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산과 들 곳곳에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가을에는 쓰쓰가무시병,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 발열성 질환이 발생하기 쉬워, 야외활동 시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글.
김초엽 가정의학과 전문의
쓰쓰가무시병, 이렇게 예방하고 치료해요
야외활동 전
긴팔과 긴바지, 양말로 피부 노출을 차단해주세요.
산행이나 농작활동 전에 해충 기피제는 필수!
야외활동 중
풀숲에 들어가면 위험합니다.
풀숲에 앉거나 눕지 않고 가급적 돗자리를 사용합니다.
풀위에 옷을 벗어 두지 마세요.
야외활동 후
귀가 즉시 야외복은 모두 세탁하고 바로 샤워합니다.
야외 활동 10~12일 후 감기 증상이나 가피(검은 딱지)가 발견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으세요.
캠핑 떠나기 전, 발열성 질환 바로 알기
한가위를 맞아 미리 성묘와 벌초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발열성 질환에 대한 위험성이 강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매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쓰쓰가무시병, 유행성출혈열(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 ‘4대 열성 질환’에 대해 경보를 발령하고 있는데, 그만큼 가을철 산에서 진드기로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최근 5년간 전체 환자 중 45% 이상이 9~10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문제는 아직 특별한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없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한번 감염되면 1~2주간의 잠복기 이후 38~40도 고열이 3~10일간 지속되고 근육통, 설사, 식욕부진, 오심, 두통 등 증상이 발생한다. 쓰쓰가무시병은 들쥐의 몸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된다. 주로 들쥐가 잘 다니는 풀밭을 주의해야 하는데, 유충에 물리면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두통과 발열, 오한, 발진, 근육통 등의 증상이 생긴다. 1cm 크기의 피부 반점이 생겨 상처를 형성하기도 하며,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으며, 야외 활동 후 몸에 손톱 모양의 물린 상처가 발견됐다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쓰쓰가무시병의 초기 증상은 독감과 유사하다. 고열과 두통, 복통 등 증세를 보이며 감염 후 3~5일이 지나면 얼굴과 몸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심하면 쇼크나 단백뇨, 빈뇨,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진드기와 들쥐가 다니는 풀숲 주의해야
유행성 출혈열은 늦봄과 늦가을에 들쥐 배설물이 건조되고, 여기에 잠복한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질환이다. 해마다 수백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데 사망률은 7%에 이른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오한,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악화하면 점차 혈압이 떨어지고, 소변이 나오지 않다가, 소변 증상이 개선되면서 회복된다. 렙토스피라증은 가축이나 야생동물의 소변을 통해 전파되며, 소변이 흘러 들어간 강물, 지하수, 흙과 접촉해도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야외 활동 시 강물에 몸을 담그거나 지하수를 함부로 마시지 않아야 한다. 감염 후 7~12일간의 잠복기가 있으며,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과 두통, 오한, 종아리와 허벅지 등에 심한 근육통, 충혈 등 증상이 대표적이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야외활동 시 긴소매옷을 착용하고,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아야 한다. 토시나 손목 혹은 발목보호대를 덧대는 것도 좋은 방법. 또 외출하고 귀가한 후에는 소파에 앉거나 눕지 않고 즉시 입은 옷은 세탁하고 깨끗이 목욕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