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늘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동료가 제게 '김 대리는 다 좋은데 말투가 문제야'라고 하더라고요.
아내도 종종 제 말에 상처 받는다고 하던데, 사실 전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틀린 말을 한 적도 없는데 상처를 받았다니 정말 제 잘못인가요?
글. 김미화 심리상담가 그림. 최지예
적을 만드는 가장 쉬운 도구, 말
우리 삶에 있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가 바로 인간관계 아닐까요?
게다가 기술의 발전으로 SNS나 인터넷 등 사람 간의 소통의 도구도 날로 늘어나고 있지요.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도구로 소통해야 하는 시대. 따라서 사람들은 상대방의 언어에서
오는 신호에 더욱 민감해집니다. 특히 SNS로는 상대방의 표정이나 감정을 읽을 수 없기에
더욱 어떤 말을 쓰느냐가 중요해지지요.
잘 자각하지 못하지만, 생각보다 우리는 부정형의 언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수영 코치가 선수에게 "초반에 너무 빨리 헤엄치지 마"라고 한다면,
물론 이는 당연한 이유가 있습니다. 선수를 위한 조언이라고 여길 만도 하지요. 그러나 문제는
이런 부정형의 조언이 생각보다 효과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감정적으로 반발심리를 줄
뿐이지요. 왜냐하면 사람의 뇌는 말해진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뿐, 반대되는 모습을
그려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말을 조금 바꾸어볼까요? 너무 빨리 헤엄치지 말라고 하는 대신
"초반에 속도를 내지 말고 천천히 시작해 꾸준히 헤엄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은
‘어쩌라고?’라는 반응 대신 ‘아,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말'은 결국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입니다.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에게 전달되어야
비로소 완성되지요. 막연한 부정형을 쏟아내기보다는 상대방의 관점에서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해보세요.
내 말 속의 부정적인 언어 버리기
평소 '하지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한 대화 전문가는
'하지만'이라는 단어를 '대화를 말싸움으로 바꾸는 망치'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번 도와준 일은 고마워. 하지만…" 혹은 "물론 당신의 말이 맞고 제가 실수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지만’이라는 말이 계속 등장한다면 결국 반박이 이어지고 대화는 부정적으로
흐르고 맙니다. 부정적인 인상의 대화를 남기는 사람의 대부분이 ‘하지만’이라는 언어를 습관적으로
사용하곤 합니다. 내 말속에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언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보세요.
물론 늘 좋은 이야기만 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거절의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표현은 마음의 벽을 만듭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 상대가 얻을 수 없는 것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로 인해 상대가 얻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대화를 시도해보세요. "오늘은 너무 바빠서 어렵지만, 내일 오후쯤 알아봐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정말 도와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번 주는 업무가 너무 많이 밀려서요.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식으로 공감을 전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