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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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 획득,
산재재활에 최적화된 의료·재활서비스 제공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갑작스런 아픔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 정도는 다를지언정 절박함과 걱정이 섞여있기 마련이다.
특히 매일 일하던 직장에서 큰 사고를 당했을 때, 이 고통에서 벗어나 다시 노동자로 일할 수 있을지,
당장의 생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은 이러한 노동자들의 고민을 든든하게 받쳐주기 위해 1983년 설립된 종합병원이다.
공공의료기관으로서 환자들의 재활과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재활전문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병원이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인증을 받을 정도로 고도화된 서비스를 갖춘 곳이기도 하다.

글. 김주희 / 사진. 이현석

지역주민과 산재노동자를 위한 인천의 중심병원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의 역사는 인천의 산업역사와도 연결되어 있다.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의 존재 자체가 전국의 산업단지 및 탄광밀집지역에 산재노동자의 재활과 사회복귀를 위해 설립된 곳이기 때문이다. 인천의 산업 현장에서 일하다가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이 곳을 거쳐간 만큼, 노동자를 위한 의료서비스가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재노동자들에게만 열려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는 않다. 공공병원인 만큼 지역의 일반 환자에게도 문이 활짝 열려있다. 실제 2016년 기준 인천병원의 일반 환자비율은 50%에 달한다. 지역주민들의 고질병인 만성 소화불량이나 고혈압, 척추질환 등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가 밑바탕이 된 결과다. 일반 환자를 건강하게 만들면 결과적으로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고, 작업 현장에서산재를 당할 비율도 줄어든다는 것이 병원의 입장이다.
특히 재활치료는 산재노동자가 아니더라도 외상을 겪은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분야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많이 나는 구조는 아니지만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이라는 특성상 이에 대한 연구와 임상경험이 풍부하다. 일반 환자들도 이러한 특성에 끌려 인천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공공의료기관인 만큼 비급여진료항목이 적어 상대적으로 적은 병원비를 부담하는 것도 일반환자들에게 반가운 요인이다.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치료가 이루어지지만, 그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것은 병원의 응급센터와 뇌졸중, 하반신 마비, 절단외상, 우울증에 대한 전문적 치료다. 실제 인천병원 응급센터는 2009년 보건복지부 선정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선정되었다. 2015년 새롭게 증축한 재활전문센터도 병원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정도로 고도화된 시설이다. 수술을 한 환자는 여러가지 질환을 함께 지닌 경우가 많은데, 환자를 위한 맞춤형 재활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게 만드는 것이 재활전문센터의 강점이다.
보건복지부 2주기 인증 의료기관 선정, 서비스의 질 업그레이드
인천병원은 2018년 11월 보건복지부의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이 되었다. 의원이나 병원, 보건소 등이 모두 의료기관에 속하긴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최소 3명 이상의 조사위원이 병원의규모에 따라 3일에서 5일까지 실사를 거친 뒤 심의위원회에서 등급을 결정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병원의 의료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질적 향상을 이루고 있다는 것, 환자와 직원의 안전을 위한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받을 수 있는 인증이다.
인천병원의 경영기획부 윤지원 부장은 “고객접근성과 환자편리성을 고려한 공간 재배치를 위해 전면적인 개선공사를 실시하고 중환자실이나 응급실과 같은 중요부서의 출입통제시스템을 도입해 환자의 안전도를 개선했다.”고 전했다.
국내 최초로 산재전문재활간호사를 양성하고 산재환자에 대한 1:1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의료서비스의 질적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뽑힌다. TV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명의 환자를 위해 여러 진료과장이 모여 치료방법을 논의하는 다학제 재활통합진료가 그 예다. 외상 치료에서는 환부의 문제만 해결한다고 몸의 기능 전체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변부를 비롯해 다른 곳까지 균형을 맞추어 재활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산재전문재활간호사가 전체 서비스를 조정하고 산재환자의 내원부터 종결까지 전담관리를 맡으면서 의료서비스의 질을 한층 높였다.
