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하는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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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마음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법
어떤 상황에서 서로의 생각이 다를 경우 상대의 생각을 바꾸려고 설득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상대는 저항하고 말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상대가 아무리 설득해도 생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의 생각이나 관점은 익숙한 신발과 같이 편안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상대를 바꾸려고 하면 대부분 실패하고 갈등이 생긴다.

글. 강경희(휴가닉 컨설팅 코리아 대표)

영화를 보고 나서 당신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생각했을 때, 함께 간 친구가 “나도 그래!”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친구와 마음이 통해서 기분이 좋고 영화 보러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친구가 “난 이런 영화 별로 안 좋아해!”라고 다른 의견을 말하면 감정이 상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 그렇다고 왜 이런 영화를 안 좋아해? 어떤 영화가 네 취향에 맞는데? 하고 꼬치꼬치 따지다 보면 말싸움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질문을 해서 상대가 맘에 안 든 점을 말하게 한다. “어떤 부분이 맘에 안 들었니?” “뭐가 싫었는데?” 하는 질문을 해서 상대가 갖고 있는 불만이나 불쾌한 감정을 발산하게 하는 방법이 현명하다.
상대의 의견에 반대하는 얘기(또는 다른 얘기)를 할 때는 상대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는 말을 하고 나서 자신의 반대 의견을 말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상대가 하는 말을 단순하게 듣고 있다거나, 상대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대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를 알고 그것을 존중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곧 수술할 예정인 친구가 수술 받는 것이 불안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런 친구에게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이것은 친구가 걱정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럴 때는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대를 안심시킬 수 있는 말을 먼저 한다. “수술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되는구나. 그래 수술 날짜를 받아놓으면 무섭지. 내가 너 입장이라도 너처럼 불안한 마음이 될 거야”라고 상대의 불안한 마음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말을 한다. 그러면 상대는 더 자세하게 자신의 마음을 얘기할 가능성이 높다.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말을하게 함으로써 불안감에서 해방되고 불쾌한 기분에서 벗어나게 된다.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질문을 하는 것이 상대가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런 대화를 순조롭게 진행하면서 수술하는 이유나 주치의의 견해 등 더 깊이 있는 화제로 발전시켜 진행한다.
그리고 “내가 들은 얘기인데, 현대 의학기술은 이런 수술은 안전하게 하는 수술이라고 들었어. 그래서 네가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 이럴 때는 나쁜 쪽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걱정하지 말고 수술해봐”라고 자신의 생각을 얘기해 상대가 그 말을 받아들이면 고마운 것이다.
다른 사례를 들어보자. 최 대리는 얼굴이 벌개져서 상사의 책상으로 다가왔다.
“팀장님, 말도 안 돼요. 김 대리와 저는 같은 업무를 하고 있는데 연봉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지금 알았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요? 정말 말도 안 돼요.”라고 감정적으로 흥분해서 강하게 항의를 했다. 최 대리는 흥분해서 항의할 것이 아니라 왜 김 대리의 연봉이 높은가 하는 질문부터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다.
질문을 하면 상사가 이유를 말해 준다. 하지만 이런 경우 사실을 알고 싶어 하기보다 자신의 분노를 발산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 팀장은 연봉의 차이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최 대리의 분노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대화부터 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법이다.
예를 들면 “연봉의 차이에 대해 화를 내는 것은 잘 안다. 김 대리보다 연봉이 적은 것은 회사가 지급해야 할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서 화가 났지?”라고 부하가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는 말을 해서 분노를 진정시킨다. 최 대리는 상사가 자신의 기분을 알아주고 이해하고 있다고 느껴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설명을 한다.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사람보다 상대의 마음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사람의 말을 신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