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정부의 온열질환 응급실 관리체계가 5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1년 중 무더위를 겪는 시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의미. 특히 전체 온열질환자의 84.1%가 6월과 8월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늦여름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글.
김초엽 가정의학과 전문의
건강한 여름 나기 이렇게 준비하세요!
물 자주 마시기
단 신장질환자는 의사와 상담 후 섭취
시원하게 지내기
• 외출 시 양산이나 모자로 햇볕 차단하기
• 헐렁하고 밝은 색의 가벼운 옷 입기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하기
매일 기온 확인하기
열탈진과 열사병, 어떻게 구분하고 예방할까요
열탈진(일사병)
열사병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온열질환
지난 5월부터 온열질환 응급 감시체계가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다. 여름철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이 어려워진 탓에 올해는 온열질환 관리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신고된 현황을 살펴보면 온열질환자는 총 1,078명으로 사망자는 9명에 이른다. 또 남자가 833명으로 245명인 여자보다 많았고,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50대가 244명인 22.6%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19명, 40대가 169명, 70대가 113명 순으로 40~70대 중장년층이 전체의 69.1%를 차지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50대 이상이 6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의 말에 따르면 올여름은 평년보다 덥고, 특히 5월부터 이른 더위가 찾아와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온열질환은 실내외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때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우리가 가장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온열질환으로는 일사병과 열사병이 있는데, 이 밖에 열경련, 열실신, 열피로 등도 쉽게 나타난다.
증상으로 알아보는 온열질환
일사병은 강한 햇볕과 더위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서 체온 조절이 잘 안 되어 생긴다. 주로 두통이나 어지럼증, 무기력감, 근육통과 부정맥이 나타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빠른맥과 저혈압 등이 나타난다. 만약 이러한 증상을 느낀다면 바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주어야 한다. 단추를 풀고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하여 혈액순환을 돕는 것도 좋다. 수분과 전해질 보충은 필수. 그러나 40도 이상의 고열이 생기거나 의식이 혼미해진다면 바로 병원으로 이송해 급속냉각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더위에 오래 노출되었지만 땀은 나지 않고, 속이 울렁거린다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주로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중독자 등에서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한다. 일사병(열탈진)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으며, 중추 신경계 마비로 혼수상태로 이어져 사망에 위험에 이를 확률이 높다. 얼굴이 창백해지고 구토 및 식은땀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데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는 동시에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물을 마시게 하면 질식할 수 있으니 많은 물을 한꺼번에 제공하면 안 된다.
더위 속에서 장시간 운동한 뒤 근육 경련이 났다면 열경련을 의심할 수 있다. 시원한 그늘에서 근육을 스트레칭 시켜주고 최소 몇 시간 정도는 격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전해질 음료도 도움이 되는데, 만약 없다면 1ℓ 물에 소금을 조금(한두 티스푼) 넣어 보충할 수 있다.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는 일광화상도 여름철 자주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만약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면 찬물이나 얼음으로 찜질해 진정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