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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원 박창섭 과장, 고수빈 대리, 김혜지 주임, 이혜진 주임, 류예진 주임, 김류성 주임

산재환자의 재활을 책임지는 스페셜리스트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 말. 주말의 이른 아침부터 광주 염주수영장 다이빙풀에 반가운 얼굴들이 찾아왔다. 다이빙풀이 익숙한 듯 개인장비를 멘 박창섭 과장의 뒤를 따르는 초보 다이버 김혜지 주임과 고수빈 대리, 이혜진 주임, 류예진 주임, 김류성 주임까지. 근로복지공단 외래재활센터인 광주의원에서 산재환자의 재활을 돕고 있는 치료사들이다. 평일을 분주하게 보내느라 주말엔 늦잠을 자고 싶을 법도 한데 이른 아침부터 수영장, 그것도 수심 5m의 깊은 다이빙풀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박창섭 평소 우리 공단의 조직문화 활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희 치료실에서도 우리만의 조직문화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마침 고수빈 대리님이 ‘따로 또 같이’에 신청했다고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서핑을 하려고 했는데요, 마침 제가 프리다이빙을 취미로 하고 있어 동료들에게 도움도 줄 겸 추천을 했고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프리다이빙은 숨을 참고 잠수해 무호흡으로 하는 운동이다. 공기통과 호흡기를 착용하고 수중에서 숨을 쉬는 스쿠버다이빙과 달리, 프리다이빙은 호흡 장치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 마치 푸른 제주 바다를 헤엄치는 해녀들처럼 무호흡으로 물속을 유영하고 물의 흐름을 느끼는 운동. 오직 한 번의 호흡으로 물속에서 최대한 머무는 것이 중요하기에 숨을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는지에 따라 물속에 머무는 시간도 달라지게 마련. 욕심을 부리다가는 자칫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에 긴 훈련이 필요하지만 강사와 베테랑 선배 박창섭 과장님이 있어 나머지 직원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김혜지 평소 물 공포증이 있기도 하고 수영을 하지 못해서 프리다이빙 자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요. 하지만 제가 언제 또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들과 이런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프리다이빙 자격증까지 가지고 계시는 과장님께서 옆에서 많이 도와주시고 이끌어 주신 덕분에 망설임 없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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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느끼는 특별한 자유

올해 1월 광주의원에 온 후 늘 선배들에게 의지해왔다는 김혜지 주임. 오늘도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용기를 냈다. 초보가 많은 만큼 준비 운동과 호흡에 대한 교육은 필수. 다이빙복으로 갈아입은 직원들이 강사 앞에 동그랗게 모여 사전 교육에 집중한다. 프리다이빙은 수영을 못해도 즐길 수 있다. 물을 무서워한다면 물과 친해지는 일부터 시작한다. 이후에는 준비 호흡과 이완 호흡, 최종 호흡, 회복 호흡까지 네 단계의 호흡 방법을 배운다. 무호흡 상태에서 산소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수면 위로 올라가면 회복 호흡을 한다고. 바닥에 누워 호흡 방법을 열심히 익힌 직원들이 이윽고 마스크와 스노클, 핀을 착용하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마스크는 수영의 물안경처럼 눈과 콧속으로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주고, 스노클은 수면에서 호흡을 하도록 돕는다. 일명 오리발이라고 불리는 핀은 한 번의 호흡으로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약 90cm 길이의 롱핀을 사용한다.

고수빈 산재환자를 치료할 때 가끔 망망대해에서 육지를 찾는 듯한 막연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물론 환자와 함께 꾸준히 노력하면 해답을 찾게 마련이지요. 프리다이빙 체험으로 늘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받고 싶었습니다. 여름을 맞아 시원한 물속에서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싶은 마음도 컸고요.

망망대해를 유영하듯 깊은 물속에서 자유롭게 발을 움직이는 여섯 사람. 아직은 서투르지만 튜브에 의지해 점차 물속으로 빠져들면서 프리다이빙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다. 호흡도 어렵고 튜브를 잡은 팔이 무거워오지만, 수업이 시작된 지 2시간이 지나도록 누구 하나 잠시 쉬어 가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덕분일까? 튜브를 함께 쥔 손이 서로를 응원하기도 하고 힘든 순간 지탱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이혜진 광주의원에서 1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지내다가 이렇게 특별한 활동을 함께하게 된 건 처음인데요. 박창섭 과장님을 필두로 의미 있는 경험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여름날을 반짝이는 동료와의 추억으로

추진력과 열정을 가진 고수빈 대리는 이혜진 주임과는 인천병원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늘 주변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김류성 주임과 부서가 달라도 늘 서로를 응원하며 지낸 김혜지, 류예진 주임까지. 이혜진 주임에게는 오늘이 여느 날보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이혜진 주임은 프리다이빙을 계기로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후기를 남겼다.

류예진 저는 원래 수영을 취미로 하고 있는데요. 대회에서 메달을 딸 정도로 좋아했지만 최근에는 육아로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전부터 프리다이빙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에 참여하게 되어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자기 파트가 아닌 데도 서로 이끌어주고 도와주면서 늘 함께해주는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 뜻깊고요. 오늘 체험을 계기로 기회가 된다면 더 전문적으로 프리다이빙을 배워보고 싶습니다.

김류성 평소 접하기 힘든 스포츠인데 이렇게 우연히 도전해볼 수 있어 무척 뜻깊었습니다. 제가 잘할 수 있을지 처음에는 걱정도 했는데요. 막상 동료들과 함께하니 두려움보다는 즐거움이 큰 체험이었습니다. 주말 아침을 이렇게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어 뜻깊네요. 남은 올여름도 다양한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보고 싶습니다.

호흡법과 이퀄라이징(압력 평형 기술), 안전수칙까지 모두 숙지한 직원들이 보다 깊숙이 잠수를 시작한다. 복잡했던 머릿속이 말끔히 정리되고 깊은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기분. 약간의 두려움이 가져다주는 긴장과 압력을 자신의 힘으로 밀고 나가며 느끼는 성취감까지. 마음이 답답한 여름날엔 수영장의 푸른 물속에 몸을 맡겨보면 어떨까? 뜨거운 더위는 물러가고 물이 주는 서늘한 에너지가 활력을 불어넣어 줄 테니까. 오늘의 체험이 광주의원 임직원들의 마음속에 푸르른 자유의 순간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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