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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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꿈꾸는 당신께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집중재활·직업복귀 프로그램 참가자 이야기
동화 속 주인공들처럼 저도 옛날 옛적에 어느 한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마녀가 독이 든 사과를 먹이지도, 생일파티에 찾아와 저주를 내리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아빠가 재혼해서 새엄마와 언니들을 데려오지도 않았습니다.

저의 불행은, 사건이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단지 발 한 번 잘못 디뎠을 뿐이거든요.

글. 편집실

“선생님, 추락 환자입니다! 3m 높이에서 떨어져 현재 경추, 흉추, 손목뼈, 날개뼈, 발목이 골절된 상태입니다. 수술 들어가야 합니다.”
병원에서 눈을 뜬 그 순간부터 저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뻣뻣한 몸, 수술 부위에서 느껴지는 시리고 저린 감각은 매일매일 저를 괴롭혔지요. ‘수술만 대체 몇 번째야. 수술한다고 금세 걸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며…. 내가 그때 방심하지만 않았어도…. 조금만 더 조심했어도….’
자신을 탓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오늘부터는 집중재활치료를 받으실 거예요. 일대일로 진행할 거고요.”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재활치료실에서 만난 김민욱 선생님은 자책만 하고 있던 제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아직 동작이 자연스럽진 않지만, 근력이 많이 좋아졌고 의지도 강해서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거예요.”
그때부터였습니다. 제가 다시 꿈을 꾸게 된 것 말입니다. 근력운동과 균형운동으로 이전에 잃었던 기능을 회복하게 되면서부터는 꿈도 점차 커졌습니다.
‘제대로 걸을 수만 있다면.’ ‘한 번만이라도 뛸 수 있다면.’ ‘직장에 복귀할 수 있다면.’
저의 간절한 소원이 하늘에 닿은 걸까요? 제 앞에 또 한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직업복귀 프로그램 담당자 김우재입니다. 오늘부터는 업무에 사용하는 근육 위주로 단련할 거예요.”
김우재 선생님은 제가 일할 때 자주 취하는 동작에 맞추어 근력운동을 지도해주셨고, 동작이 익숙해질수록 제 자신감도 회복되었습니다.
동화 속 주인공처럼 행복하기만 했던 제게 불행이 찾아온 그날 이후, 이제는 세상 사람들에게 잊히고 말 거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 따위는 이제 없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깨달았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사실을요. 일곱 난쟁이, 왕자님, 요정보다도 멋진 조력자들 덕분에 제 이야기는 지금 해피엔딩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고마운 당신’에 실린 이야기는 공단 병원을 이용한 고객의 사례를 재구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