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지원1부 박수영 주임,
가입지원1부 차유나 대리
재활보상부 김은혜 주임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12월의 어느 날,
충북 청주시 한 향수 공방에 세 가지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서로를 위하는 세 사람의 마음이 향기롭게 무르익어가던 이야기.
함께라서 더 좋은 세 사람
향기에는 특별한 힘이 있다. 사람들은 때로 향기를 통해 잊고 있었던 시간과 감정을 기억해내고는 한다. 어릴 적엄마 품에 안길 때
나던 따뜻한 냄새나 아버지의 옷자락 에서 나던 계절의 냄새. 오늘의 모임을 주선한 박수영 주임이 향수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한 이유도 바로 향기로 세 사람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서다.
나이도 같고 성격도 비슷한 세 사람. 박수영 주임과 차유나 대리는 같은 부서에서 일을 하고, 차유나 대리와 김은혜 주임은 사택을 함께 쓰며 친해졌다.
사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친해지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서로 웃고 떠들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다 보니 어느 순간 떼려야 뗄 수 없는 특별한 친구들이 되어 있었다.
박수영 주임 “워낙 늘 같이 붙어 다녀서 함께 안 해본 일이 없어요. 뭔가 특별한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생각 하다가 향수를 선택하게 됐죠. 제가 워낙 향수를 좋아하 기도 하고요. 사실은 차유나 대리님이 곧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앞두고 있어서 더욱 소중한 추억을 쌓고 싶었어요.”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서로 얼굴을 보는 일 조차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각자 좋아하는 향을 기록하는 종이를 두고도 서로에 대한 수다가 한참 이어진다. 서로를 편하게 만드는 침착하고 부드러운 성격은 세 사람의 공통 점이지만, 취향은 저마다 다르다. 차분하고 묵직한 우드향을 좋아하는 박수영 주임과 산뜻한 꽃 향기를 좋아하는 차유나 대리, 달달하고 포근한 향기를 좋아하는 김은혜 주임까지. 다른 듯 닮아 있다는 것은 서로 기댈 점도, 맞춰갈 점도 많다는 이야기다. 셋의 궁합이 이보다 좋을 리 없다.
김은혜 주임 “처음 사택에 들어가서 차유나 대리님을 만났을 때가 아직도 생각나요. 모르는 게 많아서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많았는데 유나 대리님이 옆에서 뭐든 알려주고 배려해주신 덕분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됐죠. 수영 주임님은 든든한 친구예요. 저한테 무슨 일이 있거나 고민거리가 있을 때마다 늘 도움을 주고 조언도 아끼지 않거든요.”
차유나 대리 “은혜 주임님과 이제는 같은 사택에 살지 않지만 같이 지낸 시간들이 참 특별하게 남아 있어요. 은혜 주임님은 제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오히려 제가 어른스러운 은혜 주임에게 많이 기대고 의지했죠. 수영 주임은 같은 부서에서 일하다 보니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저희끼리 서로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성향이 비슷하다고 할까요?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잘통하죠.”
추억으로 남은 향기로운 하루
맞춤향수 만들기는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 흔히 장미향이나 나무 냄새,
시원한 향처럼 막연히 좋아하는 향기가 있게 마련이지만, 나만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취향을 조금
더 잘 살펴야 한다. 장미 향기라고 하더라도 몇 백 가지의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좋아하는 향을 기반으로 세분화된 향기를 하나씩 시향해보면서 나만의 향수 조합을 골라보기로 한다. 스포이트를 이용해
시향지 끝에 용액을 한두 방울 떨어뜨린 다음, 충분히 종이를 흔들어 알코올이 날아가게 한 후 냄새를 맡는다. 원하는 향기를 충분히
골랐다면 이제 향을 배합할 차례. 향을 맡아보고 고르는 데만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김은혜 주임은 포근하고 편안한 냄새에 바닐라향 등을 섞어 색다른 향기를 만들어냈다. 향수에 약간의 색소를 더해 분홍빛 향수를
완성! 박수영 주임은 달콤하면서도 잔향이 기대되는 향수를 만들기 위해 평소 선호하던 우드향에 유니크한 향을 더해 독특한 향수를
완성했다. 포근하고 기분 좋은 꽃 냄새와 풀 냄새, 아카시아, 베르가못 등의 향이 섞인 차유나 대리의 향수는 신선하고 싱그러운
향기다. 완성한 향수 병을 장식하는 세 사람의 웃음 끝에서 달콤한 향기가 날것만 같다.
김은혜 주임 “평소 향수를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조금 쉽게 다가갈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2021년에는 이향수와 함께 국내 여행을 자주 떠나보고 싶어요.”
차유나 대리 “2021년에는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어 요. 걱정도 두려움도 많지만, 그럴 때마다 이 향수를 뿌리면 오늘의 추억이 생각나 힘이 될 것 같아요.”
박수영 주임 “올해가 가기 전에 친구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런 소소한 즐거움을 내년에도 많이 찾아나가고 싶어요. 취미 생활도 조금씩 즐겨보고, 업무적으로도 전문성을 더 키우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세 사람의 얼굴이 설렘으로 가득 하다. 오늘의 추억이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세 친구의 매일을 늘 향기롭게 가꿔주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