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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제품으로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전하다
디엘레멘트 도혜진 대표 & 알베르토 몬디 이사 인터뷰
‘최상의 원료’를 사용해 친환경 제품을 만들겠다는 고집스러운 철학을 바탕으로 세워진 디엘레멘트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제품을 함께 제조하고 전달하는 협업가들, 그리고 후원을 받는 사람들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고 있다. 제품을 연결고리로 기부와 봉사의 참의미를 전하고,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디엘레멘트의 도혜진 대표와 알베르토 이사를 만났다.v

글. 김연정(자유기고가) / 사진. 이현석

한마음 한뜻으로 건강한 제품을 만들다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으로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알베르토 몬디와 김병철 피부과 전문의, 도현명 사회적기업 전문가, 디자이너 출신으로 환경보호재단에서 일하던 도혜진 대표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약해오던 네사람이 뭉친 것은 지향하는 목표점이 같았기 때문이었다. 한 봉사단체에서 함께 활동하며 시간과 생각을 나누던 이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만들자’는 큰 뜻 아래, 지난해 11월 디엘레멘트를 창립하게 된다.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으로 삶의 본질에 대해 주목하게 된 이들은 ‘비누’야말로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보았다. “자극이 강한 세안제를 사용하거나, 이중 삼중 세안하는 습관 때문에 피부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좋은 세안제와 보습제만 사용해도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죠.”
각자가 가진 능력과 경험치를 살리면서 팀워크는 탄탄해졌고, 시너지 효과는 배로 커졌다. 20대의 도 대표가 디자인과 경영 전반을 아우르면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체계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김병철 이사는 피부과 전문의로 활동하며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성분 분석과 제품 개발에 무게중심을 실었다.
40~45도에서 1,000시간 동안 저온 숙성하는 과정에서 불순물은 제거되고, 천연 성분의 효능은 그대로 간직한 특별한 비누(클렌징바)가 만들어진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보습 효과가 뛰어난 트러플 오일이나 마카다미아씨 오일 등을 사용하는 친환경주의를 표방하면서 제품의 품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알베르토는 과거 맥주회사와 자동차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과 마케팅 파트에 주력하며 제품을 홍보하는 브랜드의 얼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의 돋보이는 활약상 덕분에 지금은 ‘알베르토 비누’로 더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다.
임팩트스퀘어의 대표이기도 한 도현명 이사는 소셜벤처를 비롯해 다양한 조직에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해온 이력을 살려 좋은 가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주도해왔다. 발달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소셜벤처 ‘동구밭’이 비누 제조를 담당하고,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소셜벤처 ‘두손컴퍼니’가 물류 서비스를 맡게 된 것도 그의 공이 컸다. 발달장애인과 취약계층의 고용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인식의 전환이다. “흔히 장애인분들이 만드는 제품의 퀄리티가 떨어질 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잖아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본인에게 잘 맞는 환경만 주어지면,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집중해서 꼼꼼하게 작업을 하거든요. 그분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친구도 사귀고, 사회성도 키울 수 있기에 더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요. 또 저희 제품의 생산 과정을 궁금해하는 소비자들이 동구밭이나 두손컴퍼니를 검색해보면서 그분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기존에 갖고 있던 선입견을 깨트리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낍니다.”
나눔의 가치를 함께 실천해나가다
높은 이윤 창출보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제대로, 잘 하고 싶다’는 건전한 성장을 목표치로 삼았기에 이들은 오직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비록 한 곳에서만 팔면 많은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소비자들과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죠. 제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설명해드릴 수 있고, 빠른 대응이 가능하기에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큰 편입니다. 일대일로 거래관계가 이루어지는 만큼 고객층에 대한 분석도 명확하게 할 수 있어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도 도움을 받고 있고요. 주요 구매 계층은 30~40대의 여성들인데, 최근에는 대량 구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저희도 주목하고 있어요. 특히나 제품의 성분과 품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후조리원과 제약회사 쪽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서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죠. 그렇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 개선할 점도 많은 만큼 소비자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건강한 제품의 건전한 소비를 촉진하며,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더욱 뜻깊은 곳에 사용하기 위해 디엘레멘트는 후원과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의 사회적기업 지원 플랫폼인 해피빈 펀딩을 통해 비누 한 개를 사면 다른 비누 한 개를 취약계층·가출청소년 보호 단체인 ‘안나의 집’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시작했고, 지난 6월 6일에는 구매자 중 20여 명을 추첨해 직접 안나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후기도 나누는 ‘1st 엘레멘트 데이’를 진행하기도 했다. 안나의 집은 알베르토가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온 만큼, 남다른 인연으로 이어진 곳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약 550명의 분들에게 식사를 제공해드리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잖아요. 더운 주방에서 무거운 식판을 들고 배식하고, 설거지에 청소까지 하면서 많이 힘드셨을 텐데 밝게 웃으시면서 열심히 임해주셔서 더 보람이 컸던 것 같아요.
3시간 정도 봉사활동을 같이 했는데도 헤어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여운이 컸어요. 끝나고 나서 티타임을 가지면서 참여한 소감도 이야기하고,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서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죠 .” 이들은 제품을 쓰는 사용자와 같이 일하는 협업자들뿐만 아니라, 후원을 받는 이들의 입장도 고려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비누 하나를 구매하면, 하나를 기부하겠다고 했을 때 소비자들은 그 의미와 취지에 공감해서 동참해주시는데, 실제로 비누를 받는 입장에서는 비누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기부를 할 때는 저희의 도움과 제품이 절실하게 필요한 곳이 어딘지를 찾으려고 해요. 그래야만 기부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으니까요. 비누가 미용적인 측면에서 더 부각되는 경향이 있지만, 청결과 위생상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 할 수 없잖아요. 손만 잘 씻어도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취약계층이나 청소년들이 좋은 제품으로 씻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더 나아가서는 제대로 씻지 못하는 여건 속에 살면서 큰병을 얻고,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기부하고자 하는 목표도 가지고 있고요.”
‘돈보다 사람과 사회가 먼저다’라고 믿고 있는 네 사람이 모였기에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전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 말한다. “처음 세운 목표를 잊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조금이라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라는 생각과 ‘사람과 환경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일을 하자’는 포부를 갖고 시작한 만큼 이 두 가지 목표만큼은 계속 지키면서 일하고 싶어요. 빠른 성장을 도모하기보다는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를 사회와 함께 나누면서 천천히, 그리고 올곧게 성장하고 싶어요. 그것이 매출이든, 직원 숫자건, 기부 액수의 증가든 간에 항상 성장해나가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네 사람이 제품을 통해 전하는 선한 영향력이 보다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향한 착한 소비와 나눔의 실천을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