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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지켜낸 작은 영웅
태백병원 이야기
 

글. 편집실 / 그림. 유영주

화창했던 어느 날, 할아버지의 진폐 진단을 위해 태백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료를 받은 후 할아버지와 함께 병원을 나서는데 갑자기 뒤에서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어르신 한 분이 차가운 바닥에 쓰려져 있었습니다.
모두들 쓰러진 어르신 주위에 서서 어쩔 줄 몰라 하고만 있었습니다. 저도 당황스러운 상황에 손발이 떨릴 뿐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어머! 어르신! 정신 차려보세요.”
“의사선생님을 모셔 와야 할 것 같아요!”
“이를 어쩐다~ 큰일이네!”

“잠시 물러나 주세요. 의식이 없으시니
응급실에 전화 부탁드려요!”

작은 체구의 여성 분이 나타나 어르신의 의식과 호흡을 확인한 후 급히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습니다. 가슴압박과 기도를 개방한 후 인공호흡을 반복하자 어르신의 의식이 천천히 돌아오는 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응급실 직원이 도착하고 추후 조치가 진행되었습니다.

“에고~ 어르신 의식 돌아오셨네!”
“다행이야~ 참 다행이야!”

“얘야~ 정말 다행이지 뭐니. 정말 남일 같지 않구나.”
“네, 할아버지. 정말 다행이에요.”
“그러게 말이다. 누구나 갑자기 쓰러질 수 있는데,
아까 심폐소생술을 하신 분이 계시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건질 수 있겠니.
너도 심폐소생술 꼭 배워두렴.”

의식을 차리고 응급실로 옮겨지는 어르신을 보며 모든 사람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상황이 정리된 후에도 사람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아까 심폐소생술 하신 분이 원무부 직원이래요~
원무부인데도 심폐소생술도 하시고 대단해요~”
“제가 아는 분인데 태백소방서에서
응급처치전문대 대장으로 봉사도 하세요~”

할아버지의 말씀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심폐소생술 교육을 많이 받았지만, 긴급 상황에서 그 분처럼 빠르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옆에 계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원무부 직원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태백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의 보호자로서 병원과 직원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작은 체구지만 영웅처럼 나타나 목숨을 살리신 태백병원 직원 분. 당연히 할 일을 하셨다며 웃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영웅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우리들의 작은 영웅, 정말 감사합니다.
편집자 주. ‘희망 에세이’에 실린 이야기는 공단을 이용한 고객의 사례를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