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주치의 그림1

뇌손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치매

노화에 따른 건망증은 기억 능력에만 국한될 뿐 다른 인지 능력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치매는 기억력 장애 외에도 공간지각력, 계산 능력, 판단 능력 등 다른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되는 경과를 보인다. 건망증은 지난 일에 대한 세세한 부분을 기억 못 할 뿐, 힌트를 주면 대부분 잊었던 사실을 기억해내는 반면 치매 환자는 힌트를 주어도 이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노년의 기억력 장애를 초래하는 원인은 크게 단순 노인성 건망증, 가성치매, 치매질환이 있다. 단순 노인성 건망증은 기억력만 떨어져 있을 뿐 다른 지적인 능력은 유지된다. 시간이 흘러도 크게 진행되지 않으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초래하지 않는다. 다만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점차 심해지는 기억력 저하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가의 진료를 받길 권한다. 가성치매는 대개 우울증이 원인이 되어 기억력이 떨어지고 다른 인지 능력도 감퇴되는 것으로 실제 구조적 뇌손상은 없는 경우다. 의욕이 없어지고, 주의집중능력이 저하됨에 따라 기억력이 떨어지므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우울증 증상이 개선되면 기억력도 다시 정상화된다. 치매 질환은 다양한 원인에 의한 뇌가 손상되면서 다양한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치매의 가장 많은 원인은 뇌의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이고, 두 번째가 혈관성 치매다.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 환자의 50~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증상으로는 기억력 저하, 물건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는 명칭 실어증, 길을 잘 찾지 못하고, 집에서도 안방이나 화장실 등을 잘 찾지 못하는 시공간능력 저하, 계산능력 저하, 성격 변화와 감정 변화가 심해 과거에 꼼꼼하던 사람이 대충대충 일을 처리하거나, 매우 의욕적이던 사람이 매사에 무관심하게 보이는 등의 증상을 보이고, 감정 변화가 심해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약물치료로 호전 가능, 적극적 조기검진 필요해

단순 노인성 건망증은 대부분 치매로 발전하지 않으므로 특별히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로 생활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본인이나 가족이 보기에 과거에 비해 확연한 인지기능 저하가 있을 때는 현재 상태를 알기 위해 적극적인 조기 검사도 의미가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가성치매는 적절한 심리치료나 약물을 사용하면 크게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므로 혹시 기억력 장애가 가성 치매에 의한 것이 아니지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판명되면 다양한 약제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기억을 담당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뇌 안에서 오래 작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가 널리 쓰이며, NMDA수용체 길항제도 사용된다.
원인을 치료해 주면 치매가 크게 좋아지거나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비타민B12결핍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뇌매독, 대사성뇌증, 정상압수두증, 경막하출혈등이 그 예에 해당된다.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 심장병 같은 혈관성 위험인자를 잘 조절해주고 항혈전제 등으로 뇌졸중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자세한 문진과 검사로 원인이 되는 질환을 잘 판별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일이 치매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
나타나는 증상들이 건망증이 아닌 일련의 퇴행성 질환에 의한 변화로 생각된다면, 조기에 적극적인 검사를 진행하여 기저 상태를 평가하고 추적 관찰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혈관성 위험인자가 다양한 치매질환 발생에 중요하게 관여한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바,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등을 잘 치료해야 한다. 흡연, 음주를 피하고 비만을 경계하며 적절한 운동과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통해 지적인 활동을 지속하다 보면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