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인생’, ‘100세 시대’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대수명이 연장되면서, 100세 시대의 도래가 정말로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100세 시대’라는 말에는 단순히 인간의 수명이 100세까지 연장되었다는 뜻만 담긴 것은 아닙니다. 은퇴 이후 100세까지 살아갈 여유 자금이 있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 안정적인 노후 준비는 이렇게 개인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노후 준비 전부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기엔 여러 가지 사회적·경제적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가의 공적연금제도가 생겨났지만, 중장기적 재정불안이라는 재정적 위험요소가 존재하고 소득이 낮고 고용이 불안정한 계층은 오히려 제도로부터 소외된다는 모순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퇴직연금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눈앞의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노후 대책이 미흡한 것이 현 실정이고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을 보완할 또 다른 노후 소득원의 준비가 필요하다 주장합니다.

퇴직금은 중도인출이나 이직 등의 사유로 은퇴 이전 생활자금으로 소진되어 실제 노후생활자금의 역할을 하지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가 퇴직금을 장부상으로만 계상함에 따라 기업 도산 시 퇴직금이 체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사외 금융기관에 퇴직급여를 적립하고 운영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을 안전하게 보호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특히 3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은 퇴직급여가 제때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근로자의 근속년수가 짧아 노후소득 보장기능이 미약합니다. 또한 민간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신규가입 유치 및 입·이직 관리비용이 높은 소규모 영세사업장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퇴직연금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같은 시장기능의 실패로 인한 퇴직급여체불 및 취약근로계층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소규모 사업장에 적합하고 민간과 차별화 된 공적서비스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0년 공단의 퇴직연금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공단 퇴직연금은 10주년을 맞기까지 노동자의 수급권 보호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2010년 9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 공포로 시작된 사업은 12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연금사업개시와 2012년도 7월 30인 이하 사업장까지 사업대상을 확대시키며 사업의 크기를 키워갔습니다.

민간 퇴직연금사업자가 방치한 지역사회의 영세 사업장을 제도권 내 흡수하여 공단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공단은 2016년 7월 적립금 1조 원을 달성, 이후 이후 2년 4개월만 2018년 11월 2조 원을 달성하였습니다.

아울러 참여 시작년도 대비 사업장 도입률이 약 4.2배(’10년 5.7% ⇒ ’18년 24.0%)의 성장을 이룩하여 취약근로계층의 든든한 퇴직급여 수급권 보장을 도모하였습니다. 또한 취약사업장 퇴직급여 체불 급증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퇴직급여 지급액 2조 6,456억 원을 퇴직근로자 70만 명에게 지급(11월 기준)하여 체불증가 억제 및 체불예방 효과를 거양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자산관리 기관을 늘려나가는 등 고객의 편의성 제고와 선택권 강화를 위해 힘써왔습니다.

10주년을 앞둔 지금, 코로나19 상황 속 경제역성장에도 불구하고 2020년 11월 기준 가입자 40만 명, 사업장 8만 4천개소, 적립금 3조 2백억 원을 달성하며 저출산·고령사회를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퇴직급여 장기 적립 유도로 고령화 시대 안정적인 노후생활 기반 마련을 도모하며 퇴직연금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성장과 달리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중소기업간 퇴직연금 도입 양극화 등 우려되는 부분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9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91.4%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 수의 거의 대부분(93.9%)을 차지하고 있는 30인 미만 중소기업의 도입률은 24.0%에 불과합니다. 중소기업 노동자는 퇴직연금을 통한 노후소득 확보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퇴직연금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기업 노동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도입’을 국정과제로 선정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이 노동자의 개별 적립금을 기금화하여 노·사 및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금제도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관리·운용하는 제도입니다. 또한 중소기업의 퇴직연금제도 도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가입절차를 간소화하고, 사용자부담금과 수수료의 일부를 국가에서 지원하게 됩니다.

새로운 기금제도의 도입을 통해 퇴직연금이 보다 활성화되면 취약 근로계층의 사회안전망 확보 및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위해 철저한 제도 도입 준비와 함께 국민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끝으로 퇴직연금 10주년, 지금까지의 성과는 모두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도입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습니다만, 근로복지공단 직원 모두의 관심과 협력으로 다시금 이뤄나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근로복지공단 퇴직연금은 노동자의 노동생애복지를 완성시키는, 노동자의 행복을 지켜주는 희망버팀목으로서 함께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