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여행
공업도시에서 생태도시로,
울산의 5월을 만나다
울산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공단이 먼저 생각날 지도 모르겠다.
정유공장을 비롯해 석유화학, 조선업, 자동차 등 다양한 공단이 발달한 이유로 울산항을 빼놓을 수 없다.
삼국시대까지 되짚을 수 있는 역사 오랜 항만이기도 하지만,
날씨가 춥지 않고 수심이 깊어 해외수출에도 유리하다는 이유로 일제강점기부터 공단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새 울산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것은 정원산업이다.
국내의 대표적 공업도시로 환경오염이 심하다는 이미지를 벗기위해 2000년부터 대규모 환경투자를 한 것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sub_writer_deco김그린 여행작가

 

연어, 황어가 돌아오는 곳,
태화강
가지산에서 동해안까지, 울산 곳곳을 흘러 바다로 닿는 태화강은 그자체로 울산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선사시대부터 이어진 울산의 문명이 태화강의 각 지류를 기반으로 세워진 것이나 조선시대 행정의 중심지가 태화강을 끼고 자리했다는 것도 태화강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태화강이 환경오염이라는 오명을 벗고 다시금 시민들에게 다가섰음을 보여주는 예가 태화강으로 돌아오는 회귀어종이다. 수질이 회복된 후 가을철에는 연어가, 봄철에는 황어가 돌아오며 태화강의 생태계도 한층 풍부해진 것. 수달, 삵과 같은 멸종 위기종이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것도 태화강의 생태계가 안정되었다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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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특히 태화강 국가정원은 약 넓은 대지 위에 제각기 특성을 살린 다양한 정원이 조성되어 있어 가벼운 산책부터 자전거 탐방까지 취향대로 소화할 수 있다. 2018년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생태, 무궁화, 물 등 6개의 주제로 만들어진 소정원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여기에 대나무 잎이 솰솰 속삭이는 십리대숲은 낮에는 서늘하고 밤에는 몽환적인 맛이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도 사랑받는 곳이다. 십리대숲 은하수길은 일몰 후 오후 11시까지 LED조명이 잔잔하게 깔려있어 말그대로 은하수가 대나무숲길에 내려앉은 듯한 분위기를 낸다.
태화강을 강 물 위에서 둘러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스탠드업 패들보드 체험도 마련되어있다. 바다에 비해 물살이 잔잔하고 한 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11세 이상이라면 누구든 부담 없이 도전해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태화교에서 시작해 십리대밭교, 태화강 전망대까지 약 4Km가량을 보드 위에 선 채로 노를 저으며 둘러볼 수 있다. 매력적인 것은 이 체험 자체가 울산시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진행된다는 것. 10명 이상의 단체일 경우 10명이 한 보드 위에 올라갈 수 있는 자이언트 보드로도 체험 진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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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대공원
태화강의 생태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탐색해보고 싶다면 태화강 생태관을 들려볼 만하다.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도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해 자녀들과 함께 찾기 좋다. 매주 토요일과 넷째 주 일요일에는 사계절 생태체험 교실이 열린다. 월별로 태화강의 철새와 수변식물 관찰,물고기의 한살이 등 주제를 바꿔가며 강좌를 진행한다.
초등학생, 유아, 가족 등 대상별로 강의 날짜가 달라지는 만큼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고 신청하는 것을 권한다. 이밖에도 여름에 여는 여름 생물체험교실, 황어와 연어가 돌아오는 시기에 열리는 회귀 물고기 체험교육 등도 시기별로 계획되어있다.
고래와 함께한 울산의 모습,
반구대부터 장생포까지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석굴암 부처님의 인자한 미소와 불국을 지상으로 옮겼다는 불국사의 미려한 자태는 통일신라시대의 미를 집대성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이를 건축한 김대건의 불교적 윤회관이 곳곳에 스며든 길을 한발 한발 걸어가다 보면 또 다른 세계를 만나러 가는 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김대건은 전세의 부모를 위해서는 석굴암을 세우고 현세의 부모를 위해서는 불국사를 세웠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그 구조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듬뿍 묻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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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각화박물관
울산의 역사에서 바다는 예나 지금이나 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신석기 때 새겨졌다고 추정되는 반구대 암각화를 비롯해 장생포의 고래문화마을, 울산항만까지 그 영향이 작지 않다. 특히 반구대는 인류의 포경 장면을 묘사한 가장 오래된 그림으로도 평가되며 종류별로 다른 모습을 지닌 고래의 특징을 정확히 묘사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지금은 반구대가 위치한 대곡천변이 태화강의 지류에 불과하지만 선사시대에는 이 일대가 태화강의 하류였던 만큼 고래와 더 밀접한 관계를 지녔을 거라 해석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바로 가까이에서 암각화를 볼 수는 없지만 인근에 있는 암각화박물관에서 실물 모형을 전시하고 있어 보다 정밀하게 관찰이 가능하다.
반구대 암각화가 선사시대 동해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은 근대의 포경문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되면서 포경으로 먹고 살던 주민들도 이주하게 되었지만 근대 포경의 중심이었던 마을을 고래문화마을로 재단장하면서 다시금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70년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는 옛 마을의 모습과 함께 포경이 활발했던 당시 이루어졌던 고래 해체, 기름 추출 등이 모형으로 재현되어 있다. 옛 마을의 소소한 모습까지 현실감 있게 세워져 있어 입구에서 빌려주는 옛날 교복을 입으면 1970년대를 다룬 드라마 속으로 이동한 듯한 느낌도 든다.
산에서 즐기는
다양한 레포츠,
영남 알프스
울산은 특별시를 포함한 전국 광역시에서 두 번째로 넓은 면적을 자랑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면적에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울신 울주군과 밀양, 청도에 걸쳐 있는 가지산도립공원 때문이다. 이 일대는 가지산을 필두로 신불산, 재약산 등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산들이 솟아있는데 이 모습이 알프스 산맥처럼 아름답다는 이유로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등산은 물론이고 휴양림, 산악자전거, 국내 최대 인공암벽장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수 있다. 특히 간월재를 바라볼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 체험과 오프로드를 달리는 ATV 체험은 다른 데에서 쉽게 할 수 없어 더욱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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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은 기상 상황에 따라 비행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날씨가 좋은 때를 골라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바람의 방향과 상승열 등의 조건이 맞으면 3,000m 상공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비록 패러글라이딩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텐덤 비행체험을 신청하면 숙련된 전문가와 함께 하늘을 나는 듯한 부유감을 느낄 수 있다. 안전장비를 잘 챙긴 뒤 이륙하기 위해 10m 가량을 전속력으로 달려 허공으로 몸을 던질 용기만 있다면 영남알프스의 전경을 마음속에 담아올 수 있다. 동영상 촬영도 가능해 SNS에 올릴 인증샷도 섭섭잖게 챙길 수 있다.
ATV 체험은 영남알프스 배내골 일대에 여러 업체가 있다.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사륜 오토바이인 만큼 처음 타는 사람도 어지간하면 균형을 잃지 않고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15분가량 소요하는 장내코스부터 반나절 넘게 진행 가능한 배내골 일주코스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코스가 있어 도전심을 자극한다. 단체로 우정여행이나 MT 등을 간다면 서바이벌 체험과 함께 묶어서 진행할 수도 있어 영남알프스를 일대로 짜릿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