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시
7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7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묵묵히 견뎌내는 당신의 땀방울을 사랑합니다
구릿빛 얼굴에 짠 내음의 소금기가
당신의 울타리 안에서 기쁨의 샘터가 되고
가지마다 가득찬 보람의 열매들이
하나 둘씩 영글어가는 소리
싱싱하도록 젊은 7월의 숲에서
나팔소리가 들립니다

7월의 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이 있을 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일과 사랑, 그리고 당신이 소망하는 것들
미래의 동산에 꿈나무를 심고 가꾸는
사람의 밭에는 포기나 절망은
하루도 살 수 없는 땅일 겁니다
보리수 그늘 아래에 서서
내 마음의 작은 하늘을 열어놓고
석가가 다녀 감직한 명상의 집을 짓습니다
행복은 하늘이 아니고 하늘 아래에 사는
연한 잎들의 흔들림 같은 것
그 잎사이로 노래하는 산새들의
지저귐 같은 것

은구슬빛 햇살에 아침부터 살갗이 덥습니다
지붕위에 호박덩쿨이 성큼 커버렸군요
당신의 땀방울 수만큼
빨갛게 익어가는 보리수 열매들,
그리고 또 호젓한 물가,
아버지를 닮은 한그루의 나무를 떠올리며
꿋꿋이 살아가는 7월의 당신에게
푸른편지를 띄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