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스케치

Home>同 WITH>행복스케치
나쁜 꿈은 걸러주고
좋은 꿈만 꿔요
마크라메 드림캐처 만들기
두꺼운 색실로 하나하나 매듭을 지어가며 만드는 마크라메 공예.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나오며 한층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원데이 클래스를 들으면 의외로 그럴싸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어 매듭에 집중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사람에게도,
독특한 손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도 적합한 공예다.
근로복지공단 대전지역본부 가입지원 2부의 박유라 주임과
재활보상 2부의 김효진 대리도 마크라메와 함께 햇살 가득한 토요일 오후를 채웠다.

글. 김희정 / 사진. 황성규

두근두근, 마크라메와의 첫 만남
차가운 공기에 입김이 나오는 겨울이지만, 마크라메 드림캐처를 만들어볼 스튜디오는 따뜻한 햇살이 가득 들어와 있었다. 일찍이 스튜디오에 도착한 대전지역본부 김효진 대리와 박유라 주임. 주말이라 집 밖을 나오기가 귀찮았을 법 한데도 표정엔 기대감이 가득 차 있다. 동료이자 친한 언니동생 사이로 함께 업무를 하고 있는 둘은 뭐가 그리 즐거운 지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짓는다. 박유라 주임은 “드림캐처는 방송에 나온 걸 보고 알게 됐어요. 그런데 마크라메로 만든다니 더욱 기대돼요. 실로 만들기 때문에 겨울에 따뜻한 느낌이 날것 같아요.”라며 만들기에 앞서 기대감을 내비친다. 원래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느냐의 질문에는 “음… 손재주에 관련된 일이라면, 실패한 경험은 있어요.”라며 소녀처럼 까르륵 웃는다. ‘케이크나 쿠키 만들기 정도만 해봤다’는 김효진 대리에게 마크라메는 생소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라메 드림캐쳐 만들기 체험에 도전하게 된 것은 평소 사보에 나왔던 만들기 체험이 흥미롭고, 잘 하지는 못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웃는다. 드림캐처라는 물건의 상징성도 한층 기대감을 올렸다. ‘악몽은 잡아주고 아침 이슬은 보석처럼 아름답게 비추어 준다’는 드림캐처를 직접 만들어보는 만큼 좋은 꿈만 꿀 수 있을 거라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특히 김효진 대리는 현재 임신한 상태라 아이와 함께 마크라메를 해보는 과정이 태교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평매듭으로 시작하는 마크라메 드림캐쳐 만들기
매듭공예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다.
그 중 마크라메는 매듭으로 만든 레이스를 뜻하는 아라비아 단어로 8세기 스페인을 거쳐 유럽 전역에 퍼진 매듭공예다. 매듭으로 만든 레이스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가느다란 실로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 마크라메 클래스에서는 다소 두터운 노끈이나 면 로프와 같은 소재로 만드는 경우가 다수다.
매듭의 마찰력을 유지하는 데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드디어 마크라메 시작. 가장 기본이 되는 매듭법인 네모난 평매듭, 즉 스퀘어 노트를 배우는 것으로 본격적인 드림캐처 만들기에 돌입했다. 강사의 설명과 시범에 따라 손을 움직여보지만 기본인 평매듭도 결코 쉽지는 않다.
매듭 자체가 한쪽 손에만 힘을 주면 평평한 네모 모양이 아니라 한쪽으로 어그러지기 때문에 균일하게 힘을 배분하며 매듭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모처럼 햇살 가득한 카페에서 체험을 진행하게 되어 음료와 디저트를 함께 즐기고 있었지만 점차 매듭에 집중하면서 음료수는 뒤쪽으로 밀려났다.
“처음에 숫자 4를 그리는 느낌으로 실을 교차해서 느슨하게 1자 부분을 올려야 해요. 이 스퀘어 노트를 이용해서 다이아몬드 모양을 만들 건데, 그러려면 실이 모두 4개가 필요하죠. 처음에 급하게 실을 당기는 게 아니라 손에 실 하나씩을 들고 1자로 떨어지는 실을 느슨하게 올린 다음에 원하는 위치에 실이 왔을 때 그 부분에
