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 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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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up,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
울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
울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은 올해 산재근로자의 사회 복귀를 위한 사회적응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일어서기’를 준비하는 산재근로자들에게 울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의 일상은 좌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든든한 지렛대가 되었다. 그 일상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 보자.

글. 차유미 / 사진. 김근호

지역 주민을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
울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은 1992년 울산시 최초로 건립된 종합사회복지관이다. 당시 울산 동구 화정동에 영구임대아파트가 처음으로 지어지게 되면서 아파트 단지 내 건립됐다. 이후 25년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운영하다가 2017년 10월 ‘사회복지법인 진각복지재단’으로 운영법인이 변경되었다. 울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은 사례 관리, 서비스 제공, 지역 조직화로 사업을 분류하고 더욱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지역 주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례 관리를 통해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찾아 상담과 서비스 연계를 해주고 있으며, 지역의 아동, 노인, 다문화가정, 산재근로자 등 다양한 대상층의 가족 기능, 교육 문화, 자활에 대한 욕구를 해소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역조직화 팀에서는 지역 주민과 함께 공동체 의식을 가져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마을공동체사업, 지역주민축제, 지역봉사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역 아이들을 위한 희망장난감 도서관, 편안하게 독서를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화정다락방 북카페를 운영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놀이공간과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황상선 울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언제나 아이들이 해맑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고, 벚나무 그늘에서 이웃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어르신들의 신나는 노랫소리에 어깨가 들썩들썩할 수 있고, 또 다른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이웃을 응원해주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복지관 운영에는 기관장 한 명의 생각이 아닌 복지관 전 직원과 지역 주민의 생각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인이 변경되면서 한 달 동안 모든 직원이 주민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모두가 꿈꾸는 복지관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의 목표가 수립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모두가 즐겁게 통하는 열린 복지관’이 되는 것입니다. 모든 지역 주민이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물질적 또는 정신적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대문에 문턱이 없어 언제든 찾아오는 복지관이 되었으면 하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2018년 사회적응프로그램 위탁 운영기관으로 선정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산재노동자의 특성을 반영한 희망찾기 및 사회적응프로그램의 지속적 운영을 통하여, 산재노동자의 심리 안정과 사회 복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초 울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은 사회적응프로그램의 위탁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산재근로자와 인연을 맺었다.
산재근로자 사회 복귀 프로젝트 ‘Stand-up : 일어서기’가 바로 그것.
이 프로그램은 산재근로자가 겪는 어려움 중 심리기능, 사회기능, 직업기능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총 24회기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1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현재는 2기 참여자들과 하반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이지혜 사회복지사는 “울산은 산업도시라는 지역 특성상 산업재해율이 높은 편인데, 많은 산재근로자들이 요양 종결 이후 직업에 복귀하지 못해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산재근로자들의 욕구에 더욱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 복지관에서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보단, 참여자들 한 명 한 명의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개인 면담을 하고 있으며, 출석 이벤트를 통해 생활에 필요한 선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 회 한 회의 프로그램에는 산재근로자들이 다시 자신감을 되찾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담당자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라고 소개한다. 사회적응프로그램의 목적은 산재근로자가 자아 존중감을 되찾고, 사회적 기능을 회복하여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있다. 울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중점을 두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사회 복귀를 위한 ‘함께’
울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타기관의 교육을 연계하거나 복지관과 함께 일자리를 만드는가 하면 재취업을 알선하는 등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다. 1기 참여자의 경우 수료 이후 자발적인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과정을 마친 이들은 ‘홀로서기’가 아니라 ‘일어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평한다.
마취 없이 10번의 수술을 거듭한 허운학 씨는 외상성 스트레스장애로 극심한 심리 불안을 겪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가 지금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사회 복귀를 준비 중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허리를 다친 김수대 씨 역시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던 중 이곳에 와서 다시 희망을 찾았다.
“산재근로자의 경우 처음에는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어 계세요. 그래서 초반에는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만 되면 나머지는 스스로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것 같아요. 참가자분들이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다가 회차가 더해질수록 적극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것이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이지혜 복지사는 말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울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은 함께 멀리가기 위한 디딤돌을 하나씩 놓아가고 있다.
Mini Interview
  • 좋은 사람을 만난 것이 행운이다
    허운학 1기 참여자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만 해도 긴가민가했어요. 그때는 외상성 스트레스장애로 환청도 들리고, 잠도 못 잤기 때문에 무기력했어요. 그래서 사실 큰 기대도 안 했어요. 그런데 회차를 거듭하면서 같은 처지의 분들과 함께하다 보니 마음이 열리면서 안정을 찾았죠. 그리고 점점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되찾았어요. 무엇보다 앞으로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입니다. 서로 위로하고, 의지하면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사회에 복귀해서도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됩니다.
  • 다시 희망을 찾아서 한 걸음 앞으로
    김수대 2기 참여자
    15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아 많이 힘들었습니다. 우울증도 무척 심했습니다.
    그러다 사회적응프로그램을 접했는데 ‘기대 이상’입니다.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어서 그냥 따르기만 해도 좋은 것 같아요. 저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시 희망을 품게 되었어요. 진정으로 ‘내가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요.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찾고, 자신을 가꾸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