전문화된 23가지 치료실, 개개인의 맞춤 재활 지원
인천병원 재활전문센터의 개별 치료실은 병원이라는 설명 없이 보면 수영장이나 헬스장으로 착각할법한 시설을 지니고 있다. 사이클이나 짐볼, 매트 등이 깔려있는 운동치료실, 물 속에서 관절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심폐능력은 올려주기 위한 수중재활 치료실 등 다양한 치료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재활전문센터 박종해 실장은 “수중재활치료실에서는 1:1 수중물리치료와 집단치료를 병행하는데, 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나 예민한 환자들을 위해 자동으로 수심조절이 되는 장치를 이용해 치료 효과와 안전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며 “이러한 시설은 국내에서도 유일할 뿐더러 세계적으로도 드문 편”이라고 설명했다.
게임기처럼 보이는 재활치료시설도 있다. 운전재활시뮬레이터는 흔히 보는 레이싱 게임처럼 생겼다. 실제로는 중상을 입었던 환자가 사회로 돌아가기 전, 운전능력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가상현실훈련을 제공한다. 해당 기록에 따라 차량을 어떻게 개조할지, 혹은 적절한 보조장치가 무엇인지 제안해 환자 맞춤형 운전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뮬레이터 훈련의 목적이다. 또한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대표적인 의료장비로는 무중력 보행 재활시스템과 로봇재활기기를 들 수 있다. 무중력 보행재활시스템은 국내에도 몇대 없는 고가의 의료장비다. NASA에서 개발한 장비로 공기압력조정시스템을 사용하여 체중부하를 조절할 수 있으며, 전면에는 모니터가 부착되어 있어 환자가 직접 자신의 보행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산재환자의 경우, 다발성 골절 환자들이 많아 몸무게 자체가 부담이 되는 만큼 일반적인 보행 치료가 어 렵다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무중력 보행재활시스템을 사용하면 관절에 가해지는 체중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로봇재활기기도 보행을 돕는 의료기기다. 양쪽 다리에 재활로봇을 장착해 부상당한 다리가 잊고 있었던 보행 패턴을 익히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남의 도움 없는 보행을 바랄 수 없었던 환자들의 재활치료를 돕지만, 한편으로는 환자들로 하여금 다시 자신의 두 발로 일어서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는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경영기획부 윤지원 부장은 “인천병원은 2018년 의료기관인증 획득을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산재재활에 최적화된 의료·재활서비스 제공을 통해 산재환자의 자립과 신속한 사회복귀를 돕는데 최선을 다하고, 지역 주민들이 의료서비스가 필요할 때 가장 믿고 찾는 선도적인 공공병원이 되고자 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ini Interview
  • 지역병원과 교류 넓히고 산재노동자의 복귀에 더 큰 힘 쏟을 것
    인천병원 김우경 원장
    수지접합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김우경 병원장은 2018년 10월에 인천병원에 취임했다. 세계 최초로 열 손가락이 모두 절단된 산재노동자의 손가락을 성공적으로 접합하여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김 병원장은 그간 쌓아왔던 경험을 활용해 산재노동자뿐만 아니라 민간에도 열려있는 인천병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어떻게 산재분야와 연을 맺게 되셨나요?
    제가 처음 일했던 병원이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입니다. 성형외과에서는 손 전문 의사가 드문 편이지만 구로병원은 공단이 근처에 있어 매일같이 손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들이 왔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의사들보다 훨씬 많이 수술을 해야 했죠. 산재 수술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왔고,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해 왔었습니다. 2018년 8월에 고대 구로병원 병원장으로 은퇴한 후 인천병원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취임하신 후 가장 신경을 쓰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인천병원은 규모와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실력있는 의사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지역과의 교류나 인천병원을 널리 알리는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병원의 존재를 널리 알리고 다른 병원들과의 네트워크를 쌓아 산재노동자뿐만 아니라 일반환자들도 더욱 많이 찾는 병원이 되게 할 계획입니다.

    산재환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많은 산재노동자이 겪는 아픔과 어려움을 평생 같이 곁에서 보고 느꼈기 때문에 제 남은 생을 그분들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보람됩니다. 의사였을 땐 수술만을 책임졌지만, 이제는 재활, 직장복귀, 보상 등을 다루는 인천병원에서 산재노동자의 건강한 사회복귀에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