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하는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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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비난에 대응하는 기술

글. 강경희(휴가닉 컨설팅 코리아 대표)

당신은 주위 사람한테 비난받았을 때 어떤 반응을 하고 있는가? 비난받으면 스트레스로 잠을 못 자고 있는가? 아니면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모두 잊어버리고 있는가? 사실, 비난받으면 누구나 기분이 상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화가 나서 반격하려고 한다면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상사와 동료가 하는 비난의 말을 듣고 그 말을 참고로 자신의 행동을 수정할 정도로 강한 정신력으로 대처하자. 비난받지 않기 위해 위험을 피하기보다 비난의 말을 성장의 발판으로 만들 정도로 긍정적으로 대처하자.
그렇다고 해서 비난의 말을 모두 받아들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비난의 말을 듣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분명하게 하지 말라고 말한다. 직장에서 새로운 일을 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할 때 실수를 하게 된다. 이럴 때, 실수를 지적받거나 놀리는 말을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비난이나 조롱의 말을 듣고 당신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놀리지 말라고 분명하게 얘기하도록 한다.

출판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후배는 디지털카메라 같은 최신 제품을 잘 다루지 못했다. 주위 사람들이 “카메라 사용법 하나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디자이너 일을 하고 있니?” 하는 식으로 놀렸다. 처음에는 치사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 하지만 이런 말을 몇 번 듣다 보니까 바보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참았던 분노를 한꺼번에 폭발시켰다고 했다. 이렇게 분노를 한꺼번에 폭발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본인이 불쾌감을 느낀다면 조롱하지 말라고 평상시에 분명하게 얘기하도록 한다. 당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적이 있다고 치자. 그 일로 상대가 당신을 “제멋대로 하는 사람이야”라고 말했을 때, “그때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사실이야.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제멋대로 하는 사람은 아니야.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분명하게 입장을 밝힌다.

비난의 말을 들었을 때 많은 사람이 부정하고 반격한다. 때로는 말싸움으로 번져 인간관계에 금이 가기도 한다. 이렇게 싸움으로 번지지 않기 위해서 상대의 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는 관점에서 인정하는 방법도 있다. 가령, 상대가 “몸에서 땀 냄새가 나는데”라는 말을 했다고 하자. 샤워한 직후가 아니라면 땀 냄새가 날 가능성도 있다.
상대가 한 말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가능성을 인정하고 동의한다는 관점이다. 이것은 상대의 말을 인정한다는 의미이고, 사실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주로 개인적인 비난의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을 대응할 때 효과적이다.
“집이 난장판이구나. 이런 돼지우리 같은 곳에서 어떻게 생활하니?” 하고 말하면 “그래, 네가 말한 대로 집이 좀 엉망이야. 하지만 내가 생활하는 데는 별로 불편하지 않아”라고 말한다. “너 뚱뚱해” 하는 말을 하면 “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어!” 이렇게 상대의 말에 동의하면 자신을 놀리거나 괴롭히는 말을 들어도 열등감이나 콤플렉스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체중, 외모, 학력, 가족관계나 출신 배경, 직업에 관한 특정한 말이나 말투를 들으면 깊은 상처가 되고 좌절감을 느끼고 우울해지는 때도 있다.
‘이 말만은 듣고 싶지 않아’ 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것을 ‘마음의 급소’ 혹은 ‘치명타’라고 한다. 상대는 별 의미 없이 한 말도 본인한테는 치명타가 돼서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평상시에 본인의 치명타를 파악해두고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뚱보, 게으름뱅이, 바보, 멍청이…… 같은 말을 들으면 화가 나고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면, 그 단어를 써보고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해서 그 말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그러면 분노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고 열등감이나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

마지막으로 자신에 대한 자신감, 자존감을 향상함으로써 비난에 대처하는 방법도 있다. 자신을 신뢰하고 자존감이 있다면 상대방의 비난에 상처받거나 화내지 않고 자신에 관한 관심이나 애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 열심히 사는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향상하는 것으로 비판에 대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