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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바삭하고 속은 달콤한 까눌레처럼 광주지역본부의
반전매력을 담당하는 세 주임이 만났다.
선선한 가을바람에 정다운 수다와 달콤한 향기가 가득했던 시간속으로.

글. 백미희 사진. 김재이

프랑스 전통 디저트, 까눌레를 만나다

제법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 평일 저녁. 광주 광산구의 베이킹 스튜디오에 재잘재잘 웃음꽃을 피우는 세사람이 들어섰다. 오늘의 주인공은 광주지역본부 가입지원부 김담비, 정지혜 주임과 산재의학센터 진료비심사팀 조미현 주임. 예정된 수업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앞치마를 메고 야무지게 준비가 한창이다. 광주지역본부의 막내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면서도 업무에는 부지런하고 야무진 평소의 모습이 준비하는 모습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I 김담비 주임 I 저희 모두 까눌레를 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만드는 법을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서로 생일이 다가올 때마다 맛있는 케이크 가게를 찾아 선물하곤 하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요. 무엇보다 2018년부터 광주지역본부에서 근무해왔는데, 발령 등으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해왔는데, 발령 등으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래서 오늘은 어디에 가더라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탄생한 까눌레의 매력은 진한 단맛과 풍부한 향기에 있다. 밀랍으로 코팅한 틀에서 구워 표면은 쫄깃하고 바삭하며, 내부는 커스터드 크림처럼 부드럽고 촉촉하다. 하지만 그만큼 만들기 까다로워 좀처럼 원데이 클래스로 배우기 쉽지 않은 아이템. 반죽을 숙성하는 데만 이틀이 넘게 걸린다. 게다가 오븐에 총 세 번 굽기 때문에 인내심과 정성도 필수다. 오늘 만들 까눌레는 세 가지 맛으로 정지혜 주임이 초코, 조미현 주임이 바닐라, 김담비 주임이 얼그레이를 맡았다. 생 바닐라빈을 처음 접한 세 사람이 달콤한 향에 감탄하는 사이 본격적인 반죽 준비가 시작된다. 오늘의 에이스는 정지혜 주임. 평소 홈베이킹으로 만든 쿠키와 디저트를 동료에게 나눠줄 정도로 베이킹에 익숙하다. 오늘 함께 만든 까눌레도 회사 동료와 나눌 계획이라고.

I 정지혜 주임 I 저희는 2018년 6월부터 함께한 입사 동기입니다. 3년 넘게 함께 동고동락한 사이죠. 수많은 입사 동기들 가운데 오늘 참여하지 못한 동기 한 명을 포함해 네 명만 광주지역본부로 발령 났어요. 그러다 보니 서로 자연스럽게 많이 의지하게 됐죠. 입사 초반 회사 적응부터 업무에 익숙해지기까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서로 도우며 함께 했습니다. 공감대도 나누고 현실적인 조언을 나누기도 하면서요. 특히 저는 막내여서 그런지 동료에게 더 많이 의지하는 편이에요.

서로 의지하고 끌어주며 함께 해온 끈끈한 동기애

세 주임은 서로가 있어 입사 후 마주하는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사 근무지가 멀어진다 하더도 시작을 함께한 사이기에 어디서든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줄 계획. 도란도란 수다를 이어가며 반죽에 각각 중탕한 초콜릿과 홍차, 바닐라빈을 섞기 시작했다. 간단한 과정 하나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신중하게 이어가는 세 사람. 평소 사 먹어본 까눌레와 오늘 만드는 까눌레가 어떻게 다른 지 질문도 한가득 쏟아진다. ‘이렇게 호기심이 많은 학생들은 처음이에요!’ 강사의 칭찬이 이어졌다.

I 조미현 주임 I 저희 모두 광주 토박이들이라 통하는 부분이 많아요. 꾸준히 만나 맛집 정보도 공유하고, 요즘 뜨는 장소들을 함께 탐험하러 다니죠. 기쁠 때 웃고, 힘들 때 서로 다독이며 지금까지 왔어요. 게다가 공단에서 워낙 많은 사업을 하다 보니 본인이 하는 일이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동기들이 가입지원부에 속해 있어서 간혹 같은 회사 이야기를 하더라도 제가 아예 못 알아듣는 때도 있어요. 알아듣는 척만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때도 있는데, 배려심 넘치고 상황을 재빨리 파악하는 친구가 상황을 쉽게 설명해주곤 하죠. 제가 민원인이라면 이런 느낌일까 싶기도 하고 몰랐던 업무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됩니다.

조미현 주임에게 정지혜 주임은 막내지만 누구보다 어른스럽고 믿음직한 존재다. 또 김담비 주임은 탁월한 리더십으로 동기를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김담비 주임의 똑 부러지는 성격과 폭넓은 상식은 조미현 주임이 항상 닮고 싶어하는 면이다. 그런가 하면 김담비 주임에게 조미현 주임은 부서가 다르기에 서로 모르는 업무도 알려 주고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 김담비 주임과 정지혜 주임 모두 조미현 주임이 늘 타인의 말을 잘 경청해주는 따뜻한 친구라고 말했다. 잘 섞은 반죽을 오븐에 굽는 시간. 기다리는 동안 세 사람은 업무 이야기가 한창이다. 서로 새롭게 들은 사내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각자 준비하고 있는 일의 진행상황을 공유하기도 한다. 사내 공모나 홍보 업무, 자기 계발 등 앞으로의 성장에 관심이 많은 새내기 주임들이기에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한 가득. 오븐에 까눌레를 굽는 과정이 지루할 법도 한데,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환하게 밝은 오후부터 시작된 까눌레 만들기는 밤이 깊어서야 마무리됐다. 오븐에서 잘 익은 까눌레를 틀에서 꺼내며 생각보다 근사한 결과물에 기뻐하는 세 사람. 갓 구워낸 까눌레를 맛보며 여태 먹어본 디저트 중 최고라며 서로를 칭찬했다.

I 김담비 주임 I 관심사도 성격도 비슷한 동기를 만난다는 건 참 운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 원데이 클래스 신청을 할 수 있었어요. 프랑스 정통 방식으로 까눌레를 만들어볼 수 있어서 색다른 시간이었습니다. 동료들 모두 다른 지사에 가게 되더라도 오늘의 추억을 자양분삼아 오래오래 늘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I 정지혜 주임 I 까눌레를 사 먹을 땐 왜 이렇게 비싼 지이해가 안 갔는데, 오늘 직접 만들어보니까 생각이 달라졌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만드는 과정에 정성이 많이 들어가네요. 다양한 베이킹 종류를 고민했는데 오늘 까레를 선택하길 정말 잘 했어요. 무엇보다 이 시간을 동기들과 함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틈틈이 지금처럼 재미있는 추억을 함께 쌓고 싶어요.

I 조미현 주임 I 베이킹은 처음 해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달달하고 향긋한 냄새와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힐링이네요. 빵집에서 사 먹는게 워낙 쉬우니까 베이킹도 쉬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는 사실이 신기했어요. 사실 오늘 저희 단짝 동기 중 한 명이 못 나왔는데 이따 뒤풀이를 함께 하기로 했거든요. 얼른 함께 나눠먹고 싶어요.

참석하지 못한 동기까지 살뜰히 챙기며 베이킹 스튜디오를 나서는 세 사람. 진한 풍미에 오랜 여운을 남기는 까눌레처럼, 오랫동안 깊고 향기로운 우정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서로 이해하고 다독이며 힘이 되어주는 동료가 있다면 어디에서든 두려움 없이 훌륭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시간이 세 사람의 행보에 향기로운 추억으로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