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여느 때보다 조용한 휴가를 맞이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휴가가 지루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 내 집이 즐거워지는 문화 처방전을 전해드립니다.
정리. 편집실
독자 김철환 님의 추천 전시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 국립민속박물관 온라인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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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주전자에 막걸리를 받으러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벌컥벌컥 어찌나 맛있게 드시던지, 몰래 손가락으로 콕 찍어 맛보면 달달하면서도 쿰쿰한 냄새가 꼭 구겨진 양말 같았는데요. 이제는 압니다. 고된 일을 끝내고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의 기가 막힌 맛. 국립민속박물관이 막걸리의 문화•역사적 의미를 살펴보는 특별전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을 박물관 홈페이지(makgeolli.nfm.go.kr)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1부 ‘막걸리를 알다’에서는 막걸리 관련 상식과 역사를 소개하고, 2부에서는 막걸리를 빚는 양조장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양조장에서 쓰는 누룩과 막걸리 빚는 도구를 이 전시로 인해 처음 알게 됐어요. 특히 충남 논산 양촌주조장, 전남 나주 남평주조장 등 막걸리가 탄생하는 곳을 360도 가상현실(VR) 영상으로 볼 수 있어 특별했습니다. 마지막 3부 전시에서는 막걸리를 사랑했던 예술가들의 예찬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의 막걸리 사랑도 재미있었고요. 전시를 보고 나서 집에서 파전 한 장 부쳐 시원한 막걸리 한 잔 곁들이면 여기가 바로 천국인가 싶어요.
조영숙 님의 추천 도서
<폭풍의 시간>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 북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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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한국형 오컬트 영화가 지난 달, 넷플릭스에서 개봉했습니다. <제8일의 밤>은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한 8일 간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깨어나지 말아야 할 요괴의 양쪽 눈 즉, 붉은 눈과 검은 눈이 서로 만나서는 안되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 둘이 만나 하나가 되면 인간 세상은 고통과 어둠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란 무서운 예언이 존재하죠. 그것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어 수천 년 동안 부처에 의해 봉인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리함만 찾으면 금강경을 증명할 수 있다는 광기 어린 교수로 인해 붉은 눈이 먼저 깨어나게 됩니다. 과연 이들은 8일 안에 나머지 검은 눈이 깨어나는 것을 막고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요?
독자 권선영 님의 추천 영화
<제8일의 밤> NETFLIX 7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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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밤,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한 편 어떠세요? <폭풍의 시간>은 드넓은 북미대륙의 심장부와 해안지역을 종횡무진 오가며, 자연과 공존하는 시골 목장의 일상, 화려한 음악 산업의 생생한 현장을 교차해 보여줍니다. 집 안에서 먼 미국을 두루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지요. 또 한 여성의 성찰과 선택의 연속, 영혼을 바친 꿈의 실현, 정착과 유랑 모티프, 그리고 악상과 노래를 통한 음악을, ‘사랑을 받으려는 욕망의 노래’를 함께 형상화 했습니다. 끔찍한 과거를 가진 여주인공이 뉴잉글랜드의 목가적인 소도시 록브리지에서 드디어 자기가 진짜 믿을 수 있고 자신을 무조건 사랑해주는 의사 폴 서튼을 만나 새로운 출발을 결심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뜻대로 되지 않는데요. 살인사건과 폭력, 경찰과 연쇄살인범의 등장까지 로맨스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매력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