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행시
좋은 향기로 좋은 기억을 남기다
- 동해병원 김미선 · 은나라 대리, 정진아 주임
향기로 기억이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것을 프루스트 효과라고 한다.
좋은 향기와 함께한 추억은 오래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동해병원 김미선, 은나라 대리와 정진아 주임은 향기를 가득 담은 캔들을 만들며 좋은 기억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sub_writer_deco김제림·김주희사진 한상훈

 

동료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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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어느 날, 동해시의 한 캔들공방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업무를 마치고 캔들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세 사람은 평소 업무가 겹치지 않아 인사만 하는 사이였지만, 새로운 경험을 함께한다는 것이 즐거운 표정이었다.
“접점부서가 아니어서 복도에서 마주치면 인사만 나누는 사이였어요. 이번 기회에 다른 부서와도 소통하고 함께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어요.”
은나라 대리가 밝게 웃으며 세 사람이 모이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그러나 은나라 대리의 설명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세 사람은 캔들 원데이클래스를 위해 자리에 놓인 준비물들을 살펴보며 대화를 나누는데 여념이 없다.
“오늘은 천연 소이캔들을 만들어볼 거예요. 소이캔들은 석유로 만든 캔들과는 달리 콩에서 추출한 재료로 만들어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들어있지 않아요. 소이왁스는 지금 중탕으로 천천히 녹이고 있는데요. 먼저 캔들의 가장 아래 부분을 채울 색소를 선택해 볼까요?”
원데이클래스를 진행할 강사의 설명에 따라 세 사람이 색소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색소에 따라 캔들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쉬우면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저는 블루컬러를 선택했어요. 아까 캔들 위에 올릴 장식들을 보니 조개껍데기가 있어서요. 바다 느낌을 내보면 어떨까 싶어요. 또 여긴 동해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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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아 주임이 지역에 대한 애정을 살짝 내비치며 블루컬러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한다. 김미선 대리도 고심을 거듭하다 평소 좋아하는 컬러인 핑크를 고른다. 은나라 대리는 레드컬러를 선택하며 컬러가 주는 효과에 대해 이야기한다.
“레드는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서 기분을 나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오늘 만들 캔들은 요즘 많이 힘들어하는 지인에게 선물하려고 해요. 캔들을 태우며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컬러를 선택한 세 사람은 좋아하는 향의 아로마 에센스까지 선택하며 본격적으로 캔들을 만들 준비를 갖췄다.
소소한 행복으로 기억을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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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가 나누어준 소이왁스에 색소와 아로마 에센스를 넣어 섞어주는 세 사람은 컬러와 향이 좋다며 감탄한다. 색소를 약간만 넣어도 컬러가 달라지기 때문에 한 방울을 더 넣는 것에도 신중해진다. 그렇게 소이왁스를 완성하고 난 후에는 캔들을 담을 용기에 심지를 고정시키기고 소이왁스를 부어주면 된다.
“캔들을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지는 않지만 소이왁스의 온도와 양을 정확히 맞춰줘야 해서 조금 어려워요. 오늘 배운 걸 잘 기억해두었다가 집에서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가능할까요?”
김미선 대리가 웃으며 어려움을 토로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은나라 대리가 “전 심지를 고정시키는 게 어려웠어요. 결국 글루건을 사용하고 말았죠.”라며 웃는다.
그러나 진짜 어려운 부분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소이왁스가 굳고 난 후 위에 올릴 장식을 결정해야 했던 것. 딸기, 쿠키, 드라이플라워, 조개 등 다양한 장식을 앞에 두고 세 사람 모두 고민에 휩싸인다. 그 중 가장 난감한 표정을 지은 건 정진아 주임. 조개껍데기와 불가사리 모양의 장식을 이리저리 배치해보지만 마음에 쏙 들지 않는 듯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그렇게 컬러를 선택한 세 사람은 좋아하는 향의 아로마 에센스까지 선택하며 본격적으로 캔들을 만들 준비를 갖췄다.
“생각보다 너무너무 어려워요. 주황색 조개껍데기를 포인트로 쓰고 싶은데... 음...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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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와 쿠키 모양 장식을 고른 김미선 대리와 은나라 대리가 계속 고민하고 있는 정진아 주임을 지원 사격한다. “주임님~ 이 조개가 예쁜 것 같은데 어때요?”, “포인트 장식만 올려놓고 옆을 채워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며 장식을 하나하나 올린다. 사공이 여러 명이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갈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서로 코칭해 주며 귀여운 장식을 완성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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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정진아 주임님 캔들은 완전 동해바다 느낌이에요. 김미선 대리님과 은나라 대리님이 올린 딸기와 쿠키도 정말 사랑스러워요.”
강사의 칭찬에 세 사람 모두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하기 전에는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지만, 차근차근 만드는 과정을 따라가고 서로 도와주며 멋진 결과물을 완성해냈다.
“틀에 박힌 일상 속에서 작고 귀여운 일탈과도 같은 시간이었어요.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평소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것도 즐거웠어요. 저희에게 오늘은 앞으로 잊지 못할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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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 대리
컬러와 향, 장식을 직접 골라서 만든 캔들이다 보니 애착이 많이 가요. 아까워서 태우지는 못할 것 같아요. 방에 은은한 향이 나도록 진열해 놓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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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나라 대리
캔들을 만들면서 친한 지인이 현재 많이 힘들어하고 지쳐있던 모습이 자꾸 생각났어요. 지친 일상에 조금이나마 힘을 낼 수 있도록 오늘 만든 캔들을 선물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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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아 주임
다른 생각을 안 하고 집중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완성한 캔들은 자기 전에 태우면서 리프레시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