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수 님이
순천병원 진단검사의학실
송은선 차장님께
신뢰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그리고 서서히 쌓여갑니다.
이렇게 생긴 믿음은 아주 단단해서 좀처럼 무너지는 법이 없지요.
류진수 님 가족의 단단한 믿음으로 자리 잡은 순천병원 의료진의 한결같은 친절처럼요.
저는 순천병원에 입원한 류지택 환자의 아들 류진수입니다.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저에게 병원이란, 그저 몸이 아플 때 치료받으러 가는 곳이었습니다. 아플 때 찾는 곳이다 보니 병원을 생각하면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말을 들을 것 같다는 막연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살아 계실 때 병원을 찾을 일이 있으면 유독 순천병원을 고집하셔서 점차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순천병원을 찾을 때마다, 많은 의료진이 저희 모자를 기억해 주셨습니다. 지난번에는 어디가 아팠는지, 이번의 경과는 어떤지 가족처럼 물으시던 직원분들은 어머님이 노환으로 세상을 뜨시던 날까지 저희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연로해지신 아버지가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하시고 후유증을 겪기 시작하셨을 때, 다시 순천병원을 찾게 되었지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오랜 투병 생활로 혈관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다.
특히 주사를 맞거나 채혈을 할 때마다 유독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가슴 한편이 먹먹해집니다. 하지만 이는 환자뿐만 아니라 주사를 놓고, 채혈을 해주시는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일 거로 생각합니다. 또다시 가족의 병환과 싸우며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 즈음이었습니다. 순천병원 진단검사의학실에서 송은선 선생님을 만난 후 저희 아버지께서는 점차 바늘을 무서워하시지 않게 되었습니다.
송은선 선생님께서는 늘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아프지 않게 채혈해 주시며 환자를 안심시키는 말을 자주 해주시곤 하셨습니다. 특히 연세가 있으신 아버지께서 여기저기 아픈 곳이 있다며 하소연을 하셔도 항상 잘 들어주시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직업 특성상 근무시간이 불규칙해 쫓기듯 병원에 오는 날도 송은선 선생님께서는 여유로운 웃음으로 맞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늘 불편한 게 없는지 신경 써 주시니 병원에 오는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도 어머니처럼 늘 주변 분들에게 순천병원에 대한 좋은 얘기를 많이 하십니다.
무엇보다 자식 입장에서 병원에 가는 길을 불편해하지 않으시는 아버지 모습이 참 고맙습니다.
이렇게 좋은 직원분과 인연이 닿게 되어 행복합니다.
저 역시 공직에 몸을 담고 있지만, 순천병원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항상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이 글을 통해 언제나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시던 송은선 선생님과 진단검사의학실 선생님들, 그리고 순천병원의 모든 직원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