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희망드림스쿨 백예진 강사·최예은 강사와 송산고등학교 박민혁 학생
올바른 직업관 형성을 돕기 위한 '아주 특별한 수업'
"취업을 할 때는 반드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해요. 여러분들의 고용을 문서로 보장하는 게 근로계약서거든요. 4대보험은 의무 가입이에요. 본인들도 모르게 가입이 되어 있는데 그걸 몰라 혜택을 못 받는 경우도 많아요. 실업급여라든지 산재라든지."
단상 위의 프로젝터 스크린과 강사를 주시하는 스무 명 아이들의 표정이 더 없이 진지하다. 무대를 경기도 안산 송산고등학교로 옮긴 '희망드림스쿨'의 강의 풍경이다. 희망을 '색'으로 옮긴다면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날의 하늘색이 아닐까. 희망드림스쿨은 홍보단 활동의 일환으로 중·고등학생들의 진로탐색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단 직원으로 구성된 꿈드림홍보단이 중학생 눈높이에 맞춰 공단 사업 및 채용 설명, 산재보험 및 아르바이트 때 유의할 점 등을 강의하고 업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직업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진로탐색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올바른 직업관 형성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인 것이다.
"입사 초기 안산지사에 근무했는데 거기에 경인지역본부 홍보단장이셨던 과장님이 계셨어요. 과장님의 권유를 통해 홍보단에 가입하게 됐고 강의도 하게 되었어요. 처음엔 경험이 전무한 제가 강의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어요. 막상 강의를 하며 아이들을 만나다 보니 아이들의 직업 진로를 돕는 게 너무 뜻깊은 거예요. 민혁이처럼 한 자라도 놓칠 세라 몸을 앞으로 기울여 진지하게 강의를 듣는 아이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요."
- 최예은 대리
어렵고 복잡한 내용, 몰입도 높이려 쉽고 재미있게 구성해
이들은 오늘 강의를 위해 열심히 수업 준비를 했다. 전문강사가 아니다 보니 수업의 난이도나 학생들의 호응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내용이 어려우면 아이들의 집중력은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어떻게 하면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만일 내가 이 강의를 듣는 학생이라면'하고 역지사지로 생각해보기도 한다. 오늘 송산고 강의가 서른 번째쯤 되지만 강의 준비를 할 때만큼은 언제나 처음, 늘 초심이다.
"강사님들께서 보여주신 영상이 무척 재미있었어요. 법률구조 소액체당금 이런 건 용어도 너무 어렵고 사실 혼자 책이나 자료를 보고 공부할 때는 무슨 말인지 와닿지 않던 것들이거든요. 상황을 구체적으로 풀어서 설명해주니 이해하기에 훨씬 쉬웠어요. 사업주가 사장님이랑 동일 인물이라는 것도 오늘 처음 알게 되었고요. 앞으로 직업을 구할 때 오늘 강의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박민혁 학생
셋은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교정을 걷는다. 민혁이가 궁금한 걸 물으면 백예진 대리와 최예은 대리가 번갈아 답변을 해주는 식이다. 민혁이에겐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좋은 회사의 조건도 묻고 최저시급에 포함되는 내용도 묻는다. 백예진 대리는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딛는 학생들이 쓴맛보다 사회의 단맛을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한다.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어른도 많지만 사회에는 아직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 좋은 어른이 더 많다는 걸 민혁이 같은 아이들이 느꼈으면 해서다.
이름처럼 꿈·희망 전달하는 드림희망스쿨이 되기를
"아이들이 제대로 된 취업 지식 없이 취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르바이트 형태로 처음 일을 접하는 경우도 많고요. 일전에 강의를 한 학생으로부터 모르는 것을 많이 알게 되었고 취업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감사를 표하는 메일을 받은 적이 있어요. 좋은 직장을 찾는데 강의가 도움이 되었다는 말에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유튜버에게 고용되어 편집자로 일을 하다 다쳤는데 산재 처리를 해주지 않는다며 문의를 해온 경우도 있었고요. 유튜브 편집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이 기회에 더 많은 직업환경에 대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백예진 대리
"요즘은 인터넷에도 취업과 고용 관련해 다양한 정보가 나와 있어요. 하지만 사이트마다 내용이 조금씩 달라 뭐가 맞고 틀린 지 구분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런데 오늘 강의를 듣고 제대로 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어요. 직업을 구하는 사람이 법의 보호를 받는 차원에서 약자가 아니라는 것도 배웠고요. 저도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 전선에 뛰어들게 될 텐데, 두렵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취업이 조금은 친근하게 와 닿았어요."
- 박민혁 학생
이야기를 마친 둘은 민혁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앞으로 잘할 수 있지? 파이팅!"하고 희망을 실어준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민혁이도 환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한편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고 헬렌 켈러는 말했다. 희망은 가냘픈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이거나, 좁디좁은 위태로운 길목에서 빛나는 거미줄 같은 것일 것이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일이 좋아 기꺼이 드림희망스쿨의 강사가 된 두 사람. 또 다른 아이들에게 드림희망스쿨을 통해 꿈과 희망을 전달할 생각에 가슴이 부푼다.
Mini interview
"진로 탐색에 많은 도움을 준 희망드림스쿨!"
박민혁 _ 송산고등학교 3학년
올들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과 고용에 대해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강의가 많은도움이 되었어요. 대강 알고 있던 것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모르는건 제대로 알게 된 계기였어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추어 쉽게 강의해주신 강사님들께 감사드려요. 덕분에 어려운 내용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취업 문턱 앞에 좌절하는 학생들에게 희망 전하고 싶어요"
백예진·서한비·최예은 강사
가뜩이나 높은 취업 문턱에 힘들어 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취업 문턱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취업 전 알아야 할 필수 지식과 취업 후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고용관련 법률들로 강의를 구성했어요. 학생들 취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이름처럼 꿈과 희망을 전하는 강의를 계속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