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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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부터 재취업까지
함께 차근차근 나아가다
근로복지공단 양산지사 조성우 대리와 산재노동자 김영란 씨
수많은 직장인들이 일터로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직접 차를 운전할 수도 있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길은 익숙하기에 위험을 피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익숙하기 때문에 자칫 방심하는 사이에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산재노동자 김영란 씨도 익숙했던 출근길에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했고,
그렇게 근로복지공단 양산지사의 조성우 대리를 만나게 되었다.

글. 김주희 / 사진. 정을호

출근하다가 일어난 사고, 공단을 만나다
“오늘은 다행히 많이 안 덥네요. 그래도 이번 여름은 지난해보단 덜 더운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래야 할텐데 말이죠.”
인터뷰 장소에서 만난 조성우 대리가 밝게 웃으며 날씨 이야기로 인사를 건넨다. 함께 온 김영란 씨도 조성우 대리의 말에 다행이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다리수술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김영란 씨는 아직 움직이는 게 불편하고, 조금만 걸어도 땀이 쏟아지는 더운 날에는 똑같이 움직여도 두세 배는 지친다고 말한다. 조성우 대리의 날씨 걱정에는 김영란 씨에 대한 걱정이 담겨있었다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올해 초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한 달 입원해 있다가 삼 개월 동안 물리치료를 받았어요. 큰 차가 제발등 위로 지나갔으니 다친 정도도 심했고 통증이 계속 느껴졌죠. 사고 당시에 의사선생님이 수술은 좀 지켜보자고 하셨는데 복사뼈가 벌어져서 결국 수술을 했어요. 그 전에는 너무 통증이 심하니 보조기를 착용했죠.”
요양보호사로 일했던 김영란 씨는 새벽에 요양병원으로 출근하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병원을 바로 앞두고 길을 건너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날씨도 춥고 이제 다 왔다는 생각에 주위를 미처 둘러보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다. 김영란 씨를 발견하지 못한 운전자는 그대로 차를 몰았고, 자동차 바퀴가 김영란 씨의 발 위를 지나갔다. 발이 완전히 젖혀지면서 김영란 씨는 그 자리에서 쓰려졌다.

김영란 씨가 당시에 속상한 일이 많으셨어요.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계셔서 조심스럽게
다차원심리검사를 권유 드렸죠.

