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지사 재활보상부 임지영·김혜정·김경희 주임
입사 일주년이라는 특별한 날을 어떻게 아로새기는 게 좋을까? 고민하는 세 사람을 위해 직장 선배가 특별한 이벤트를 신청했다. 바로 '나무도마 원데이 클래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세 사람이 충주의 한 목공방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만났다. 소중한 추억도 만들고 이들의 든든한 관계처럼 오래갈 단단한 도마를 만들기 위해서.
김경희 주임 뜻밖의 나무도마 체험 선물을 받고 너무 놀랐어요. 나무도마처럼 단단하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는 거구나, 그런 관계를 쌓으라는 말씀으로 이해했어요. 입사 동기들과 절대 잊지 못할, 그리고 아주 오래도록 간직하게 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돼요.
나무도마 체험은 도마로 쓸 목재를 고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김혜정 주임은 캄포 나무를, 김경희 주임은 독특한 컬러의 퍼플하트를, 임지영 주임은 블랙우드를 선택했다. 각자 고른 목재에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시작된다. 슥슥 일필휘지로 그리는 김혜정 주임과 지우개로 여러 번 지우며 꼼꼼히 도안을 수정하는 김경희 주임의 대비가 재미있다. 김경희 주임과 임지영 주임은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담아 '고래'를, 김혜정 주임은 버리는 면을 최소화하고 사용 면적을 최대화하는 기하학적 도안을 완성했다. 각자 그린 모양에 따라 재단이 시작된다.
강사의 시범에 따라 소잉 머신 위에 도안을 올려놓고 재단하는 세 사람의 모습이 제각각이다. 직선 재단만 하면 되는 김혜정 주임은 움직임에 거침이 없고 김경희 주임은 성격처럼 신중하게 곡면을 조금씩 분할해서 커팅해 나간다. 임지영 주임은 막상 재단을 해보더니 “괜히 곡선을 그렸나 봐요”하고 0.5초쯤 때늦은(?) 후회를 한다. 빠르게 회전하는 톱날이 맹렬하게 ‘윙~’ 소리를 내면서 이들의 도안을 완벽한 도마 형태로 완성해 낸다.
김혜정 주임 회사에서도 부서가 달라 자주 못 보는데 이렇게 셋이 함께 목공 체험을 하니 너무 재미있어요. 다들 처음 해보는 체험이라 긴장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창의적이고 대담하게 그리고 자르는 걸 보면서 '역시 우리 동기!'라고 생각했어요. 카나페를 올리기 좋은 예쁜 도마를 완성하고 싶어요.
임지영 주임 저만 고래를 생각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경희 주임님도 고래를 그릴 줄이야! 텔레파시가 통한 걸까요? 생각보다 재단이 어려웠어요. 움직임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까요? 그래도 완성된 형태를 보니 신기해요. 오늘 체험을 통해 과정도 즐기고 결과에도 만족하는 도마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우정도 나무처럼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나무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본격적인 목공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호주산 캄포 나무를 선택한 김혜정 주임이 샌딩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탄성을 지른다. 순식간에 작업장을 가득 메운 시원한 멘톨향 때문이다. "결만 근사한 줄 알았는데 향도 아로마테라피네요!" 김경희 주임과 임지영 주임은 매끄러워진 도마에 네일로 직접 구멍을 뚫으려고 하다가 웃음보를 터뜨린다. 네일은 구멍의 위치를 잡는 용도였을 뿐, 펀칭을 하는 기계는 따로 있었기 때문. 알고 보면 우정은 불가능을 가능케 만드는 묘한 힘이다. 도마의 형태가 갖춰지자 사포질이 이어진다. 보이지 않는 숨은 2인치까지 정성 들여 갈아내야 한다.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했던가. 20분간의 고된 노동도 함께 하니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 같다. 오늘의 기억을 새기기 위한 레터링 작업과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한 오일 코팅까지 마친 도마가 드디어 그 ‘위용’을 드러낸다. 캄포 도마는 극명한 명암 대비를, 퍼플하트 도마는 선명한 패턴을, 블랙우드는 환상적인 보랏빛을 선사한다. 완성된 도마를 바라보는 세 사람의 얼굴에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시에 미소가 번진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도마는 함께 해서 더욱 좋은 사람들과 같이 완성해서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다.
임지영 주임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요리에 관심이 없었는데 근사한 나무도마가 생긴 김에 요리를 배워볼까 해요. 제가 한 번 몰두하면 끝까지 해내는 집념이 있거든요! '요리 똥손'에서 '요리 달인'으로 실력이 업그레이드되면 혜정 주임님과 경희 주임님을 꼭 초대해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요.
김경희 주임 입사 동기지만 두 사람에게서는 참 배울 점이 많아요. 혜정 주임은 원만한 대인 관계 능력이, 지영 주임은 빈틈없는 업무 처리 역량이 장점이에요. 그런 각자의 장점들이 오늘 도마 체험을 통해서도 빛난 것 같아요. 체험도 재미있었지만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게 된 기회가 된 것 같아 너무 좋았어요.
서로가 만든 도마를 칭찬해주는 세 사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예쁜 도마는 용도까지 완벽하다. 바쁜 일상 중에 찾아온 선물 같은 시간, 정성스레 포장한 도마와 함께 돌아가는 세 사람의 뒷모습에 미소가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