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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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 의욕 자극하는
이색 기업문화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한 지침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려는 개인의 욕구가 점차 강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문화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워라밸을 높여 근로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색 기업문화에는 어떤것들이 있을까?

글. 김하늘

일과 삶의 병행에 초점을 맞추다, 구글(Google)
구글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늘 손꼽힌다. 축구장, 야구장, 수영장, 보육시설, 애완동물센터, 마사지숍 등 각종 복지시설이 마련돼 있는 사옥은 어마어마하게 넓어서 건물 간 이동을 위해 곳곳에 자전거가 비치돼 있을 정도. 각종 매체를 통해 가장 잘 알려진 제도는 하루 근무시간의 20%는 업무를 하는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제도다.

근무시간의 20%를 딴짓하는데 쓰다니…. 언뜻 들으면 구글 직원들은 적게 일하고 많이 쉴 것만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구글 직원들도 프로젝트 막바지에는 야근하기도 하고 주말에 출근하기도 하는데, 국내 기업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자신의 생활 패턴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가정이 있는 직원들은 일찍 퇴근해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고, 그 후에 온라인으로 남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고 회사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으면서도, 가정에서는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방법이다. 또한, 눈치 보지 않고 장기 휴가를 쓸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5주 정도 쉬는 것은 구글 내에서 흔한 일이라고 하니, 업무에 지친 몸과 마음을 온전히 쉬게 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출퇴근만 안 해도 얼마나 좋을까, 깃랩(GitLab)
깃랩은 창업한 지 4년밖에 안 된 스타트업 회사지만, 소니(SONY), 나스닥(NASDAQ),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10만 개가 넘는 기업이 이곳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미국 기업인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 회사의 경쟁사인 ‘깃허브(GitHub)’를 인수하면서 그에 대한 반사효과로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이 기업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깃랩 사무실에는 직원이 단 한 명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백 명의 직원을 두고 있지만, 사무실을 지키는 이는 공동 창업자인 시드 시브란지가 유일하다. 입사한 직원에게 제공하는 매뉴얼 핸드북에 모든 업무 내용을 상세하게 적어두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다양한 상황별 지침이 매뉴얼에 나와 있으니 직장 선배나 동료에게 업무에 관해 물어볼 필요도 없다. 회의도 매뉴얼에 따라 꼭 필요할 때만 원격 화상통화로 진행하니, 잦은 회의로 시간을 빼앗겨 업무가 지연되는 일도 없다.
이 같은 제도를 통해 직원들은 출퇴근길에 고단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직장동료와 갈등을 겪는 일도 없이 자신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 집에서 일하니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국내 기업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근로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일요일 밤부터 출근 생각에 우울해지는 근로자들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우아한 형제들’은 월요일 오후 출근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누구나 마음 편히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휴가 신청서에 사유를 적는 칸을 없앴다. 또한, 상사 눈치를 보느라 ‘칼퇴’하지 못하는 직원이 없도록 ‘인사 없이 떠나자’ 캠페인도 하고 있다.
가족들과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기업도 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한 달에 한 번 스테이크, 파스타 등의 요리를 반조리 상태로 포장해 나눠주는 시크릿셰프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5성급 호텔 출신 셰프가 재료와 양념을 모두 준비해 포장해 주니, 직원들은 재료를 가열하고 섞는 등의 간단한 조리만 해서 먹으면 된다. 요리 솜씨가 없는 사람도 이날만큼은 가족들을 위해 근사한 요리를 대접할 수 있다. 직원들의 휴식과 자기계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업도 있다. ‘휴넷’은 법정 휴가 일수를 초과해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5년 근속 직원에게는 한 달간의 학습 휴가(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자기계발 욕구가 강한 직원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거나 문화 활동, 학교 진학 등을 할 수 있게 돕고 있으며, 사내 도서관 운영은 물론이고 도서 구입비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매월 다양한 분야의 외부 인사 초청 특강도 열어서 직원들의 지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가 이슈인 지금, 주 35시간 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도 있다. 스타트업 회사인 ‘크몽’은 직원들이 자녀를 등원시키고, 아침을 먹고, 운동하는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10시 출근 6시 퇴근’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기업 만족도와 근로시간 내 업무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봤다고 한다.
‘제니퍼소프트’도 주 35시간 근무를 시행하고 있는데, 연간 휴가일수도 20일로 법정 휴가 일수보다 많다. 사내 수영장 이용 시간을 근무시간에 포함하고 있다는 점, 5년 장기근속휴가로 2주간 해외 가족여행을 보내준다는 점, 해외여행을 갈 경우 정해진 휴가 외에 2주의 무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어 한국의 구글로 불리고 있다. 또한, 여성 생리휴가를 보장하고 월 2~3일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마지막으로 ‘코아드’는 임직원들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매월 첫째 주 금요일을 ‘부부의 날’로 지정해 부부가 평일에도 데이트를 할 수 있도록 휴가를 주고 있으며, 가족과 한 달에 한 번씩 2박 3일 동안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