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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도시, 마산의 추억

마산이 창원에 통합되고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마산 사람들은 ‘마산’이란 이름에 향수가 짙다. 마산이 역사와 의미가 남달리 깊은 곳이라는 증거다. 마산은 오랫동안 근현대사의 거대한 물결을 타고 요동쳤다. 19세기 말에 개항장이었으며, 1960~70년대에는 3·15의거와 부마 민주항쟁이 일어난 민주화 운동의 발상지였다. 1970~80년대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마산수출자유지역이 조성돼 산업화를 견인하는 공업도시였다.
이처럼 오랜 세월 동안 애증이 교차하다 보니 쉽게 그 이름을 놓지 못했으리라. 이런 마산의 흥망성쇠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거리가 있다. 바로 구마산이라 불리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조계지가 있던 신마산 지역(지금의 반월, 월영, 중앙동 일대)과 반대되는 곳으로 지금의 오동동, 창동, 노산동 지역이다. 창동은 조선시대 조창이 있던 곳이다. 관원과 상인이 오가는 상권의 노른자위였다. 그 이름이 오늘날 창동이 됐다. 골목마다 풍성한 이야기를 꽃피우며 거리는 점점 성장해갔다. 하지만 시간의 수레바퀴 속에서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지 않은가. 특히나 도시는 생성, 성장, 팽창, 쇠락의 사이클을 따라 돌아간다. 또 쇠락기를 맞은 도시는 다른 곳으로 확장해가는 속성이 있다. 그런 탓에 원도심은 옛 영화를 간직한 채 잊히기 마련이다. 구마산의 중심이었던 창동도 예외는 아니었다. 결국 신도시에 유입인구를 빼앗기고 옛 명성은 빛이 바랬다.
절정을 지나 쇠락의 기운이 한창일 때 창동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기분 좋은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11년 3월. 창원시가 창동의 빈 점포 50곳을 임차해 문화예술인에게 무상으로 임대하고 창동예술촌을 형성해 예술의 거리로 탈바꿈했다. ‘쨍하고 해 뜰 날’이 창동에 돌아온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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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기로 장식된 창동예술촌 뒷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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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신예술골목에 그려진 문신의 초상화

창동예술촌 백배 즐기기

창동예술촌 여행은 상상길에서 시작한다. 거리는 옛 마산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듯 친근하다. 불종거리에서 부림시장까지 155m 거리에는 외국인 2만 3,000여 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보도블록이 있다. 그 길을 따라 왼쪽 골목길 입구에 ‘250년 길’이라 적힌 이정표가 눈에 띈다. 창동에 조창이 들어선 것을 기념한 것이다.
반대편에는 조각가 문신의 작품에서 모티브 한 붉은색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길 가운데 아고라 광장과 창동예술아트센터가 보인다.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지역 작가들의 전시회가 기획된다. 창동예술골목은 1950~80년대를 추억하는 마산예술흔적골목, 작은 공방들과 옷가게 등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에꼴드창동골목, 공예 거리로 꾸며진 문신예술골목으로 나뉜다. 네댓 사람이 함께 걸으면 비좁을 것 같은 골목이지만 아기자기한 공방과 갤러리,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창동을 지켜온 저력 있는 가게들이 손님을 반긴다. 게다가 골목마다 개성 넘치는 미술 작품들이 설치돼 있어 갤러리를 걷는 듯하다. 특히 문신예술골목을 지나 3·15 가족나무 골목으로 들어서면 형형색색 화사한 화분들이 발걸음을 더욱더 가볍게 한다.
창동에 왔다면 들러볼 맛집이 있다. 부림시장의 떡볶이, 진한 멸칫국물 맛이 일품인 버들국수, 겨자에 김밥을 찍어 먹는 창동분식, 옥수수식빵이 맛있는 코아양과 빠다빵이 유명한 고려당이 그곳이다. 마산의 역사와 지역민들의 삶이 서린 음식 골목도 있다. 지친 서민들이 하루를 마감하며 술잔을 주고받았던 통술 골목과 족발 골목, 마산의 대표 음식인 아구찜 골목이다. 옛 맛을 고수하는 노포(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덕에 오랜 단골이 많이 찾는다. 물론 노포의 명성을 듣고 멀리서 오는 여행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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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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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동에는 오래된 맛집들이 많다.

