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편집실 그림 유영주
청와대 경호처의 면접자리에서 지난 6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일하던 중 기계 오작동으로 두 다리를 잃었습니다.
생사를 오가는 수술을 여러 차례,
제 힘으로는 휠체어에 올라타는 것도 힘들 때
제 인생의 첫 번째 어벤져스를 만났습니다.
병원에서 만난 재활치료사님은 휠체어와 운동기구에
혼자 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치료사님의 격려와 칭찬으로 하루하루 힘든 재활치료를 견딜 수 있었고,
점차 좋아지는 제 모습에 저 역시 신이 났습니다.
특수재활팀에서 운영하는 목공예 수업에서 두 번째 어벤져스를 만났습니다.
목공예 선생님의 응원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그때부터 조금씩 희망이 보였습니다.
덕분에 일 년 후, 전국장애인기능대회에서 목공예 부문 금상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세 번째 어벤져스인 물리치료사님은 환자인 저보다도
열정적으로 보행연습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점점 체력과 균형 감각이 좋아졌고
지금은 지팡이 2개로 짧은 거리는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어벤져스를 만났습니다.
사회복지사님이 운영하는 심리치료와 가족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아내의 소중함을 배웠고
고마운 마음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족프로그램 마지막 날에는 리마인드 웨딩 촬영도 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아갈 때쯤
청와대 경호처에서 장애인 경력직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금 이 자리에 섰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근로복지공단이 있어서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2의 인생을 응원해주고 지지해준 든든한 저의 어벤져스!
선생님들이 있어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