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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켜고, 잠들기 직전까지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습니다. 각종 메시지는 물론이고 업무와 관련된 일정, 보험이나 자산은 물론 추억들까지 모두 휴대전화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얼마 전 제 아이가 “아빤, 스마트폰 중독 같아!”라고 하더군요. 너무 놀랐습니다. 제가 지금 위험한 상태일까요?

글. 김지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그림

편리가 만든 습관, 중독을 만들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이제 고작 십 년이 조금 넘었을 뿐인데 세상이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더는 컴퓨터에 앉을 필요도 없습니다. 텔레비전과 게임기, 오디오나 카메라처럼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영역은 물론이고, 은행 업무나 일기 쓰기, 가족 간의 편지나 선물처럼 개인적인 활동도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이 조그만 전자기기가 너무 편리한 탓일까요?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스마트폰에 모든 걸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컴퓨터나 책, 실제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데도 스마트폰에 의지한다면, 이러한 관성에서부터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치매나 손목 터널 증후군을 비롯한 각종 척추, 안 질환은 물론 과도한 SNS 사용으로 인한 우울 증세까지 많은 부작용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할 때 찾을 수 있는 가족과 지인의 연락처를 3개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내비게이션 없이는 길을 찾지 못하거나 손으로는 거의 글씨를 쓰지 않는다면 디지털 치매를 경계해야 합니다. 디지털 치매는 현재 공식적인 질병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기억력 감퇴가 심해지면 공황장애나 정서장애 등의 뇌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디지털 디톡스,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스마트폰이 채워주지 못하는 정서적인 영역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또 스마트폰 속의 정보를 모두 탐닉할 필요는 없습니다. 게임에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며 감정적 교류를 느껴보세요. 카카오톡 대신 직접 대화하고, 가끔은 지도 없이 표지판으로 길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인간의 뇌는 스마트폰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가급적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갇혀 있고 흔들리는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보면 피로감이 높아집니다. 출근하기도 전에 뇌와 목, 눈이 지치지요. 퇴근길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업무로 지친 뇌가 쉴 수 있도록 음악을 들으며 심신을 안정시켜보세요.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을 지니고 계신다면 아마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여간 피곤하지 않으실 겁니다. 무기력과 피로의 가장 큰 원인이니 의식적으로 멀리하시길 권합니다. 의식적으로라도 일할 때나 밥 먹을 때, 자기 전 등 한 가지 일을 할 때는 온전히 그 활동에 집중해보세요. 뇌의 피로를 줄여야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원활하게 생성될 수 있는 준비가 됩니다. 친구를 만나거나 텔레비전을 볼 때도 스마트폰으로 자꾸 눈이 가는 습관은 의식적으로 끊어내야 합니다. 조급함과 초조함,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쉽게 짜증이 나고 답답함을 느낀다면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루 사용 시간을 정하고 그 외의 시간만큼은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SNS 알림이나 메시지를 모두 확인하고 답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서서히 버리려는 노력도 좋습니다. 스마트폰을 놓을 수 있도록 손으로 하는 다른 취미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