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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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 마디
진심이 담긴 손길
인천병원 환자 이야기
언제든 업힐 수 있는 넓은 등과 따뜻하고 커다란 손을 갖고 있던 아빠.
언제나 곁에서 딸을 든든히 지켜주는 슈퍼맨 같았던 아빠가 어느 날 회사에서 일하던 중 낙상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전화로 아빠의 사고소식을 전하는 엄마의 목소리는 한없이 떨리고 있었습니다.
제 심장도 ‘쿵’하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외투도 못 챙기고 급하게 도착한 병원 수술실.Br 아빠는 떨어질 때 머리를 크게 다쳐 긴급수술을 받는 중이었습니다.

글. 편집실 / 그림. 장지혜

엄마의 두 손을 꼭 잡은 채 아빠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기만을 마음속으로 수백 번 빌었습니다. 평소처럼 출근하던 아빠의 뒷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자꾸 눈물이 새어나왔습니다. 더 큰 충격을 받은 엄마를 생각해선 침착한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아빠를 다신 못 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자꾸 심장이 떨렸습니다.
그렇게 수술실 앞에서 억겁과도 같은 시간을 보낸 후, 머리에 붕대를 감은 아빠가 침상에 실려 나왔습니다. 아직 깨어나지는 않았지만 의사선생님은 고비는 넘겼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수술은 잘 됐지만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고 하셨죠. ‘후유증’이란 단어에 또 한 번 심장이 덜컹했습니다. 그러나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은 것만 해도 감사 할 뿐이었습니다.
그 후 아빠는 깨어났지만 인지장애를 얻고 말았습니다. 의사소통을 어려워 하고 재활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고집도 부리셨습니다. 엄마가 아빠를 달랬지만 힘든 시간이 계속 됐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아빠는 언어시간을 기다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치료도 잘 받으셨습니다. 노래도 따라 부르고 재활치료실 선생님 말씀에는 놀랍게도 대답도 잘 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추운 날이었습니다. 아빠의 재활 치료를 기다리며 밖에 서있던 엄마에게 재활 치료실 선생님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덮어 주고 가셨습니다.
“날씨가 무척 춥죠? 보호자 분 건강도 챙기셔야 합니다.”
가족인 저도 몸이 불편한 아빠만 신경 썼지 간호하느라 힘든 엄마까지는 생각 못했었습니다. 그 어떤 말로 감사의 마음을 다 표현 할 수 있을까요?
2년이라는 긴 재활치료의 시간.
그 힘든 시간을 우리 가족이 견딜 수 있었던 건
바로 진심으로 대해주셨던 선생님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우리 가족은 조금씩 웃음을 찾고,
희망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