근로복지공단 보험재정국이 최고의 결정기관이자 유일한 기관입니다. 구성원들의 전문성은 필수 요소입니다. 전문성 강화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이슈 토론회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부서 내 업무의 칸막이를 해소하고 지혜를 모아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이슈 토론회를 정례화할 예정입니다.”
보험재정국을 둘러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다는 보험재정국, 그들에게 2018년은 도전의 해이기도 하다. 사회보험에서 제외되었던 수많은 근로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함으로써 보험사각지대 제로시대의 첫 단추를 끼우는 해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