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를 렌즈로 만들어 주의를 모으고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 온전히 정신을 집중하라.
1922년 칼 융은 볼링겐이라는 작은 마을에 2층짜리 돌집을 지었다. 중세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공간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단순한 집이었다.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였던 그가 돌집을 지은 이유는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강의와 상담이 없는 주말이면 도시를 떠나 볼링겐으로 왔고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집필에 매진했다. ‘집단 무의식’이라는 키워드로 유명한 분석심리학은 이와 같이 칼 융이 적극적으로 가진 집중의 시간에서 탄생한 결과물이었다.
사실 영향력을 남긴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면 칼 융의 작업 방식과 유사한 모습을 많이 찾을 수 있다. <수상록>의 몽테뉴는 대저택의 한쪽 구석 탑에 서재를 만들어 틀어박혔다. 마크 트웨인은 <톰 소여의 모험>을 쓸 때 농장에 있는 헛간에 일부러 들어갔다. 빌 게이츠는 일 년에 두 번 모든 업무에서 벗어나 외딴 시골에 머무는 ‘생각 주간’을 가지고, 작곡가 그리그는 호숫가 옆에 빨간 오두막을 짓고 작업실로 썼다. 이 행동들의 공통점은 집중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를 차단하고 일정 시간 한 가지 일에만 적극적으로 몰두하는 것. 바로 칼 뉴포트가 ‘딥 워크(Deep Work)’라고 이름 붙인 작업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