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재노동자 가족에게도
위로가 필요해요 - 서울서부지사 고객 이야기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 속을 걷는 기분. 남편의 산재 이후 저는 마치 갓난아기가 된 것처럼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했지만 제 손을 잡아주는 이를 만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연이란 있는 걸까요. 마치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아주듯, 제 손을 잡고 이끌어준 소중한 인연을 만났습니다.
직장에서 사고를 당해 척추 골절에 척수 손상이라는 중상을 입은 남편.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지만 남편을 도울 수 있는 건 저밖에 없었습니다. 완치될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장애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평생 이보다 힘든 일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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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외출 좀 하고 올게요.
휴업급여랑 간병비 신청해야 해.”
남편의 치료와 재활, 보상을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평소 알고 있던 내용도,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 산재 관련 보상들... 마치 아무것도 모르고 어느 것도 할 수 없는 갓난아이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누군가 제 손을 잡아주기만을, 도움을 주기만을 바래고 또 바랬습니다. 그러다 만나게 된 근로복지공단 재활보상부 주임님은 암흑 속에서 저를 일으켜 세워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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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아서 힘드시죠?
준비해 오신 서류 한 번 볼까요?
와~ 꼼꼼히 잘 챙기셨네요.
간병비는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될 거예요.
절차가 있어서 시간이 조금 걸리거든요.”
주임님은 병원에서 준 복잡한 서류를 꼼꼼히 봐주시고 작성 완료 후에도 접수 상황과 진행 과정을 자세히 알려주셨습니다. 부족한 서류작성도 잘 했다고 칭찬하시며 기운을 북돋아 주셨어요. 마치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주저앉은 아이를 격려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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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어려우신 게 당연해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저는 도움을 드리기 위해 있는 사람이잖아요.”
따뜻한 말투와 미소로 두렵고 막막했던 제 마음을 토닥여주신 주임님. 산재노동자의 아픔에 깊이 공감해주고 헤아려주는 마음이 그 어떠한 금전적인 도움보다 필요하답니다. 산재노동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게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신 덕분에 이렇게 오늘 하루도 힘을 내어 봅니다.
편집자 주. ‘희망 에세이’에 실린 이야기는 공단을 이용한 고객의 사례를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