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만남
4차 산업혁명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주)벤플 대표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국은 전 세계인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
그리고 이세돌이 알파고를 상대로 1승을 거둔 것에 대한 안도감과 경외감을 동시에 느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리가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 보던 것처럼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인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sub_writer_deco김희정사진 한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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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란 정확히 무엇을 뜻하나요?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차와 철도로 대표되고 2차 산업혁명은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전기,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을 말합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혁신이지만, 아직 명확한 개념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Q) 4차 산업혁명 기술 중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이 인공지능(AI)인 것 같습니다

제가 정의하는 인공지능은 기계나 사람 또는 환경을 지능적으로 만드는 방법론입니다. 지능적이라는건 적절히 행동하게 하는 것이죠. 최근 인공지능 방법론이 급격히 발전했는데 시각·청각적인 것을 인공지능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사회 여러 분야에 사용될 수 있어 각광 받고 있습니다.

Q) 현재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도입되어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현재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은 굉장히 믹스되어 있습니다. 어떤 산업에서는 도입되고 있고 또 다른 산업에는 전혀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국가별 차이도 있고요. 우리가 SF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본 인공지능 로봇은 아마도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경험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랑에 빠지거나 위협이 되기도 하는 터미네이터는 영화 속 이야기이지요. 우리는 현실적으로 인공지능을 바라봐야 합니다.

Q) 쉽게 예를 하나 들어주신다면?

회사에서 품질 관리하는 일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제조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사람의 눈으로 검사하려면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양도 적을 뿐만 아니라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스템이 제품을 사진으로 찍어서 대신 검수를 하면 하루에 10만 개까지도 가능해집니다. 또한 광고에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적용되는데 성과가 굉장히 좋습니다.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하려면 성별, 연령, 지역, 관심사 등을 선택한 후 타깃광고를 하는데, 지금은 인공지능이 광고를 할 제품을 가지고 2주가량 다양한 실험을 합니다. 그리고 가장 효과가 좋은 타깃을 선정해 광고를 하는 것이지요.

Q) 얼마 전 세계인공지능학회에 참석하신 것으로 압니다. 세계적인 동향은 어떤가요?

세계인공지능학회에서 매우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생체 정보, 즉 혈당, 몸무게, 혈압 등을 매시간 기록하여 이 사람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주는 것이죠. 그리고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쌓인 생체정보를 가지고 어떤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지는 물론, 심지어 사망 날짜까지 예측 가능해질 것이란 내용이었습니다. 단순히 건강에 안 좋으니 술을 마시지 말라는 것과 그동안 쌓인 생체정보를 바탕으로 어떠한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니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 것의 차이는 굉장히 큽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인간이 더욱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죠.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은 제조, 의학, 학습 등 매우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고 실제로 이와 관련된 개발 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Q)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건 오해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제품과 서비스가 생겨납니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로 인해 TV를 볼 수 있는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3차 산업혁명인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이 엄청 늘었지요. TV 시대와 유튜브 시대를 비교하면 유튜브에 관련된 종사자 수가 훨씬 많습니다. 방송 하나만 두고 봤을 때도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 아니지요.

Q) 일하는 방식의 변화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자동화를 하면 그 직업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받아들여서 자신의 일을 하면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일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동일한 일을 하는데도 더 많은 고객을 상대할 수 있습니다. 빨리 인공지능을 받아들이는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유지하고, 또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공장 자동화의 경우 생산성이 높아지면, 이를 관리하는 직군도 생겨납니다. 실제로 처음에 자동화를 반대하지만, 일을 하다보면 훨씬 일이 편해진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대체되는 인력이 있기는 하겠지만, 일을 편리하게 할 수 있게 된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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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도입되면 제조업 일자리가 없어질 거라는 예측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도입된다고 해도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직접 힘들고 위험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문제가 없는지, 그리고 기계들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관리자가 필요한 것이죠. 또한 여성 고용도 늘어납니다. 컨베이어 벨트나 스마트공장엔 사람의 힘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남성보다 힘이 약한 여성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것이죠. 사람이 하기 힘들고 어려운 곳부터 인공지능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도입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새로운 고용이 창출되기도 하는 것이죠.

Q) 인공지능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4차 산업혁명이 올 거다 안 올 거다, 또는 어떤 영향이 있을 거다 없을 거다를 예측하고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 적응해야 합니다. 일자리 측면에서만 본다면 마이너스가 되는 일자리도 있겠지만 플러스가 되는 부분이 더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마이너스가 될 것 같은 분들은 변화를 빨리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으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지금 발전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경험해보고 알고있으면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Q) 새로운 것으로의 변화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예를 들면 스마트폰은 2009년에 만들어졌고 유튜브는 2016년부터 있었습니다. 지금 스마트폰이나 유튜브 사업을 통해 수십 억, 수백 억을 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시에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었습니다. 그때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고 활용한 사람들이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수익을 내는 것이지요. 4차 산업혁명이 온다고 했을 때, 이걸로 돈을 벌겠다고 생각해보면 좋을 듯합니다. 욕심을 갖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 온다고 하는데 내가 어떻게 기회를 잡을까? 이런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셨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교수이면서 벤플이라는 사물인터넷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인공지능 분야의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는데요. 교수로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해 더 좋은 논문이나 책을 집필하고 싶고, 사업가로서는 현재 20~30대가 만든 좋은 기술들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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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희망나무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2016년에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한국에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큰 임팩트를 남겼습니다. 모두가 인공지능을 알게 된 것이죠. 이런 문명사적인 이벤트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축복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게 된 것이니까요.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 경험하고 적응하고, 더 나아가 활용할 수 있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