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족상담소라고 하면 어쩐지 가족상담이나 부부상담만을 위주로 찾아야 할 것 같은 인상이 든다. 그러나 협력사업으로 근로복지공단 산재노동자 심리 재활 상담과 자살유족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최태섭 씨와 김희경 상담사의 인연이 닿았다.
“최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자주 하는 말씀이 자기가 인생을 잘 못 살아서 이런 일을 겪는다는 것이었어요. 그런 가운데에서도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도 보이고 산재노동자들의 멘토 활동을 하시면서 자기가 경험한 어려움을 발판 삼아 다른 사람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주려는 태도가 인상적이었죠.”
최태섭 씨는 그 이전까지 나름대로 성공적인 삶을 살다가, 몇 년 사이에 예외적인 상황을 겪은 상황이었다. 그간 추진력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자신의 한계를 느끼면서 더욱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이혼을 해서 혼자 살고 있었고, 사업을 실패한 뒤 일을 하다가 다친 상황이라 정말 뭘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요. 혼자 움직이기가 이렇게 힘든데, 내가 내 의지대로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정말 자주 들었어요.”
이런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된 것은 꾸준하게 상담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통해서였다. 특별히 문제가 있어서 그런 일을 당한 것이 아니라 상황을 마주하게 된 것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람을 대하는 것도 더 쉬워졌다. 스스로를 다독이고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계획을 세우려는 최태섭 씨의 자세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