“근로복지공단에서 지난해부터 출퇴근 재해보상을 실시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업무 중이나 회식 등 업무의 연장선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산재보상을 해왔는데,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도 산재라고 보는 것이죠. 김영란 씨는 출근 중에 사고를 당하셨기 때문에 해당이 되셨어요.”
근로복지공단에서는 노동자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이를 알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면에서 김영란 씨는 출퇴근 재해보상에 대해 알고 있었고, 사고 후 막막했던 치료비와 경제상황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요양사들끼리 출퇴근 재해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 우연히 들었었어요. 사고를 당하니까 번뜩 그 이야기가 생각나더라고요. 아이가 아직 초등학교 4학년밖에 안 되었고 남편 사업도 어려워져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니 꼭 산재신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로복지공단에 찾아가서 산재신청을 하고 승인이 나면서 조성우 대리님을 만나게 되었죠.”
심리상담으로 치유한 마음, 희망을 갖다
그렇게 조성우 대리와 김영란 씨는 병원에 입원중일 때 처음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좋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조성우 대리가 찾아오기 바로 전날 김영란 씨가 근무하던 요양병원 관계자가 찾아와 희망퇴직서를 받아간 것. 다친 다리가 회복 되는대로 바로 일을 하려고 했던 김영란 씨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다리가 괜찮아질지에 대한 불안감에 앞으로의 생계까지 막막해지자 찾아온 조성우 대리를 반갑게 맞을 수가 없었다.
“김영란 씨가 당시에 속상한 일이 많으셨어요.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계셔서 조심스럽게 다차원 심리검사를 권유 드렸죠. 남편 분께서는 이러한 서비스에 불신을 갖고 계셨지만 다행히 김영란 씨는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응해주셨어요. 아마 여러 도움을 받아서 빨리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크셨던 것 같아요.”
다차원심리검사 결과 김영란 씨는 불안, 우울증,신체화척도에서 심리적인 불안이 크게 나타났다. 조성우 대리는 김영란 씨에게 의사를 물은 후 내일찾기 대상자로 선정하고 기초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집중심리상담과 희망찾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해 심리적, 사회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집중심리상담을 10회 받으면서 담당 교수님에게 참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가슴에 있던 불안감이 차츰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어요.마음이 안정되니까 확실히 삶에 대한 의지도 생기고 빨리 회복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희망도 생겼어요.”
그렇게 차츰 몸과 마음을 회복해가던 김영란씨는 또 한 번 큰일을 겪었다. 평소 가끔 속이더부룩하고 쓰려서 소화제나 위염약을 먹었던그녀에게 암이 발견된 것.
“다행히 초기라 수술을 잘 마쳤어요. 집중심리 상담이나 내일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이 안정된 상태가 아니었더라면 암이라는 단어 하나로 또 한 번 충격을 받고 불안에 떨었을 거예요.하지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만약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병원에 갈 일이 없었을 테고 암이 더 진행되었을 수도 있으니 잘 된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죠.”
조성우 대리도 김영란 씨의 말에 조심스럽게 동조한다. 결과론적이지만 전화위복처럼 빨리 암이 발견되어서 다행이라며 안도 섞인 따뜻한 웃음을 짓는다.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해 함께 달리다
현재 김영란 씨는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 통원치료를 하고 있다. 치료부터 심리상담까지 약 70% 정도의 과정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이제 김영란 씨에게 남은 것은 완치와 재취업이다.
“김영란 씨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갖고 계셔서 재취업이 비교적 수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력자이기도 하시고요. 다만 요양보호사로 일하시면 무거운 것을 들거나 환자의 거동을 도와드려야 하는 등 힘든 부분이 있어서 다친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을지 조금 걱정이에요. 계속 통원치료를 하시면서 의료기관에서 일을 해도 된다는 소견을 받을 때까지는 재취업을 하기 위한 준비를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조성우 대리는 이전에 산재노동자들의 재취업 또는 직장복귀를 성공적으로 지원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기’라고 강조한다. 재취업을 할 시기에 준비를 하면 공백이 생긴다는 것. 재취업 시기를 대략적으로 예상한 후 거기에 맞게 미리 재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산재지원이 끝나고 생각하면 늦습니다. 끝나기 두세 달전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일 때 취업 고민을 해야 합니다. 재활스포츠를 통해 건강을 회복하면서 취업박람회와 취업설명회, 취업특강 등에 적극 참여해서 유용한 정보를 얻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김영란 씨가 재취업을 할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동행면접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조성우 대리는 이미 김영란 씨의 재취업까지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다. 여러 산재노동자를 지원하고 있지만 불의의 사고를 겪은 산재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아픔을 이겨내고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다친 이후로 불안감이 심했는데 공단의 지원도 받고 조성우 대리님을 만나 여러 도움을 받으면서 마음이 무척 든든해요. 조성우 대리님이 저한테 권유해주시는 걸 그대로 따라하니까 정말 좋아지고 밝은 미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대리님 말씀대로 잘 따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한테는 참 고마운 분이에요. 진심으로요.”

공단의 지원을 받고 조성우 대리님을 만나
여러 도움을 받으면서 마음이
무척 든든해요.

첫 만남에서는 여러 안 좋은 상황으로 인해 마음을 열지는 못했지만, 6개월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함께하면서 조성우 대리는 김영란 씨에게 어느새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조성우 대리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을 믿고 잘 따라오면서 점점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김영란 씨가 고마울 뿐이다.
“저희가 아무리 공단 서비스를 산재노동자 분들에게 제공해도 안 받아들이시는 분들도 계세요. 당시의 상황이 너무 안 좋고 힘들기 때문에 쉽게 못 받아들이시는 거죠. 하지만 김영란 씨는 적극적으로 공단 서비스를 받으시면서 심리적인 불안감도 해소하고 재활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계세요. 공단에서 제공한 서비스 목적에 맞게 적기에 잘 따라오셨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앞으로 남은 과정도 잘 진행하셔서 재취업도 성공적으로 하셨으면 합니다. 저도 많이 지원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