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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들과 빚은 새로운 추억

인천의 한 카페공방에 활기찬 웃음소리가 가득 들어찬다. 경인지역본부 직원 5명이 그 주인공이다. 찜통에 가득 담긴 찹쌀과 단호박, 누룩과 생수가 이들을 반긴다. 강사가 나눠 준 종이에 ‘단호박 막걸리 만들기’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오늘 다섯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이유다.

I 김연지 대리 I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는 종종 저 희끼리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거 든요. 지금은 2년째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그때의 추억을 되새기며 새로운 체험을 해보고 싶어서 모였어요.


조성현 대리와 배지이 주임은 가입지원1부, 권호현 대리는 가입지원2부 소속이다. 김연지 대리와 문미소 대리는 각각 복지사업부와 부정수급예방부에서 일한다. 이런 그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동기’다. 다섯 사람은 모두 2018년 초에 경인지역본부에 들어온 입사 동기로, 그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튼튼한 우정을 쌓고 있다.


I 권호현 대리 I 모든 신입사원이 그렇듯, 저희도 처음 들어왔을 때 서툰 면이 많았어요. 물론 선배님들이 일 을 잘 가르쳐주시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어보 기 애매하거나 죄송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 럴 때 메신저를 활용하거나 잠깐씩 만나서 서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해결해 나갔어요. ‘동기가 있다는 게 이런 거구나’하며 무척이나 든든했죠.


다섯 명이 그 무렵의 기억을 하나 둘씩 끄집어내는 사이, 준비를 마친 강사가 이들을 체험공간으로 안내한다. 단 호박 막걸리의 첫 번째 단계는 누룩 계량이다. 막걸리 발 효를 위해 첨가하는 필수 재료인데, 보통 물 1ℓ에 누룩 130~150g을 사용한다. 누룩이 많을수록 무겁고 진한 *본 수업은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 40맛이 난다는 것이 강사의 설명이다. 취향에 따라 누룩을 계량한 이들이 생전 처음 마주한 누룩 냄새를 맡아본다. 배지이 주임이 꿉꿉한 화분 냄새가 난다고 말하자, 문미소 대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향기가 구수하다고 맞장구친다. 누룩 냄새 하나만으로도 수다 삼매경에 빠지는 이들을 바라보던 강사가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다섯 분 정말 친하신가 봐요. 오늘 막걸리가 더 잘 만들어지겠는데요?” 그 말에 또 한 번 웃음꽃을 피우는 다섯 사람. 덕분에 체험 분위기가 더욱 밝아진다.

정성과 시간이 가득 담긴 ‘맛 좋은 우애’

계량한 누룩을 물에 푼 뒤 알맞게 불은 찹쌀과 단호박을 찜통에 안치는 다섯 사람. 한 사람당 1kg 내외를 사용해야 하다보니 그 무게도 상당하다. 건장한 조성현 대리와 권호현 대리가 통을 올리고 불을 걸자, 고두밥 익는 고소한 냄새가 금세 카페공방 안을 채운다. 그 사이 막걸리의 어원과 역사에 대해 소개한 강사가 냉장고로 다가간다. “얼마 전 빚은 귤 막걸리가 있는데, 시간이 있으니 조금씩 맛보세요.” 동기들과 잔을 부딪친 배지이 주임이 말을 잇는다.

I 배지이 주임 I 재작년까지는 함께 배 낚시를 다녀오기도 하고 저녁과 반주를 곁들이며 고민에 대해서도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은 다섯 명이 함께 모일 수 없으니 참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오늘 체험을 위해 이렇게 모여서 잔을 한데 모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다 익은 고두밥이 빨리 식도록 고르게 펴는 와중에도 이들의 대화는 끊길 줄 모른다. 이번에는 서로의 성향에 대한 이야기다. 권호현 대리는 긍정적이어서 주변 사람들의 신망이 두텁고, 배지이 주임은 마음이 단단하고 공사를 잘 구분한다. 김연지 대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잘 공감하고 속정이 깊으며, 문미소 대리는 가장 어른스럽고 언제나 친절하다.

I 문미소 대리 I 조성현 대리님은 저희 사이에서 ‘성버지’라고 불려요. 아버지처럼 무게감 있게 중재를 잘하고, 힘든 일이나 고민이 있을 때 동기들을 잘 다독여주죠. 다섯 명의 성격과 특징이 제각각이어서 더 친하게 지내는지도 모르겠네요.


어느새 다 식은 고두밥이 누룩과 고루 섞인다. 하지만 단호박 막걸리 만들기는 끝이 아니다. 지금부터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깨끗한 손으로 하루에 한두 번씩 고두밥을 뒤섞어야 하고, 온도를 25℃ 내외로 유지해야 한다. 이렇게 사나흘을 보내면 건더기가 가라앉는데, 면포로 액체를 걸러 분리하면 드디어 단호박 막걸리가 완성된다. 강사의 마지막 설명을 들은 조성현 대리가 동기들에게 속마음을 건넨다.

I 조성현 대리 I저는 사진 찍고 그림 그리는 게 취미라 서,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뭔가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아 요. 앞으로 명순 주임님은 저에게 운동을 가르쳐 주세요. 저는 손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취미를 알려드릴게요. 그러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우리도 막걸리처럼 오랜 정성과 시간을 들인 끝에 여기까지 왔네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오래도록 서로 의지하며 행복한 직장생활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요. 참, 막걸리 익으면 조금씩 가져와요. 우리처럼 맛이 제각각인지 비교해보고 싶으니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