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행시
쌉싸래한 홉의 향으로
여름날 힐링하기
- 근로복지공단 유성지사 가입지원부의 서지안 대리와 김지혜 주임
찌는 듯한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철에 유독 생각나는 건 시원한 맥주다.
하지만 단순히 맥주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좋은 게 아닐까?
근로복지공단 유성지사 가입지원부의 서지안 대리와 김지혜 주임은
직접 맥주를 담가 좋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한 맥주공방을 찾았다.

sub_writer_deco김희정사진 최성훈

 

맥아즙부터 우려내는
올그레인 맥주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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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공방에서 서지안 대리와 김지혜 주임이 도전한 것은 바로 올그레인 방식의 맥주 만들기다. 올그레인이란 맥주를 만드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으로 밀이나 보리를 빻아서 만든 엿기름에 물을 축여 맥아즙을 만드는 것부터 홉을 넣어 향을 내는 것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해야 한다. 그런 만큼 시간은 많이 소요되지만 진짜 수제맥주를 직접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두 사람은 강사의 설명에 따라 거칠게 갈아낸 맥아를 약 70도가량의 온도로 데운 물에 넣어 고르게 불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때 곡물가루가 골고루 물을 머금도록 휘휘 젓기 위한 팔 힘은 필수다.
“쉽게 접할 수 없고 흔하지 않은 원데이 클래스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 수제맥주 만들기를 신청했어요. 초콜릿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는 해봤는데, 수제맥주는 쉽게 해볼 수 있는 게 아니라 더 신기해요.”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과 약속을 잡기도 어렵잖아요. 언젠가 상황이 좋아지면 동료나 친구들과 함께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요. 오늘 열심히 만들어봐야겠어요.”
맛있는 맥주를 만들어 가족들과 동료들에게 맛보여줘야겠다는 결심에 찬 눈빛이 반짝반짝하다. 이날 만드는 맥주는 모두 에일 종류에 속하는데, 그 중에서도 아메리칸 페일 에일, 인디카 페일 에일이라는 향 좋은 맥주들이다. 보통 한국인에게 친숙한 맥주는 라거 계열이다. 그러나 10도 이하의 시원한 장소에서 몇 개월 동안 발효시켜야 하는 만큼 개인적으로 만들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에일 계열 맥주는 약 20도 가량의 온도에서 발효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발효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거기에 인디카 페일 에일은 홉을 많이 넣는 만큼 향도 독특해 다른 맥주와 비교하며 먹는 재미가 있다는 게 장점이다.
“맥주 지식을 알게 되니까 더 신선하게 다가와요.”
“저도요. 앞으로 수제맥주를 마실 때마다 같이 마시는 사람들에게 엄청 아는척 할 것 같아요. 맥주를 만들 때 이렇게 레시피에 따라 정확히 계량해야 하는 줄은 몰랐거든요. 그래서 더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달콤한 맥아즙,
홉으로 풍미내고 효모로 발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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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온도에서 잘 저어서 당분을 추출한 맥아즙을 맑게 거른 후 팔팔 끓이고 나면 이제 홉을 넣을 차례다. 맥주에서 홉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적지 않다. 맥주 특유의 향을 내는 것도, 쌉싸래한 맛을 내는 것도 홉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맥주의 방부효과를 더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맥주의 탄산은 효모가 책임진다. 효모가 맥아의 당을 먹고 자라면서 배출하는 탄산이 맥주 안에 녹아들기 때문이다. 맥주를 병에 넣은 뒤 밀폐하고 약 2주간 숙성하는 기간 동안 효모는 맥주가 탄산을 머금게 해준다.
이 모든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효모를 넣기 전에는 맥주가 적정 온도로 식는 시간이 있어야 하고, 발효가 이루어지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다림의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카나페를 만들기로 했다.
“평소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카나페를 좋아하거든요. 참치와 방울토마토를 올려 쉽게 만들 수 있으니 더 좋아요. 오늘 만든 맥주는 2주간 숙성이 필요하니 퇴근 후나 주말에 동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특히 7월에 인사이동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 전에 더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에요.”
“대리님과는 입사했을 때부터 같은 팀이었어요. 친하게 지내며 함께 근무했는데 다른 지사로 가실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쉬워요. 그래도 이렇게 대리님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서 정말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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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병에 담에 밀폐하자 수제맥주 만들기 과정이 끝났다. 맥주와 카나페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4시간. 두 사람은 서 있는 시간이 많아 힘들기도 했지만 함께한다는 즐거움이 더 컸다며 밝게 웃는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게다가 날씨까지 덥다 보니 유성지사를 찾으시는 고객 분들도 지친 표정을 하고 계실 때가 있어요. 고객 분들에게 시원한 맥주처럼 어려움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고 싶어요.”
깊어지는 여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을 만들어낸 두 사람의 미소가 한층 환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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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같고 같은 부서에서 일하던 김지혜 주임과 또 다른 추억을 쌓게 되었어요. 지난 달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했던 이윤지 대리의 추천을 받아 참여하게 되었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어 퇴근 후 직원들과 맥주파티를 하고 싶다는 꿈도 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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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생각했던 수제맥주 제조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어요. 맥주에도 레시피와 정확한 계량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정성을 담아야만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두고두고 떠올릴 즐거운 추억을 쌓게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