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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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 딸이라서,
고마워!”
딸의 고백
우리 집의 보물인 아이들이 주는 행복함과 기쁨은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이기에…….
우리 딸들! 엄마도 세상에서 너희들을 제일 많이 사랑하고 엄마 딸들이라서 고마워! 지금처럼, 서로 싸우지 말고 서로를 아끼는 그런 자매가 되었으면 엄마는 바란다. 고맙고, 사랑해!

글. 최은순 독자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가족 계획은 ‘하나만 잘 낳아 기르자’였다. 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형제만큼 좋은 친구는 없는 것 같아 마흔 무렵에 막내를 출산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 우리 4남매는 항상 티격태격했어도 서로를 가장 아끼면서 사랑을 했고 성장한 지금도 어려운 일이나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형제 생각을 하고 서로 의지한다.
나는 막내로 자라서 언니, 오빠들 사랑을 더 많이 받았기에 형제가 주는 행복함이 더욱더 절실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좋은 음식이나 예쁜 옷이 있으면 조카들이 생각난다며, 매번 택배로 보내주는 형제 덕에 아이들은 늘 공주 옷을 입고 지내고 맛난 음식도 받아만 먹는다.
지난 봄에는 큰아이가 입학을 해 한창 학교 생활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아침마다 두 아이들 등교 준비하느라 전쟁이지만 하루하루 아이들이 클수록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갑작스럽게 허리를 다쳐서 매일 병원에 다니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어느새 철이 든 큰아이는 동생을 돌봐주고 엄마는 아프니깐 누워 있으라고 하면서 스스로 밥을 차려 먹는다고 말을 하는 기특한 딸이다. 이래서 옛 어르신들이 “큰딸은 살림밑천”이라고 했던건가 싶다.
어느새, 작은 아이도 4살이 되어 어린이집에 다녀온 이야기를 도란도란 하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보면 남편 역시도 하루의 피로가 싹 사라진다며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셋째까지 낳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종종 말한다.
물론 앞날은 깜깜하기만 하다. 두 아이 대학까지 가르치고 시집까지 보내려면, 앞으로도 20년은 족히 걸릴 텐데……. 그때까지 과연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고,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든다.
속이 참 깊은 큰딸은 종종 나와 남편에게 편지를 쓰거나 메모를 남긴다. 며칠 전 결혼기념일에는 그간 용돈을 모아서 예쁜 장미꽃과 함께 이런 편지를 썼다.
“엄마! 나는 엄마 딸이라서 참 행복하고 고마워! 항상 나와 동생을 위해서 고생을 해준 엄마, 아빠가 있어서 나는 행복해!” 하면서 편지를 수줍게 건네주는 큰딸을 보니 자식이 주는 행복은 억만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재산인 것 같다. 때로는, 아이들이 어려 얽매여 있는 삶에 지치고 자식들을 위해 한푼이라도 더 벌려고 주말도 없이 다람쥐 쳇바퀴처럼 분주히 움직이는 남편 덕에 육아를 홀로 도맡아야 하는 현실이 힘들지만 사랑하는 딸들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내일을 위해 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