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여행
대한민국의 동쪽을 향해서,
울릉도를 가다
우리나라의 최동단은 독도의 동섬이다. 그러나 독도는 여객선을 탄다고 해도
3대가 덕을 쌓아야 독도에 내릴 수 있다고 할 만큼 입도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동쪽 끝에 가까운 곳은 어디일까. 바로 울릉도다.
강릉항과 묵포항, 포항 여객선 터미널, 후포항 등 동해안 지역까지 와서
여객선을 타고 약 3시간가량 배를 타야 하는 만큼 난이도는 높다.
그러나 그만큼 남들이 쉽게 올 수 없는 우리 땅에 왔다는 자부심만큼은 제대로 챙겨갈 수 있다.
5월에도 여객선이 취소될 정도로 날씨를 타지만 그만큼 사람의 손이 덜 닿은 청정한 여행지를 만나본다.

sub_writer_deco김그린 여행작가

 

바위 하나에도
이야기가 붙어있는
성인봉 트레킹
울릉도 최고봉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성인봉은 영험한 명산이라는 이름이 자자하다. 대표적인 설화는 성인봉 가뭄설화다. 성인봉의 영험한 기를 받기 위해 이 자리에 묘를 쓸 때마다 성인봉이 노하여 울릉도에 비를 내려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바다에 외따로 섬이 떨어져 있는 만큼 가뭄이 들 일이 없는데, 기묘하게 가뭄이 드는 경우에는 꼭 성인봉에 안장한 묘를 파헤쳐 다른 곳으로 이장해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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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봉
그러나 등산을 하러 성인봉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까다롭지 않다. 특히 울릉도 안평전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초반에는 급사면을 올라가지만, 능선에 올라서면 가볍게 성인봉까지 트레킹을 할 수 있어 등산 초보자에게 추천할 만한 코스다. 성인봉 자체의 해발고도가 980m를 넘는 만큼 한기를 막는 겉옷은 필수 준비물이다.
성인봉 정상에서는 날씨가 맑으면 울릉도의 전경과 함께 저 멀리 독도까지 볼 수 있다. 또한 성인봉 정상에는 ‘장군의 발자국’이라고 부르는 자국이 남아있다. 본디 울릉도를 이끌만한 큰 장군이 나타날 자리라는 계시나 다름없었으나, 이를 방해하려는 사람들이 혈맥을 끊자 피가 흐르고 흘러 바다에까지 닿았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성인봉 트레킹을 즐겁게 하는 요소가 꼭 오래된 전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울릉도의 가장 높은 곳을 올라가는 길에 있는 숲의 청신한 모습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자체가 이 트레킹의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나리분지로 내려갈 경우, 울릉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볼 수 있는 투막집과 천연기념물 52호인 울릉국화, 섬백리향 군락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다만 버스가 일찍 끊기고 천부까지 나와야만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는 버스를 탈 수 있는 만큼 되도록 오전에 출발해 오후 4시가 되기 전에 트레킹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급자여도 OK,
울릉도에서 바다랑 놀기
육지에서 트레킹을 할 수 있다면 바다에서는 단연 스쿠버다이빙이다. 울릉도를 가는 길은 험난하지만, 스쿠버다이빙은 초급자들도 갈만한 포인트가 있어 수트를 입고 물 속을 보는 것 이상으로 다채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약 20개의 다이빙 포인트가 개발되었고 아직도 다이빙 포인트가 개발 중인 곳이기도 하다. 거기다 연평균 2~30m 이상의 시야를 자랑하는 것도 장점이다. 우리나라 스쿠버다이빙 평균 시야가 5~7m, 시야가 아주 좋은 날이어야 15~20m에 달하는 것 과는 대조적이다. 다이브센터마다 투어를 주로 진행하는 포인트가 다르지만 보통 북쪽에 포인트가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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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수상 레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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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스쿠버다이빙
체험 다이빙도 가능하지만, 깊은 물이 무섭다면 얕은 바닷가에서 할 수 있는 스노클링도 권할 만 하다. 구명복을 입고 체험을 하는 만큼 깊은 곳에 빠질 염려가 없고, 오리발을 끼고 수영을 하니 발을 살짝 저어도 금방 수영을 마스터한 것처럼 물을 쓱쓱 헤칠 수 있어 한층 즐겁다. 수상레포츠로 각지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투명카약과 패들보드에도 도전해 볼 수도 있다. 이런 수상 레포츠는 학포항에서 주로 접할 수 있는데, 학포의 몽돌해안과 만물상 전망대 등과 함께 일정을 짤 수 있어 함께 둘러보기도 좋다.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육지와 바다가 어우러진 모습을 보는 것도 울릉도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활동 중 하나다. 행남, 도동, 촛대암 등 대부분의 구간에 해안산책로가 조성되어있다. 울릉도에서 세 번째로 큰 부속도서인 관음도에도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2012년 울릉도 섬목 지역과 관음도 사이에 연도교가 놓여 한층 접근성이 좋아졌다. 지상에 내려온 세 선녀가 바위로 변했다는 말이 있을 만큼 맑은 물과 단단한 바위들이 어우러져 있다.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관음도를 둘러볼 수 있어 이 시간을 맞춰 가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약 1시간 30분가량 진행되며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울릉도에 대해 한층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울릉도에서만 갈 수 있는 섬,
우리 독도
울릉도에서 가볼만한 관광명소 중 가장 가기 어려운 곳은 역시 독도다. 독도에 배를 대고 땅을 밟을 수 있는 날은 1년에 약 50일 가량밖에 되지 않으며, 배가 뜨더라도 바람과 파도의 상황에 따라 눈으로만 독도를 보고 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독도 주변 해류의 이동 형태가 변화무쌍하여 크고 작은 소용돌이성 해류가 형성되어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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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오가는 정기항로는 하루에 최대 7편 정도다. 왕복 가격은 55,000원 선에서 62,000원 사이로 형성되어 있으며 배에 따라 왕복 3~4시간 정도가 걸린다. 운 좋게 독도에 발을 딛게 되는 경우 약 30분간 항구 일대를 둘러볼 수 있다. 섬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 부두 바깥쪽을 올라 탐방을 하는 것은 울릉군청에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또한 관광목적이 아닌 행사, 집회, 취재, 학술조사, 숙박, 체류 등의 특수목적은 울릉군에 입도신청을 하고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단순관광은 여객선 표를 사면 선사가 자동으로 신고를 하기 때문에 별다른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이렇게 독도 입도 기록이 있는 사람들은 이후 독도 명예주민증을 신청해 받을 수 있다. 독도관리사무소에서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입도했던 날짜와 승선권 번호를 입력하면 희망 주소로 명예주민증이 배달된다. 입도한 다음날부터 신청이 가능하니 쉽게 가기 힘든 곳인 독도에 대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잘 나온 증명사진을 골라 신청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