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읽어드립니다
삶이 우리에게 저절로 주려고 하는 것들
- 마이클 A. 싱어 <될 일은 된다>

sub_writer_deco한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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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생인 마이클 싱어는 평생을 숲 속에서 살아왔다. 그가 사는 곳은 집이자 명상 수련장이고, 그의 집 주위로 영성 공동체가 생겼으며, 그의 가장 중요한 하루 일과는 명상 수행이다. 이쯤 되면 우리는 그를 숲 속에 사는 수염이 하얀 도인(道人)으로 생각하기 쉽다. 맞다. 삶의 길(道)을 깨달은 사람(人)을 도인이라 부른다면 싱어는 분명 도인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도인의 이미지를 뛰어 넘는, 싱어만의 특별함이 존재한다. 그것은 이른바 ‘세속적인 삶’과 ‘영적인 삶’의 구분이 사라진 그의 인생이다.

그의 직업은 사실 커다란 상장 기업체의 CEO다. 업무를 위해 이동할 때는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할 정도다. 이런 성공이 벼락부자처럼 딱 한 차례 찾아온 것도 아니다. 한 때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고, 잘 나가는 건축업자로 변신했으며, 직접 프로그래머가 되었다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유통시키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 모든 ‘세속적인 성공’이 일어나는 동안 영성 공동체의 명상 지도자 역할을 함께 수행했는데 그가 명상에 대해 쓴 책은 뉴욕타임즈 종합 1위에 올라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한 일도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멋진 일들은 싱어에 따르면 ‘저절로’ 찾아왔다. 그가 얻은 깨달음이후에 말이다. ‘삶이 우리에게 주려는 것이 우리가 애써 얻어내려 하는 것보다 더 많지 않을까.’
“ 나는 개인적인 호불호를 둘러싼 마음의 수다에는
완전히 귀를 닫겠노라고 결심했다. ”
싱어가 깨달음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머릿속의 소리를 눈치 챈 어느 순간의 일이었다. 불편한 사람과 단 둘이 앉아 있을 때 문득 머릿속에서 재잘대는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날씨 이야기를 꺼낼까? 야구로 화제를 삼을까? 아니면…’ 이런 식의 내면의 소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면 지금 당장 글 읽기를 중단하고 아주 잠시만 고요히 있어보자. 금세 소리가 들려올 테니까.

문제는 우리가 이 소음을 진실한 ‘마음의 소리’라고 착각하고 그에 휘둘린다는 데 있다. 헬스장에 가기 귀찮을 때, 새로운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누군가의 부탁이 짜증날 때, 내면의 재잘거림은 시작되고, 그 소음이 우리의 감정을 만든다. 좋다 혹은 싫다의 감정, 즉 호불호다. 호불호가 생기면 우리의 선택은 자연스레 그 감정을 따라간다. 그런데 그 소음이 진실로 우리에게 유리한 것인지 과연 누가 알 수 있을까?

싱어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런 의문이었다. 호불호를 결정하는 것은 기껏해야 우리의 얕은 경험과 빈틈 많은 계산이다. 나의 경험과 나의 계산이 정말 나를 가장 높은 행복으로 데리고 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나의 작은 배낭 하나를 꽉 움켜쥐고 그것에 의지해 에베레스트 꼭대기를 오르겠다는 태도나 다름이 없었다. 차라리, 삶에서 펼쳐지는 자연스러운 인연들에, 더 큰 경험과 더 큰 지혜에 나를 맡기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래서 좋고 싫은 마음을 따라가지 않고 나를 내버려둔다면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싱어는 지켜보기로 했다. 그는 그것을 하나의 실험이라 여겼으며 스스로 ‘내맡기기 실험(Surrender Experiment)’이라고 이름 붙였다.
“ 참 아름답구나.
비가 내리네. ”
실험은 작은 연습에서 출발했다. 예를 들면 날씨다. 비가 내리는 창밖을 보면 마음은 재잘대기 시작한다. ‘외출하기로 했는데 하필 비가 쏟아진담!’ 마음은 제가 가진 잣대로 즉시 판단을 하지만, 실제로 이 비가 나에게 유리한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예정대로 외출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서 싱어는 판단을 내려놓고, 그저 받아들이는 편을 택했다. 참 아름답구나. 비가 내리네.

싱어는 이와 같은 자세를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해 나갔다. 이직이든, 새 사업이든, 누군가의 부탁이든, 삶이 특정한 방향으로 펼쳐지려 할 때에, 그것에 저항하는 유일한 이유가 자신의 호불호라면 그것을 내려놓고 삶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뜻밖의 경험이 찾아왔고, 의외의 기회가 열렸으며, 놀랄만한 성공에 닿았다. 그 모든 일들은 애써 움켜쥐려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저절로 일어났다.

싱어는 그것이 드넓은 우주를 떠도는 이 작은 행성 위에서 짧은 시간을 살다가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겠느냐고 우리에게 조언한다. 세속의 성공과 영적인 깨달음을 삶을 통해 조화시킨 그의 성공 공식은 다음과 같다. ‘내 앞에 놓인 모든 일을 개인적인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가슴과 영혼을 다해 최선을 다한다. 우주가 직접 나에게 준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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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읽어드립니다>에서는 ‘재우의 서재’ 대표 한재우 작가가 독자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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