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인재개발원 창업아카데미를 통해 맺은 인연을 오늘까지 소중히 이어오고 있는 세 사람이 있다. 충북 진천 문씨네 오란다의 문경혜 점주와 인재개발원 교육연수부 홍영선 대리 그리고 인재개발원 웹디자이너 김남옥 주임이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수제 과자를, 아무나쉽게 만들 수 없는 맛과 정성의 인기 상품으로 끌어 올린 힘은 이들이 오란다를 빚듯 소중하게 빚은 소통과 진심에 있었다.
글. 임지영 사진. 강권신
시간 쪼개 들은 창업 아카데미로 날개를 단 ‘오란다’ 장사
세 사람의 인연의 시작은 과자집을 드나들던 인재개발원의 김남옥 주임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정성 들여 만든, 달지만 건강하게 단맛을 내는 동네의 수제 강정집을 눈여겨 보던 김 주임은 젊은 점주에게 인재개발원의 창업아카데미를 추천했다.
“제가 본 것은 이 작은 가게의 가능성이었어요.맛은 이미 훌륭했어요. 좋은 재료를 쓴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홍보, 마케팅만 보강한다면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작고 강한 가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봤거든요.”
창업아카데미를 들어보라는 제안을 받고 문경혜 점주는 고민에 빠졌다.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째는 이미 창업한 가게인데 이제 와 굳이 창업 아카데미를 들을 이유가 있느냐 하는 것이었고, 둘째는 가게 문을 닫고 수업을 들을 여유가 있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상담 한번 받아보라’는 말에 호기심 삼아 인재개발원 창업아카데미를 찾은 그녀는 창업 교육 담당자인 홍영선 대리가 내민 커리큘럼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커리큘럼을 보는 순간 제게 딱 필요한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하고 싶다는 이유로 시작한 사업이었지, 왜 고객에게 이 아이템이 필요한지, 어떻게 판매할 건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거든요. 마니아의 열정만 있었을 뿐 사업가로서의 마인드는 부족했던 거지요.”
창업 아카데미를 통해 문 대표는 사업계획부터 온라인마케팅까지 부족했던 여백을 촘촘히 채워나갔다. 홍영선 대리는 첫 만남을 이렇게 기억한다.
“첫날 쉬는 시간에 대화를 나누는데 문 대표가 제게 곧 마흔이 되는데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늦은 나이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저 또한 마흔 하나에 공단 공채 입사를 했고 백세시대에 서른아홉은 절대 늦은 나이가 아니라고요.” 그날 이후 둘은 공단 직원과 소상공인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 여성으로 서로의 도전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좋은 친구가 되었다. 판매대상과 문제의식을 잘못 선정하던 초기의 부족함을극복하고 아카데미 마지막 날 사업계획서를 흔들림 없이 발표하는 문 대표를 보며 홍영선 대리는 누구보다 뿌듯함을 느꼈다. 비대면 교육도 소수 중심의 일대일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대면 교육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값진 교훈을 얻은 경험이기도 했다.
사업 노하우? 그 이상의 진정한 인생의 가치를 배운 시간
잠재력은 결코 보이는 지표로 평가할 수 없는 법이다. 애초에 문경혜라는 보석을 발굴한 김남옥 주임도, 준비한 과제로 발표회에서 2등에 선정된 문 대표의 소식을 듣고 감동한 건 마찬가지다.
“퇴근길에 잠깐 교육장에 올라가 봤는데 늦은 시간인데도 멘토와 교육생들이 열심히 상담하고 있었어요. 끊임없이 질문하는 교육생들 가운데, 누구보다 열정적인 문씨네오란다 사장님이 눈에 들어왔어요. 나중에 준비 과제로 2등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역시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맛’으로 감동을 주더니 ‘성장’으로 또 한 번 감동을 안겨준 문경혜 대표는 창업 아카데미 수료 이후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했다. 스무 명 가까운 다른 학생들의 사업 발표를 들으며 얻은 아이디어를 사업에 접목하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상품을 제작해 판매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창업 아카데미 이후 무형의 서비스로 가치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어요.”
‘진심’이라는 가치 전달을 가슴에 새기며, 문 대표는 요즘도 계속해서 그만의 실험과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짜지 않고 건강한 술안주, 수험생을 위한 건강 간식 등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이를 기록해 두었다가 실행에 옮긴다. 상품 선정부터 마케팅 방식까지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부모님과 자녀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먹거리가 되길 바라는 진심만큼은 그녀가 추구해온 ‘전통 조리법’만큼이나 한결같다. 현재진행형인 도전은 그의 손길을 거쳐 머지않아 또 하나의 상품으로 진열될 것이다.
“제 작은 재주가 누군가에게 쓸모 있게 쓰일 수 있다는 걸 배웠기에, 창업 아카데미에 투자한 시간이 조금도 아깝지 않아요. 사업뿐 아니라 인생의 참된 가치를 배운 시간이었어요. 앞으로도 문씨네오란다를 사람을 섬기고 돕는 가게로 꾸려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