저도로 가는 특별한 명물, 콰이강의 다리

창동예술촌이 옛 마산의 역사와 예술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라면, 그림 같은 자연풍광을 만날 수 있는 곳도 있다.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있는 ‘저도(猪島)’라 불리는 섬이다. ‘돼지가 누워있는 형상’을 닮아 그리 부른다.
저도가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은 저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2개의 다리 때문이다. 아래에 붉은색 다리는 1987년 완공된 것으로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나온 다리를 닮았다 하여 ‘콰이강의 다리’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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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이 인상적인 콰이강의 다리

사랑하는 사람끼리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런 연유로 다리 초입에 하트모양의 조형물과 포토존이 있다. 두 번째 다리는 콰이강의 다리가 보행 전용으로 사용되자, 2004년에 완공한 것이다. 괭이갈매기를 형상화한 아치 곡선이 특징이다. 저도 주민들과 창원시는 콰이강의 다리 상판의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고 특수 제작된 강화유리를 설치한 뒤 ‘저도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야간에는 LED 조명을 밝혀 은하수를 걷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 그 결과 재개장 후 약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창원 제일의 명소가 됐다.
유리보호용 덧신을 신고 다리를 건너본다. 13.5m 아래에 바닷물이 일렁인다. 때마침 어선이 바닷물을 가르며 다리 밑을 지난다. 우연한 볼거리에 사람들이 탄성을 터트린다. 다리를 건너 섬에 발을 디디자 어촌마을 특유의 고요함이 느껴진다. 비치로드는 저도 해안선과 등산로를 잇는 6.5km 둘레길이다. 코스는 가장 짧은 1코스(3.7km, 1시간 30분), 해안데크로드 전 구간을 걷는 2코스(4.7km, 2시간), 바다와 산길을 잇는 3코스(6.5km, 3시간)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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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의 다리 아래로 양식작업선이 지나고 있다.

바닷길과 숲길의 하모니, 저도 비치로드

저도에 발을 들이자 구산반도와 저도를 포근하게 감싼 바다에 시선이 꽂힌다. 바다는 잔물결도 없이 고요하고 잔잔하다. 아스라한 수평선에 거제도의 산봉우리들이 빨랫줄에 매달린 빨래처럼 걸려있다. 고요하고 여유로운 풍경에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길에서 만난 작은 포구에는 어선들이 정박해 나른한 한때를 보낸다. 한없는 여유가 적요하게 느껴진다. 하포마을은 저도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하지만 한적하기는 매한가지다. 하포마을을 지나면 해변과 맞닿은 곳에 산으로 드는 길이 이어진다. 길은 숲길과 해안길이 있다. 썰물 때라면 해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뜨거운 태양이 부담스러워 숲길로 향한다.
제1 전망대에 도착하니 거제도가 지척이다. 탁 트인 시야에 가슴까지 상쾌하다. 바다에 부유하듯 떠 있는 섬들이 가슴까지 밀려왔다 밀려간다. 소박한 풍경을 바라보는 맛이 즐겁다. 제2 전망대를 지나면 해변으로 길게 데크가 놓였다. 이 길을 ‘바다 구경길’이라 부른다. 길은 이름값을 한다.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섬들을 구경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제2 전망대를 지나면 한동안 바다와 떨어진 숲길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제3바다 구경길’이정표가 서 있는 길과 연결된다. 해변에는 다소 거친 자갈이 나뒹군다. 그 모습이 관광지와는 거리가 먼, 섬에서 만나는 일상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꾸미지 않은 모습 아니, 꾸밀 것도 없는 소박한 그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아름다움도 지나치면 피곤하기 마련이니까. 남은 구간은 저도 최고봉인 용두산(169.9m)에 오르는 일이다.
길지 않은 여정이지만 능선을 타기도 하고, 비탈진 길도 걷는다. 바다를 벗 삼아 걸을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숨이 차오른다. 드디어 정상에 올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는다. 오늘 다녔던 곳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옛 마산 거리와 콰이강의 다리, 저도 비치로드까지. 창원에서의 하루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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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하게 걷기 좋은 저도 비치로드 숲길

!Tip

마산의 새벽을 여는 마산어시장은 250년 넘게 이어온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마산 앞바다와 통영과 거제, 부산 등지에서 막 잡은 펄펄 뛰는 활어공판장은 아침 일찍부터 활력이 넘친다.
선어류와 냉동 어류, 패류가 즐비한 생선 골목과 젓갈 골목, 건어물 골목으로 나뉘어 편리하게 수산물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창동예술촌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서6길 24
저도 비치로드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산157-1

사랑과 봉사를 다하는 창원 지역 최대 의료기관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창원병원은 1979년 창원주민 및 공단근로자의 의료서비스 증대를 위하여 창원시 최초로 종합병원을 건립 운영하고 있으며, 최고의 의료진과 최첨단 의료장비를 보유하고 환자중심병원으로서 지역주민의 건강보호와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 근로자의 건강진단, 보건관리대행, 작업환경측정 등 산업보건사업 기능을 갖추고 근로자의 직업병 예방 및 치료에 역점을 두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경남권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재활전문센터를 갖추고 있으며 창원시내 교통 중심가에 위치하여 산재환자와 지역주민께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드리겠습니다.