매듭을 짓는다는 느낌으로 당겨주시는 거예요.”
강사의 설명과 시범에 두 명 모두 집중한다. 마치 토끼 귀가 보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귀가 쫑긋하다. 강사와 함께 실을 엮을 때는 괜찮았지만 막상 혼자 하게 되니 자꾸 헷갈린다. 실을 잡은 두 손은 어느새 얼음 상태. “선생 님~ 한번만 도와주세요~” 결국 김효진 대리가 강사의 도움을 청한다. 슈퍼맨처럼 금세 달려온
강사를 따라 천천히 다시 배우는 김효진 대리. 그렇게 도움을 받으며 어느새 1/3 이상을 만들고 나자 요령이 붙어서 두 명 모두 실 을 엮는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마크라메에만 집중하던 모습에서 여유가 생겼는지 서로 대화를 하며 손을 빠르게 움직인다.
좋은 꿈만 꾸길, 새해 소망이 이루어지길!
어느새 드림캐처의 모습이 완성되어 간다. 빈티지한 맛을 느끼려면 그대로 세탁하지 않고 걸어둬도 좋지만, 면사로 만든 거라 손빨래로 조물조물 빨면 좋다는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마지막 작업에 돌입한다. 바로 매듭 밑 부분의 실을 정리하고 잘라내는 마무리 과정이다. 이 때도 V자 대칭으로 잘라내야 깔끔하게 마무리가 가능한 만큼 다른 사람의 도움은 필수다. 한 사람이 실을 잡아주면 다른 사람이 가위로 실을 거침없이 잘라낸다.
자칫하면 매듭을 건드려 이제까지 한 작업을 망칠 수도 있지만, 둘 다 자신이 붙었는지 속도를 내서 마무리를 짓는다. 실을 자르고 벽에 매달 수 있는 고리를 달자
한층 완성도가 높아져 “내가 이걸 만들었다니 신기하다!”라는 반응이 이구동성으로 나왔다.
박유라 주임이 “대리님은 드림캐처 어디에 거실 거예요?”라고 묻자 이효진 대리는 “우선 집에 잘 보이는 곳을 골라서 걸어놓을 건데, 내년 4월에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아기방에 걸어놓으려고~ 아기랑 같이 만든 첫 작품이기도 하니까 그런 의미를 살리고 싶어”라며 기대감에 찬 눈빛으로 조곤조곤 설명한다.
매년 가족들끼리 선물교환을 한다는 박유라 주임은 “제가 만든 마크라메 드림캐처가 다른 가족에게 가서도 좋은 꿈만 가져다주면 좋겠어요.”라며 밝게 웃는다.
오늘의 만들기 체험이 끝나고 나서 쉬웠는지 어려웠는지 묻자 두 명 모두 “생각보다 힘들었고 쉽지 않았는데, 내가 이것을 완성한 게 뿌듯하다”는 대답이 나온다. 특히 김효진 대리는 본인은 절대 이걸 완성할 수 없을 줄 알았다며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지만. 완성에 의미를 둔다며 활짝 웃었다.
2019년은 김효진 대리와 박유라 주임에게 모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 해다. 박유라 주임은 인사이동이 결정되어 있고, 김효진 주임은 4월에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된다. 특히 드림캐쳐라는 물건 특성상 스스로 만들 때는 자연스레 기원을 담아 만들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 이렇게 새롭지만 즐거운 도전으로 12월을 마무리 한 만큼, 2019년도 즐겁고 새로운 일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Mini Interview
  • 김효진 대리
    원래 배우는 걸 좋아해서 이 기회를 놓치기가 싫었어요. 잘 하지는 못해도 즐기면서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는 게 만족스러워요. 이 클래스가 끝나면 남편이랑 데이트를 하기로 했는데, 이왕 이렇게 집을 꾸밀 수 있는 용품을 만들었으니 집 꾸미기 데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랑 같이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더 애착이 가는 건 물론이고요.
  • 박유라 주임
    생각보다 어렵긴 했는데,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셔서 깔끔하게 완성했어요. 이걸 집에 걸어놓을 생각을 하니 한층 뿌듯하고요. 이제 막내 동생을 만나러 가는데 거기서도 자랑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