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직 등 매일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지친 주인공 ‘혜원’이 고향인 농촌으로 돌아와 사계절을 보내면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혜원은 처음에는 잠시 머물다 가려고 했지만 오랜 친구인 재하, 은숙과 정서적 교류를 해 나가며 고향집에 머물게 된다. 고향에서의 그녀의 삶을 대부분 채우는 것은 스스로 키운 농작물들로 직접 제철음식을 만들어 먹는 일이다. 고향집으로 돌아온 날에는 하얀 눈 속에 묻힌 배추를 뽑아 따뜻한 배춧국을 완성한다. 아카시아 꽃과 쑥갓으로는 바삭한 튀김을 만들고, 파스타 위에는 고운 빛깔의 식용꽃을 올려 면과 함께 돌돌 말아 먹는다.
어느 날 혜원은 탐스럽게 열린 생감을 따서 곶감을 만든다. 껍질을 벗겨 가을에 꼬치에 꿰어 걸어두었던 생감은 한 계절 동안 바람에 건조되며 쫄깃하고 달콤한 곶감으로 완성된다. 혜원은 곶감을 하나 맛보며 ‘곶감이 맛있다는 건, 겨울이 깊어졌다는 뜻이다’라고 되뇐다. 여기에 어릴적 엄마가 혜원에게 해줬던 말들이 오버랩된다. 음식을 만드는 동안 자꾸 먹고 싶어 하는 혜원에게 엄마는 “기다려. 기다릴 줄 알아야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어”라고 말한다. 어떤 일이든 때가 있음을, 그리고 느림과 기다림이 결코 허무한 시간은 아님을 깨닫게 해주는 엄마의 말은 우리의 인생에도 적용되는 게 아닐까.
아름다운 농촌의 풍경과 정감 있는 음식들, 그리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혜원을 통해 ‘어떻게 살아도 괜찮다’는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리틀 포레스트>, 우리도 잠시 바쁘게 지내온 자신을 내려두고 나의 작은 숲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