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가 아주 훌륭한 곡들을 쓰기는 했지만
그가 작곡하는 방식은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어느 분야에서건 평범을 훌쩍 뛰어넘는 탁월한 실력자들을 만날 때 우리는 종종 ‘나와 다르다’는 경외감에 휩싸이곤 한다. 그리고 여기서 ‘다르다’는 말 앞에 생략된 주어는 ‘타고난 재능’이다. 이런 생각을 압축하는 말이 바로 천재(天才), 하늘로 부터 특별하게 부여받은 재능이다. 여기에 꼭 들어맞는 역사적인 인물을 딱 한 사람만 꼽자면 작곡가 모차르트가 있다. 다섯살에 작곡을 시작했고, 여덟 살에 처음 공식 석상에서 연주했으며, 평생 626편의 작품을 남겼는데, 이 모든 탁월함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나이가 고작 35세였으니 ‘천재’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모차르트에 대한 연구가 깊어지면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첫째, 그에게는 세 살 때부터 강도 높게 작곡과 연주 훈련을 시킨 아버지 레오폴트가 있었는데, 레오폴트는 당대에 권위 있는 음악 교육자였다. 둘째, 모차르트가 ‘작곡’ 했다고 알려진 초창기 곡들 중에는 그저 다른 사람의 곡들을 조각보 바느질을 하듯 뜯어 붙인 것이 많았다. ‘작곡’이라기보다는 ‘습작’에 가까운 악보였다. 셋째, 게다가 그 작품들은 세상에 나오기 전에 항상 레오폴트의 수정을 받았다. 초등학생 자녀의 방학 숙제를 엄마가 대신 해주듯이 말이다.
요약하자면 이런 이야기다. 모차르트는 저절로 모차르트가 되지 않았다. 대신 아주 어려서부터 한집에 사는 음악 스승에게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 거기에 이르렀다. 제대로 된 연구 덕분에 이제 우리는 ‘타고난 재능’ 대신에 그가 가진 탁월함의 진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