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읽어드립니다
탁월한 실력자는 연습하는 요령이 다를 뿐
-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제프 콜빈>

sub_writer_deco한재우

 

모차르트가 아주 훌륭한 곡들을 쓰기는 했지만
그가 작곡하는 방식은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어느 분야에서건 평범을 훌쩍 뛰어넘는 탁월한 실력자들을 만날 때 우리는 종종 ‘나와 다르다’는 경외감에 휩싸이곤 한다. 그리고 여기서 ‘다르다’는 말 앞에 생략된 주어는 ‘타고난 재능’이다. 이런 생각을 압축하는 말이 바로 천재(天才), 하늘로 부터 특별하게 부여받은 재능이다. 여기에 꼭 들어맞는 역사적인 인물을 딱 한 사람만 꼽자면 작곡가 모차르트가 있다. 다섯살에 작곡을 시작했고, 여덟 살에 처음 공식 석상에서 연주했으며, 평생 626편의 작품을 남겼는데, 이 모든 탁월함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나이가 고작 35세였으니 ‘천재’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모차르트에 대한 연구가 깊어지면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첫째, 그에게는 세 살 때부터 강도 높게 작곡과 연주 훈련을 시킨 아버지 레오폴트가 있었는데, 레오폴트는 당대에 권위 있는 음악 교육자였다. 둘째, 모차르트가 ‘작곡’ 했다고 알려진 초창기 곡들 중에는 그저 다른 사람의 곡들을 조각보 바느질을 하듯 뜯어 붙인 것이 많았다. ‘작곡’이라기보다는 ‘습작’에 가까운 악보였다. 셋째, 게다가 그 작품들은 세상에 나오기 전에 항상 레오폴트의 수정을 받았다. 초등학생 자녀의 방학 숙제를 엄마가 대신 해주듯이 말이다.

요약하자면 이런 이야기다. 모차르트는 저절로 모차르트가 되지 않았다. 대신 아주 어려서부터 한집에 사는 음악 스승에게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 거기에 이르렀다. 제대로 된 연구 덕분에 이제 우리는 ‘타고난 재능’ 대신에 그가 가진 탁월함의 진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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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선수들이 과거보다 뛰어난 것은 다른 조건이 달라서가 아니라 연습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타고난 재능’에 대한 착각이 모차르트뿐일까. 주위에서 만나는 탁월함에 대하여 ‘타고난 재능’이라는 손쉬운 꼬리표를 붙여버리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사례들이 더 있다. 올림픽의 육상 기록은 인간의 한계에 대한 도전이라고 부를만하다. 그런데 100년 전 올림픽 기록은 지금의 고등학교 육상부 선수와 비슷하다. 1908년 올림픽 남자 마라톤 기록은 현재 미국 고등학생 최고 기록보다 20분 이상 느리다. 1908년 남자 200미터 기록은 22.6초였다. 미국 고등학생은 그보다 2초는 빨리 달릴 수 있으며, 대한 육상 연맹의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 남자 중학생들의 TOP 10 기록도 그보다는 빠르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13세기의 위대한 사상가였던 로저 베이컨은 ‘수학에 통달하려면 3~40년은 걸린다’라고 이야기했지만, 그가 경탄한 고난이도의 수학을 지금은 고등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1878년 차이콥스키는 자기가 완성한 바이올린 악보를 들고 당대 최고의 연주자인 레오폴트 아우어를 찾아갔는데, 연주가 불가능한 곡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지금은 음대를 졸업한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도 연주할 수 있는 곡이다. 곡도 같고, 사람도 같고, 바이올린도 같다. 고작 몇 백년 사이에 인간의 타고난 재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랍도록 탁월한 성과가 여러 분야에서 가능하게 된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연습이 점점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당신이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당신은 그만큼 차별화된 존재가 된다.
탁월함의 비밀은 단지 연습의 요령에 있다. 제프 콜빈은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에서 같은 시간을 들이고도 탁월함에 더 빨리 다가가게 하는 연습의 특징을 정리했다. 이른바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라고 불리는 개념이다. 첫째, 어떻게 해야 실력이 늘지를 고민해서 연습을 정확히 ‘설계’할 것. 둘째, 그렇게 설계된 움직임을 ‘반복’할 것. 셋째, 자신의 움직임이 맞았는지 틀렸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것. 이처럼 설계, 반복, 피드백의 세 가지 요소가 모두 들어갈 때만 효율적인 연습이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개념은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 적용해 볼 수 있다. 헬스클럽을 몇 년째 다니면서도 제자리인 웨이트 무게, 쌓여가는 연차에 비해 좀처럼 늘지 않는 업무 실력, 몇 년째 반복되는 새해 다짐이 무색한 ‘영어 공부’까지. 잘 되는 사람에게는 잘 되는 이유가 있듯, 안 되는 데도 안되는 원인이 있다. 어떻게 해야 더 나아질지, ‘연습 방법’ 자체를 고민한 적이 있는가. 만약 그런 적이 없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을 것이다. 그냥 연습해 온 지금까지의 습관을 버리고,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으로 바꾸어 가기를. 우선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우리는 달라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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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읽어드립니다>에서는 ‘재우의 서재’ 대표 한재우 작가가 독자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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