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취준생 생활을 끝내고 직장인이 된지 이제 2년 차가 되었습니다. 월급만 믿고 돈을 쓰다 보니 어느새 동기들 사이에서 저만 모아둔 자산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과소비를 하는 것도 아니에요. 명품을 사는 것도 아니고, 주식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전 모아둔 돈이 없는 걸까요?
글. 김주현 금융칼럼니스트 그림. 최지예
당신의 푼돈, 태산이 되어 돌아옵니다
‘과연 이게 다 내가 쓴 돈이 맞을까?’ 매달 카드 명세서를 받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가져본 의문일 것입니다. 믿을 수 없이 큰 금액에 놀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외로 모두 내가 쓴 돈이 맞지요. 많은 직장인이 바로 이 ‘티끌 모아 태산’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커피값이나 택시비처럼 무심코 쓰는 적은 돈들이 모여 큰 지출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많은 돈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적은 돈이라도 유용하고 알뜰하게 사용하는 것이지요. 돈을 모으기로 하셨다면 가장 먼저 나의 씀씀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괴로우시겠지만 매달 날아오는 카드 영수증을 꼼꼼히 들여다보세요. 어느 부분에서 지출을 많이 했는지, 충동구매를 가장 많이 한 소비 품목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많이 쓰는 비용을 기억해두면 나도 모르게 충동구매가 조금씩 줄어들게 됩니다. 한 달 동안 쓴 지출의 성격을 소비, 낭비, 투자 세 가지로 나누어 기록해봅시다. 소비는 식비나 생활용품, 교통비 등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비용을 말합니다. 낭비는 담배나 술, 게임 등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욕구를 위해서 쓰는 돈입니다. 투자는 저축이나 자기계발 등 능력을 키우거나 장래의 수입과 연결되는 비용이지요. 매달 지출을 이 세 가지로 분류해보면서 투자의 비율을 조금씩 늘려보세요. 과도한 다이어트가 요요를 부르는 것처럼,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조절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한 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돈 버는 재미를 만드는 종잣돈 불리기
투자의 비율을 늘려 약간의 여윳돈을 마련했다면 저축을 통해 돈 모으는 기쁨을 알아갈 차례입니다. 최근에는 24주 적금처럼 짧은 기간에 만료되는 단기 상품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단돈 만 원이라도 좋으니 적금을 시작해 만기의 기쁨을 맛보세요. 성취의 기쁨을 느껴야 저축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강제저축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월급날에 맞춰 통장을 여러 개로 쪼개 보세요. 월급 통장 외에 지출, 비상금, 적금 통장을 따로 개설한 후 지출 계획에 맞춰 모두 자동이체가 되도록 설정합니다. 소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어서 관리하기 좋습니다. 지출 통장에서 여유분이 생겼다면 비상금 통장으로 이체하고, 다시 비상금에 여유가 생기면 적금 통장으로 이체합니다. 당장은 이자를 불리는 것보다는 불필요한 비용과 지출을 줄이는 데 집중하세요. 참고로 금융거래를 여러 은행으로 분산하기보다 한 은행으로 집중할 경우 예•적금 가입 시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본인의 주거래 은행 적금에 가입할 때 추가 우대금리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최근 은행에서는 창구에서 가입하는 예•적금보다 온라인 전용상품에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상품을 검색해 비교해보고 선택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만기가 된 예•적금은 그대로 둘 경우 약정된 이자를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금이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일단 찾은 후 다시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