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여행
대한민국의 중심, 충주
물과 함께 어우러지다
충주를 일컫는 옛 이름으로 중원이라는 지명이 있다. 한반도의 가운데에 있는 지역이라 하여 삼국시대에는 군사적 요충지로 주목받았던 데에서 기인한 지명이다. 중원고구려비가 이 지역에 세워진 것도 충주의 전략적 중요성을 나타내는 사례다. 이런 충주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드라마를 통해 충주의 아름다운 경치가 알려진데다 잘 조성된 둘레길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내고 있다. 가을이 드리워진 충주의 풍경을 만나보자.

sub_writer_deco김그린 여행작가사진 충주문화관광

 

갈대 가득한 비내섬 가는 길,
비내길을 걷다
충북 충주의 자연휴식지는 자연경관이 우수한 곳을 대상으로 취사, 야영행위 등이 금지된 공간을 일컫는 말이다. 남한강이 지나가며 갈대숲이 우거진 비내섬 역시 이 자연휴식지로 지정된 곳 중 하나다. 본래 충주에서도 차로 캠핑하는 차박의 성지로 이름 높았던 곳이지만 갈대숲의 아름다운 풍경을 지키는 데 위험요소로 지목되며 현재는 야영행위가 금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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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
이런 비내섬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계기는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가 큰 역할을 했다. 드라마에 담긴 갈대숲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끼고 싶다면 비내섬만 잠시 들러도 좋을 정도다. 그러나 산과 강이 어우러진 경치를 바라보고 싶다면 비내섬 근방에 조성된 비내길을 걷는 것도 권할 만하다. 비내길은 1구간과 2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1구간은 전체 길이 7.5km로 2구간에 비해 짧고 난이도가 낮은 길이다. 앙성온천광장에서 시작해 앙성천을 따라 방죽길과 자전거도로를 넘나들며 걷다 보면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철새전망공원이 나온다. 철새전망공원에서 조대나루까지 이어지는 강변길은 비내길 1구간의 백미로 손꼽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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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길
비내길 1구간이 조대나루에서만 비내섬을 일별하고 지나가는 것과는 달리 2코스는 난이도가 다소 높지만, 비내섬의 풍광을 걸으면서 오롯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새바지산의 오솔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지나간 뒤, 조천리 마을회관에서 비내섬을 이어주는 비내교까지 가는데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아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이 함께 걸어도 좋은 길이다.
탄금호에 자리 잡은 평화,
중앙탑 사적공원
탄금호 주변에는 다양한 박물관과 체험 아카데미가 자리해 있다. 그중 사적공원으로서 유유자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중앙탑 사적공원이다. 탄금대의 서쪽, 탑평리 칠층석탑은 언제부터 중앙탑으로 불렸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 이름이 오래되었다. 국토의 중앙을 알아보기 위해 남과 북의 끝 지점에서 보폭도 똑같고 잘 걷는 사람을 한날한시에 출발시켰더니 탑평리 칠층석탑에서 만났다는 전설에서 그 흔적을 추측할 뿐이다. 1992년 사적공원으로 조성되며 문화재와 호반 예술의 만남이라는 테마로 조각 작품들이 들어서며 충북 최초의 야외 조각 공원이 되었다. 지금은 남한강의 쉼터로 많은 사람들에게 평온함을 안겨주는 공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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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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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탑
이 탄금호의 경치를 보다 가까이에서 즐기고 싶다면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을 찾는 것도 좋겠다. 그 안에는 충주 조정체험 아카데미가 있어 최소 4인부터 조정 경기를 체험해볼 수 있다. 안전교육부터 로잉머신을 통한 지상체험을 차근차근 거친 뒤 기다란 배에 올라 함께 합을 맞춰 노를 젓는다.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을 제외하면 오전 10시와 오후 1시 30분에 각각 예약을 할 수 있어 탄금호의 물살을 직접 가르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1시간 30분간의 일반체험은 인당 10,000원이며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필요하다.
탄금호 일대의 거대한 증류기들이 눈길을 끄는 리쿼리움 술 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스카치 위스키를 증류한 1만 리터의 순동 증류기를 지나치면 술 박물관의 입구가 나온다. 와인관부터 맥주관, 전통주관, 동양주관 등을 갖춰 다양한 술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2층에는 탄금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카페가 함께 조성되어 있는데, 세트 요금으로 끊은 경우 입장료에 3,000원을 추가해 음료나 와인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충주의 풍경을 바꾼 곳,
충주호와 종댕이길
충주댐이 완공된 것이 1985년의 일이다. 남한강의 물길을 막아 댐을 만들면서 한강의 홍수 수위를 1m 이상 낮출 수 있었다. 그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고향을 호수 속에 그대로 가라앉히게 되는 일이었으나, 지금은 충주호의 풍경이 충주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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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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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댕이길
이 충주호를 둘러보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충주댐 물문화관에서부터 호반로를 차로 달리며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반면 월악산의 가을 풍경까지 둘러보기에는 충주나루나 월악나루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충주나루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는 장회나루나 청풍나루 등 다른 곳을 들리는가에 따라 2시간 40분까지 유람선을 즐길 수 있다. 일정 인원이 모이지 않으면 출발이 취소될 수도 있어 미리 전화로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주호와 산길의 조화를 누릴 수 있는 종댕이길을 걷는 것도 충주호를 휘돌아볼 수 있는 방법이다. 심항산과 호수를 짤막하게 돌아보는 1시간 30분가량의 코스부터 약 4시간을 들여 걸어볼 수 있는 11.5km의 코스까지 다양하다. 이 종댕이라는 길 이름은 이 근방에 있는 상종, 하종 마을의 옛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종댕이길이 둘러싼 심항산을 종댕이산으로도 부르는데 한층 정겨움이 더한다. 특히 종댕이길의 랜드마크인 출렁다리는 100m 정도 충주호를 가로지른다. 혼자 걸어가도 제법 출렁거려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소 숨을 헐떡이게 되는 경사지도 있지만, 시원한 가을 바람과 함께 충주호의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코스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