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은 원데이 클래스가 활성화된 분야 중 하나다.
다양한 제과 재료를 사용해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디저트를 만들다 보면 그 향에 손끝부터 물들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마카롱은 이 분야에서 인기 있는 아이템 중 하나다. 취향대로 알록달록한 색을 반죽에 물들이는 과정도 재미있고,
다 만든 다음에 버터크림이 샌드된 풍부한 맛을 즐기는 것도 뿌듯하기 때문이다.
이번 우행시에서는 광주지역본부 가입지원2부의 박한슬 대리와 노예서 주임, 경영지원부 김지인 주임,
광주 광산지사 재활보상부의 성유송 주임이 함께 모여 다섯 가지 맛의 마카롱을 만들었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다른 부서나 지사로 발령받아 뭉치지 못했던 네 명이 오랜만에 만나 반짝이는 추억을 쌓았다.
글 김희정 사진 이복환
달걀 흰자의 거품이 꺼지지 않게,
꼬끄 만들기
마카롱은 원데이클래스에서도 만드는 난이도가 까다로운 디저트 중 하나다. 달걀노른자와 버터가 분리되지 않게 만드는 버터크림도 초보자에게는 쉽지않지만, 난이도를 올리는 주범은 마카롱의 바삭한 과자 부분, 꼬끄다. 달걀 흰자에 설탕과 아몬드가루를 섞는 것까지는 모두 비슷하지만, 선생님이 미리 만들어놓은 필링의 색에 따라 각자 다른 색의 식용 색소를 신중하게 골라낸다. 각자 다른 맛의 마카롱을 만들어서 나중에 다 같이 나눠 가지자고 한 만큼 색도 최대한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골라낸다. 그 중 크림치즈 맛 마카롱을 만들겠다고 고른 사람은 광산지사로 발령받은 성유송 주임이다.
“제가 핑크색을 엄청 좋아하는데 크림치즈 맛 마카롱 꼬끄가 핫핑크색이라서 되게 예뻐요. 저 말고도 좋아하는 색으로 마카롱 만드는 걸 고른 사람이 있네요.”
노예서 주임이 그 말을 받으며 웃는다.
“저도 노란색을 좋아해서 그 색으로 마카롱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마침 커피 맛 마카롱이 노란색이길래 바로 골랐어요.”
평소에도 평일이나 주말을 막론하고 시간을 맞춰서 맛집 탐방이나 드라이브 등 함께 시간을 자주 보냈던 만큼 오랜만에 보는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감돈다. 특히 이번 원데이 클래스는 박한슬 대리에게는 처음으로 다함께 하는 기념할만한 클래스다. 마카롱을 좋아해서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있었지만, 좋은 친구들과 함께 체험을 하니 한층 더 즐겁다.
“제가 좀 무심한 편인데, 예서 주임이나 지인 주임은 입사 동기라고, 또 유송 주임은 업무적인 부분도 많이 알려주면서 절 많이 챙겨줬거든요. 이렇게 친구들이 추억을 만들어보자고 또 챙겨줘서 정말 고마워요.”
박한슬 대리가 워낙 집순이라 원데이 클래스는 잘 오지 않았었다며 김지인 주임이 말을 잇는다. 보통 어디 가자, 뭘 해보자 하면 바로 실행에 옮겨지는 편이었지만 유독 원데이 클래스는 박한슬 대리를 빼고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예전에도 베이킹 클래스나 석고 방향제 클래스에 같이 간 적이 있었거든요. 노예서 주임은 원래 뭘 만드는 걸 좋아해서 원데이 클래스에 관심이 많았던 편이기도 하고요.”
달걀 흰자 거품이 가라앉지 않게 잘 섞은 꼬끄 반죽을 짤 주머니에 넣고 동그랗게 짜는데 돌입하다 보니 그만큼 말 수도 줄어든다. 베이킹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확 와닿기도 하지만, 되직하게 만든 반죽을 깔끔하고 동그랗게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까다로운 일이다. 반죽에 뿔이 생기지 않게끔 마무리를 하는 것이 포인트인데 박한슬 대리가 김지인 주임을 보면서 놀리는 것에 또 한 번 빵 터지는 분위기다.
“지인 주임은 진짜 못한다. 좀 뿔이 생기지 않게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아 대리님이 웃는 게 너무 웃겨서 집중을 못 해서 그런거야. 대리님이 그만 웃으면 나도 좀 집중해서 할 수 있다고요. 그만 좀 웃어봐요.”
이렇게 동그랗게 짜낸 꼬끄 반죽은 바람에 솔솔 말리기 시작하면 큰 산은 넘긴 셈이다. 저온에서 말리듯이 구운 뒤 버터와 달걀노른자, 그리고 콩가루나 초콜렛, 크림치즈 등을 섞은 필링 크림을 짤주머니로 다시 짜 주는 것에 돌입한다.
각자 맡았던 마카롱에 필링 크림을 짜 주고 난 뒤에도 꼬끄는 여러 개가 남았다. 두 개의 꼬끄를 합쳐서 하나의 마카롱을 완성하기 때문에 서로 짝이 맞는 꼬끄를 합체해야 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과정이었던 만큼 못생기거나 짝이 안 맞는 꼬끄가 많이 탄생한 것이다. 예전에 한번 다른 가게에서도 마카롱 클래스에 참여해봤다는 노예서 주임은 여전히 마카롱은 어렵다며 한숨을 내쉰다.
“반죽을 잘 짜야 한다는 건 아는데, 제 손으로 하기에는 너무 어려워요. 나중에 디저트를 곁들이는 카페를 만들고 싶은데, 꼬끄가 너무 못생긴 게 많이 나와서 아쉽기도 하고요.”
평소 마카롱을 사 먹을 때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다는 성유송 주임도 말을 얹었다.
“마카롱을 만드는데 이렇게 수작업이 많이 들어가는 줄 몰랐어요. 기계로 뚝딱뚝딱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구나 싶어서 놀랐기도 했구요. 왜 마카롱이 비싼지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예쁘게 만든 마카롱을 다 함께 나눠 가지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전에 집에서 마카롱을 만들었다가 장렬하게 실패하는 경험을 했던 김지인 주임도 그중 하나다. 전문가의 손길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마카롱 클래스에서 깊이 실감한 것이다.
“예전에 집에서 만들었을 때는 꼬끄를 만드는 것부터 실패했었거든요. 사실 조리법이 조금만 달라져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만들어보면서 그때가 기억나더라고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지만 앞으로 마카롱은 사 먹겠다는 결심이 섰어요.”
각각의 색채를 곱게 뿜어내는 마카롱을 나누며 그동안 함께 나누지 못했던 수다를 떠는 그들의 모습은 사진으로만은 담을 수 없는 우정이 오롯하게 배어나는 광경이었다.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이야기도 나누며 달콤한 결과물까지 챙겨가게 된 점도 즐거운 분위기에 한몫했다. 이번 클래스를 계기로 다 함께 모여 리프레시를 할 수 있었다는 네 명의 얼굴에도 웃음이 한껏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