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람들이 무심코 건네는 말들을 잘 지나치지 못합니다. 작은 지적이나 웃으며 건네는 농담도
돌아서서 몇 번이고 곱씹곤 하죠. 문제는 늘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흐른다는 것입니다.
며칠 동안이나 자책감과 괴로움에 시달리곤 합니다. 번번이 무너지는 멘탈, 어떻게 다잡을까요?
글. 김미화 심리상담가 그림. 최지예
과도한 자기비판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마세요
사람들은 누구나 실패를 맛보거나 스트레스와 마주했을 때 쉽게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곤 합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모두 내 잘못인 것 같아 자책하는 시간을 보내곤 하지요. 여기까지는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꼭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고, 자책의 늪에 빠져버립니
다. 상대가 어떤 지적을 했을 때, 혹은 누군가의 농담이 마음에 남았을 때 그 말에 별 뜻이 없었을 수도 있
고 또는 상대방의 무례를 지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저 말은 나를 무시하는 걸까?
내가 뭘 잘
못해서 날 미워하는 걸까? 등등 자신을 탓하며 비판적 자기반성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생각에 빠져 객
관성을 잃고 자기 생각에 매몰되고 맙니다. 객관적인 상황과는 관계없이 결국 나 자신의 잘못으로 결론
을 내려버리고 말지요. 상대방의 마음을 지레짐작해 일방적으로 인연을 끊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어떤 문제를 발견해 해결법을 찾고자 상황을 곱씹어보는 것은 일종의 자아 성찰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는 상황이나 반드시 내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억측과 자기반성을 계
속한다면 이는 엄청난 악순환을 초래하고 우울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상황을 해결하는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요. 자존감과 자아 정체감이 떨어지고, 주변 사람들과 건강한 상호작용이 어려워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빠르게 벗어나세요
부정적인 생각이 꿈틀댄다면 바로 ‘느낌표’를 떠올려보세요. 아니면 정지를 뜻하는 표지판이나 빨간 신호
등처럼 멈춤을 의미하는 이미지를 떠올려봅니다. 그런 다음 자신에게 힘이 되는 말이나 누군가와의 행복
한 기억을 떠올려 생각을 전환해봅니다. 손목에 고무줄을 차고 다니다 우울한 생각에 빠질 때마다 이를 잠
시 튕겨 생각을 끊어내는 ‘빠른 이탈’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복 연습입니다. 꾸준히
노력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도 좋습니다.
생각을 다르게 해보면 어떨까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봅시다. 상대방이 내게 건
네는 눈빛이나 언어의 의미가 어땠는지 한 가지 생각으로만 해석하지 말고 다양하게 바라보는 것입니다.
다양한 각도로 생각할 때는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숨기거나 피하지 말고 최대한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
이 좋습니다. 생각이 마음대로 잘 안 된다면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한 후 다시 시도해보세요.
중립적인
태도를 기르고, 마음을 가다듬을 여지가 생겨 충동적인 행동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심리적 유연성도 높여
주지요. 물론 나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부정적인 결과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로부터 도피하
거나 왜곡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현실을 마주하려는 노력은 부정적인
생각들에 대한 민감도를 낮춰줍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쉽게 알아채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어쩌면 나만의
문제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마주하세요. 마음도 결국 단단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